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한데 멋있는 라이언 고슬링의 마력…영화 '스턴트맨'

오보람 2024. 4. 2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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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할리우드 메가 히트작 '바비'에서 아름다운 바비(마고 로비 분)만큼 관객의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는 바비의 평범한 남자친구 켄(라이언 고슬링)이다.

여자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느라 자기를 바라봐주지 않는 바비 때문에 애태우다가, 인간세계의 가부장제를 배운 뒤 바비랜드를 켄들을 위한 세계로 바꾸려는 그의 모습은 큰 웃음을 안겼다.

촬영 중 사고를 당해 일을 그만뒀던 콜트가 영화 촬영 현장에서 전 여자친구이자 감독 조디(에밀리 블런트 분)를 마주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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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로맨틱코미디 조합…스토리 뻔하지만 유머·스케일 돋보여
영화 '스턴트맨' 속 한 장면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지난해 할리우드 메가 히트작 '바비'에서 아름다운 바비(마고 로비 분)만큼 관객의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는 바비의 평범한 남자친구 켄(라이언 고슬링)이다.

여자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느라 자기를 바라봐주지 않는 바비 때문에 애태우다가, 인간세계의 가부장제를 배운 뒤 바비랜드를 켄들을 위한 세계로 바꾸려는 그의 모습은 큰 웃음을 안겼다.

라이언 고슬링은 켄 역할에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개봉 전 우려를 보란 듯이 깨트리고 찌질함의 극치를 달리는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개봉을 앞둔 데이비드 레이치 감독의 액션·로맨틱코미디 영화 '스턴트맨'에서도 고슬링의 찌질한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이번엔 액션 연기까지 장착했다.

그가 맡은 역할은 할리우드 최고의 스턴트맨 콜트다. 촬영 중 사고를 당해 일을 그만뒀던 콜트가 영화 촬영 현장에서 전 여자친구이자 감독 조디(에밀리 블런트 분)를 마주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헤어진 연인 대부분이 그렇겠으나 두 사람의 사이는 특히나 껄끄럽다. 콜트가 부상 후 일방적으로 조디의 연락을 차단한 이른바 '잠수 이별'을 했기 때문이다.

영화 '스턴트맨' 속 한 장면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콜트는 사막 한복판에서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조디를 아련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그에게 다가간다. 설레는 분위기의 음악이 깔리고 슬로모션까지 걸리면서 로맨틱한 장면이 펼쳐지는가 싶지만, 여기에 왜 있냐는 조디의 말에 콜트는 무안함으로 얼어붙는다.

연인을 차버린 남자는 미련이 남아 매달리고, 차인 여자는 쿨하게 반응하는 독특한 관계는 극 초반부의 웃음 포인트다. 겉모습은 터프가이의 표본인 콜트가 차 안에서 테일러 스위프트의 이별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영화는 둘의 사랑 이야기에만 치우치지 않는다. 콜트가 갑작스레 사라진 배우 톰(애런 존슨)을 찾는 과정을 주요 스토리로 삼아 통쾌함과 긴장감도 안긴다.

콜트와 조디의 로맨스가 웃음을 담당한다면, 콜트의 추적극은 액션에 중점을 뒀다.

맨몸 액션뿐만 아니라 자동차 추격이나 폭발 장면 등 거대한 스케일이 느껴지는 시퀀스가 이어진다. 콜트가 트럭에 매달린 채 스케이트보드를 타듯 도로를 질주하고 요트로 허공을 가르는 장면에선 절로 입이 벌어진다.

스토리가 다소 뻔하고 클리셰도 많지만, 액션과 로맨스, 코미디를 잘 버무려 이야기의 평면성을 극복했다. 두 시간 동안 큰 고민 없이 즐길 '팝콘 무비'가 고픈 관객에겐 제격인 영화일 듯하다.

영화 '스턴트맨' 속 한 장면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극중극 형태로 나오는 조디의 영화 '메탈 스톰'은 또 다른 볼거리다.

외계인과 인간의 사랑을 그린 얼토당토않은 스토리와 허접한 분장 때문에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유명 SF 시리즈 '듄'을 패러디한 장면과 예상치 못한 배우의 등장에서는 기어코 웃음이 터진다.

스타들에 가려져 있던 스턴트맨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도 주목된다. 영화가 끝난 뒤 실제 스턴트맨이 활약하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언성 히어로'(unsung hero·보이지 않는 영웅)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고슬링도 위험한 장면을 소화하기 위해 여러 명의 스턴트맨을 썼다. 그 중 한 명인 로건 홀라데이는 자동차를 공중에서 뱅뱅 돌게 하는 고난도 기술 '캐논 롤'을 선보였는데, 무려 8바퀴 반을 돌았다. 7바퀴를 돌아 기네스북에도 오른 '007 카지노 로얄'(2006) 기록을 18년 만에 깼다.

이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레이치 감독 역시 스턴트맨 출신이다. 그는 "스턴트 연기자들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고 싶었기에 단순히 캐논 롤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록을 깨고 싶었다"고 전했다.

5월 1일 개봉. 126분.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 '스턴트맨' 속 한 장면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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