테슬라가 위기라고? 경쟁자들은 더 죽을맛 [★★글로벌]
업계선 “스타트업들의 처지 더욱 딱해”
규모의 경제 달성하기 어려워
고수익 틈새시장한노리는 한계 뚜렷
기술혁신· 국가 보조금이 변수될 전망
최근 몇 달 동안 글로벌 전기차 선두 주자 테슬라는 험난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지난 1월 홍해 사태로 인한 공급 차질로 베를린 인근의 대규모 공장에서 대부분의 생산을 중단했죠.
중국 내 점유율도 하락했습니다.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로 등극한 중국의 BYD는 저가 공세를 통해 작년 말 테슬라를 제치고 중국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습니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에 39만 대 미만의 자동차를 인도했다고 지난 2일 발표하면서 또 한 번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는 전년대비 8.5% 감소한 수치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나빴죠.
CEO인 일론 머스크 역시 세계 최대 부자 타이틀을 내려놓고, 세계 부자 3위로 만족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다만 테슬라만 이 같은 위기에 봉착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영국 유력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지는 테슬라가 겪는 위기를 언급하면서도 “테슬라가 되고자 하는 경쟁 전기차 스타트업 업체들의 처지는 더욱 딱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때 테슬라의 후계자로 주목받던 5개 업체를 꼽았습니다. 이 중 2007년에 설립된 루시드 모터스와 2년 후 탄생한 리비안의 시가총액은 한때 각각 900억 달러, 1500억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리오토, 니오, 엑스펑 등 스타트업들도 성장세가 매서웠죠. 이들 ‘빅5’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시가총액 총합은 2021년 말 기준 약 4000억 달러에 육박했습니다.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현재 이 5개 기업의 가치는 690억 달러에 달하며 하락했죠. 기타 군소 스타트업들의 상황도 녹록치 않습니다. 8년 된 미국 회사인 피스커(Fisker)와 5년 된 중국 회사인 하이파이(HiPhi)는 생산을 중단할 정도입니다.
작년에 고급 전기차 11대를 겨우 판매한 패러데이 퓨처는 파산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전기 픽업트럭과 SUV를 만들기 위해 2018년에 설립된 미국 스타트업인 로드스타운은 2023년에 파산했습니다.
규모의 경제 달성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들 업체들이 고수익·고가격의 틈새시장은 공략하는 전략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컨설팅 회사인 시노 오토 인사이트의 투 레 연구원은 “규모의 경제는 중요하며, 제조는 어렵다”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생존하기 위해선 독보적인 기능을 갖춘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일례로 리비안과 루시드가 만든 자동차는 기술적으로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반면 가격은 기술적인 레벨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럭셔리 세단인 루시드 에어가 동급 전기차 BMW나 메르세데스보다 약간 더 비쌉니다.
이외에 정부 보조금 정책도 큰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리 오토뿐만 아니라 니오와 엑스펑 모두 CATL과 같은 중국 기업이 주도하는 인상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활용할 뿐더러, 중앙 및 지방 정부의 확고한 지원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 결과 중국 기업들은 비용과 가격을 모두 낮출 수 있었습니다.
탈탄소와 친환경 시대의 총아로 떠오르던 전기차 업계는 어느새 레드오션이 됐습니다. 기술력과 저가 공세를 기반으로 업계 선두 테슬라마저 흔들리는 이 시기. 제2의 테슬라를 꿈꾸는 전기차 유망주들이 주저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선 새로운 혁신과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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