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도 고달프다…주말 출근에 혜택은 줄어든 대기업 임원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4. 4. 1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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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연합뉴스[
달기도 힘들지만, 달고서도 만만치 않게 힘든 것이 대기업의 ‘별’, 바로 직급 피라미드 상단에 있는 임원이다.

최근 주요 대기업들이 ‘비상경영’ 체제 강화에 나서자 임원들부터 바짝 긴장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보수 한도는 물론 임원으로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다.

반면 평일 야근은 물론, 주 6일 출근하거나 토요일 임원 회의를 여는 대기업이 잇따라 나오며 업무 강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주주총회를 열어 2023년 480억이던 이사보수 총액 한도를 올해 430억원으로 감액했다. 장기성과 보수 한도는 1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줄였다.

이사 수는 지난해와 올해 11명으로 같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이사보수 한도 삭감에 적극 나선 이유는 경기침체 장기화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자 비용 절감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맡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만 지난해 약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업황 악화 탓이 컸지만 부진한 실적에 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는 경계현 사장을 비롯한 DS부문 임원들은 올해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LG그룹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지주사 LG를 비롯해 LG전자, LG화학, LG생활건강 등 주력 계열사들이 올해 이사 보수 한도를 축소했다.

LG는 지난해 180억원에서 올해 170억원으로, LG전자는 90억원에서 80억원, LG화학은 80억원에서 70억원, LG생활건강은 80억원에서 60억원으로 각각 이사 보수 총액 한도를 줄였다.

SK텔레콤의 경우 이사 수가 지난해 8명에서 올해 9명으로 늘었지만 이사 보수 총액 한도는 12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감액키로 했다.

임원으로서 누릴 수 있는 혜택 또한 줄어드는 추세다.

일례로 삼성그룹은 퇴직 고위 임원을 대상으로 한 상근 고문 제도의 혜택을 축소하고 나섰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그 동안 회사 기여도에 따라 상근 고문, 비상근 고문, 상담역, 자문역 등으로 나눠 퇴직 임원에게 각종 혜택을 제공해왔다.

사장급·부사장급 중에서 기여도가 큰 고위 임원에게는 재임 시절 급여의 70% 수준을 지급하고 개인 사무실과 비서, 차량, 법인 카드, 골프 회원권 등을 주는 식이다.

그러나 최근 퇴임 후 1~3년간 주어졌던 상근고문직의 임기를 줄이는 한편 혜택 규모 역시 축소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꽃’인 임원이 되면 억대 연봉과 차량 지원 뿐 아니라 퇴직 후에도 일종의 ‘보너스’를 기대하기 마련”이라며 “하지만 요즘 분위기 같아선 다 옛말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 뉴스1]
임원들의 혜택은 날로 줄어드는 반면 업무 강도는 한층 더 세지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 계열사 임원들은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토요일과 일요일 중 하루는 출근할 예정이다.

삼성의 전자 계열사 인사팀이 임원들에 ‘비상경영’ 차원에서 주 6일 근무 동참을 권유해서다.

삼성전자 임원들은 오래 전부터 주 6일 근무체제를 유지해왔다.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삼성E&A 등 설계·조달·시공 임원들도 연초부터 주 6일 근무를 시행하는 중이다.

SK그룹은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토요일 회의를 올해 부활시켰다. SK그룹이 ‘사장단 회의’ 성격의 토요일 회의를 다시 시행하는 것은 2000년 7월 주 5일 근무제 도입 이후 사실상 24년만의 처음이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임원들의 경우 월 2회 금요일 휴무 제도가 있지만 자발적으로 휴일을 반납하고 있다.

임원들의 주말 근무나 혜택 축소 등을 놓고 평직원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임원들부터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그룹의 긴장 모드가 훨씬 더 잘 전달된다”라는 반응이 있는 반면 “억대 연봉을 받는데 고강도 업무는 당연하다”라거나 “임원의 주말 근무는 결국 그 아래 직원들의 근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 등의 우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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