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년3개월' 마침표… 5월부터 위기 단계 하향

5월부터 코로나19 위기 단계 하향… '경계'→ '관심'
질병청, 중앙사고수습본부·중앙방역대책본부 종료
확진자 감소·변이 미확인·치명률 감소 등 요인 고려

질병관리청이 코로나19 위기단계를 하향 조정했다. 지영미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지난해 12월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다. 질병관리청은 다음 달부터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경계(3단계)'에서 '관심(1단계)'으로 하향한다.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와 중앙방역대책본부도 종료된다. 4년 3개월 동안 치열했던 코로나19 대응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모습이다.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중수본은 이날 지영미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청장) 주재로 코로나19 위기 단계 하향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중수본은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이번 달 둘째 주 기준 2283명으로 크게 줄어들었고 단기간 유행 급증의 원인인 변이 바이러스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치명률과 중증화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점도 고려했다. 현재 미국과 일본 등 대다수 국가가 비상대응체계를 해제한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이 다음 달부터 코로나19 위기단계를 '경계'에서 '관심'으로 하향한다. 표는 하향에 따른 방역조치 변동사항이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이에 따라 방역 조치, 의료지원, 감시·대응체계도 바뀐다.

먼저 방역 조치는 '일부 의무'에서 '모두 권고'로 바뀐다. 마스크 착용과 선제 검사는 병원 등 감염취약시설에서 '일부 유지'였지만 앞으로는 '권고'로 바뀐다. 기존에는 확진자 격리가 5일이었지만 앞으로는 주요 증상이 호전된 후 24시간 경과 시까지 권고로 완화된다.

의료 지원체계는 계절독감과 동일한 수준의 일반 의료체계 편입을 목표로 한다. 다만 고위험군 중 유증상자에 한해 검사비를 지원하는 것은 유지한다. 입원 치료비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은 유지하되 국비 지원은 종료된다. 무상 공급해오던 치료제는 의료급여 수습권자 등으로 대상을 좁힌다. 백신접종 무료 접종 대상은 전 국민에서 고위험군으로 순차적으로 좁혀 나갈 예정이다.

또 한시적으로 운영하던 코로나19 양성자 감시체계가 종료된다. 그동안 코로나19 표본감시 현황은 매주 목요일 감염병 포털 감염병 소식란에 올라오는 주간 소식지를 통해 알려졌다.

위기 단계 하향에 따라 2020년 1월부터 구성됐던 중수본과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운영도 종료된다. 4년3개월 동안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검토하고 방역 정책·지원책을 강구해왔던 다수 공무원은 일반 업무로 복귀한다. 대신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대책반을 운영한다.

코로나19 위기단계 하향에 따른 의료지원 변동사항. /그래픽=강지호 기자

그동안 방역 당국은 900여건의 회의를 통해 592건의 브리핑, 2287건의 언론보도를 진행했다. 2020년 10월부터 감염취약시설 대상 선제 검사를 4172만건 진행해 양성자 18만2620명을 조기 발견했다.

방역 당국은 4년 동안 검사비 5조원가량을 지원했다. 치료비로는 2200만명의 입원 치료 환자들을 대상으로 1조1000억원을 투자했다. 격리지원금은 생활지원금과 유급 휴가비로 배분해 쓰였다. 생활지원금은 1200만건을 대상으로 3조6000억원, 유급 휴가비는 140만건 대상으로 6000억원가량이 쓰였다.

먹는 치료제의 추정 처방률은 지난해 7월 기준 50.6%까지 늘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정부는 예방접종을 통해 2년 5개월 동안 국내 누적 약 15만명의 사망을 예방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방역 당국의 역량도 커졌다. 검사 역량은 초기 대비 약 40배 이상 확대됐다. 역학조사관은 7배 이상 확충됐고 검역관은 최근 5년 동안 정원이 15.5%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해외에서도 한국이 코로나19 대응 모범사례로 평가했다. 정부는 미래 팬데믹을 대비해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 중장기계획도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다.

지영미 본부장은 마지막 코로나19 중수본 회의를 마치며 "지난 4년 동안 전대미문의 팬데믹을 맞이해 코로나19로부터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해 힘써주신 지자체와 관계 부처·유관기관 방역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며 "정부의 방역 정책을 신뢰하고 협조해주신 국민 여러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 단계가 관심으로 하향되고 코로나19 확진자 격리도 완화되지만 아프면 쉬는 문화는 우리 사회 구성원의 건강 보전을 위해 꼭 필요한 문화"라며 "앞으로도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경우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받고 일상생활 속 개인 방역 수칙도 잘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서현 기자 rina2362@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