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봉·콩고·탄자니아·브라질 '철도차량' 주름 잡은 '함안 기업'
박계출 회장 "손끝 하나하나 장인정신 깃든 제품으로 승부"
(부산ㆍ경남=뉴스1) 허충호 기자 = 경상남도 함안군 칠원읍에 소재한 중견 철도차량 제작 업체인 (주)성신RST(대표이사 회장 박계출)가 20일로 창립 34주년을 맞았다. 지난 수십 년간 오롯이 철도차량에만 매달려 국내는 물론 해외로 수출해 국내 중견기업의 위상을 대외에 드높이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2005년 타이완으로 '선팅 로코모티브'(Shunting Locomotive) 9량을 수출한 이래 아프리카 가봉, 콩고, 탄자니아,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등에 잇따라 인도했다. 올해 2월에는 방글라데시에 신규 개통한 차토그램(Chattogram)-콕스 바자르(Cox's Bazar) 철로를 운행하는 '철마'를 납품해 한국 철도차량의 높은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2018년부터 지난 3월까지 지역상공계를 대표하는 함안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박계출 회장이 성신RST를 설립한 것은 지난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4억원의 창업자금으로 소규모 철도차량 부품 공장을 설립한 박 회장은 특유의 추진력과 남다른 기술력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하며 회사를 키워 나갔다.
그러나 1997년 말 IMF외환위기 사태가 전 산업계를 강타할 당시, 거래처였던 현대 대우 한진 등 철도 차량 부문 대기업 3사가 빅딜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동반 타격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대기업 납품 의존도를 줄이고,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사세를 확장해 3만3천㎡ 규모의 함안 본사에 이어 2008년 경북 문경에 4만6천㎡규모의 공장을 설립하면서 제2의 도약을 모색했다. 대내외 경제위기 속에서도 수 백억 원을 들여 공장을 확장하고 연구개발에도 더 많은 투자를 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 독자 브랜드로 철도차량산업에 제 이름을 올렸다.
현재 회사의 주력제품은 시속 160km의 중고속용 여객 열차를 비롯, 친환경 리튬배터리 구동 열차, 검측차, 모터카, 기관차, 화차, 특수차량, 대차 조립체 등이다.
창업 당시 15억 원에 그쳤던 연매출액은 지난 연말 현재 1032억 원에 이를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종업원 수도 15명에서 250여 명으로 늘었다.
"철도차량제작에는 시간과 자본이라는 투자가 필요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결국 가치 있는 제품이 탄생합니다." 박 회장은 "철도차량의 제품 주기가 통상 20~30년인 것을 감안하면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 같은 투자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신념을 바탕으로 지난 2007년 부설연구소를 설립해 관련 분야 최고 전문 연구원 25명을 영입하고 차량설계팀과 연구개발팀으로 나눠 세계 최고 수준의 완성차 생산기술 확보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으로부터 인정을 받기까지 한 연구소를 통해 7개의 특허 기술을 개발하고 정부 R&D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최근 에너지 효율증대와 이산화탄소 배출규제 강화가 세계적 트렌드인 점을 고려한 친환경 차량 개발 사업에 뛰어들어 배터리 구동 방식 차량과 하이브리드 차량, 수소연료전지 차량을 개발하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성신RST는 대기업 협력사라는 이미지를 탈피한 지 오래다. 지난 2000년부터 자체 브랜드 제품을 개발해 틈새시장에 공급함으로써 특정 분야의 경우 대기업과도 어깨를 견주기도 한다.
지난 2월 방글라데시 차토그램과 세계에서 가장 긴 모래사장이 있는 관광도시 콕스바자르를 잇는 102km의 신규 철도노선에 열차를 인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아시아개발은행(ADB)과 방글라데시 정부가 16억30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해 시행한 대규모 철도 개설 프로젝트다. 개통식에 총리가 직접 참석하고 성신RST의 열차에 시승해 콕스바자르역에서 라무역까지 이동한 것은 회사의 자긍심을 드높이는 계기도 됐다.
지난 2020년 7월 방글라데시 철도청과 1000억 원 규모의 '방글라데시 수상 전용객차를 포함한 150량 객차공급사업' 계약을 체결한 이후 3년 7개월 만에 한국철도차량이 방글라데시의 주요 노선을 달리는 성과로 결실한 것이다.
박계출 회장은 "34년 축적한 철도차량 제작 기술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전 세계 여러 나라에 우수한 품질의 객차를 인도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아프리카, 중동, 서남아시아 등 철도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최고의 품질은 전 임직원이 품질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케이 브랜드(K-Brand)에 대한 자긍심을 갖는 데서 나온다"며 "손끝 하나하나에서 묻어나는 장인정신이 깃든 제품이 세계 시장서 성신RST의 이름을 알리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victiger3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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