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소설가를 꿈꾸는 청소년에게 [생각을 여는 글귀]

전혼잎 2024. 4. 1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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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시집 한 권을 읽고 단 한 문장이라도 가슴에 닿으면 '성공'이라고 합니다.

청소년 소설은 청소년이 주인공이거나 청소년이 보기에 적합한 소설뿐 아니라 청소년이 쓴 소설도 있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소설가는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교육부·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희망직업 상위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그리 인기 있는 직업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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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련 청소년 소설집 ‘고백루프’
편집자주
시집 한 권을 읽고 단 한 문장이라도 가슴에 닿으면 '성공'이라고 합니다. 흔하지 않지만 드물지도 않은 그 기분 좋은 성공을 나누려 씁니다. '생각을 여는 글귀'에서는 문학 기자의 마음을 울린 글귀를 격주로 소개합니다.
고백루프·박서련 지음·창비 발행·204쪽·1만4,500원

‘다만 청소년은 소설을 쓸 수 있고, 소설 쓰던 청소년이 결국 소설가가 되는 일도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박서련 작가의 청소년 소설집 ‘고백루프’ 표지의 띠지에는 이런 작가의 말이 실려있습니다. 청소년 소설은 청소년이 주인공이거나 청소년이 보기에 적합한 소설뿐 아니라 청소년이 쓴 소설도 있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입니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자 원래 왕따를 당하던 ‘원따’와 친해지고자 하는 걸그룹 멤버(‘솔직한 마음’)와 인생 첫 짝사랑과 질투에 번뇌하는 어린이(‘엄마만큼 좋아해’) 등 개성 있는 인물이 등장하는 ‘고백루프’의 수록작 여덟 편 못지않게 이 문장에 오래 시선이 머물렀습니다.

작가의 말을 뒷받침하듯 박 작가가 고등학생 시절 쓴 단편 ‘가시’와 ‘발톱’도 실렸습니다. 각각 어머니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언니’와 ‘새엄마’와 살게 된 여성 청소년의 이야기입니다. 박 작가는 집필 시기로부터 거의 20년이 흐른 이 소설들을 공개하는데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면서도 “나는 이것들을 ‘작품’이라고 믿으며 썼고 여전히 그렇게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직 소설을 써본 적 없는 어떤 청소년이 이 작품들을 보고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 준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혹시 학창 시절에 "소설가가 되고 싶어"라고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사실 소설가는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교육부·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희망직업 상위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그리 인기 있는 직업은 아닙니다. 하지만 박 작가의 말처럼 소설가를 꿈꾸는 청소년은 지금도 어딘가에는 존재하고, 또 자기 작품을 쓰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렇게 꾸준히 쓴 결과 어느덧 10권이 넘는 책을 낸, 이제 누가 뭐래도 소설가인 그의 말은 어떤 이의 진로 교육보다 울림을 가지지 않을까요.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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