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앞둔 대한항공 `발등에 불`…佛 "티웨이 파리 취항 안돼"

김수연 2024. 4. 1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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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여객기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연합뉴스

아시아나와의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둔 대한항공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프랑스 항공 당국이 티웨이항공의 파리 노선 취항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국토교통부에 밝히면서다.

19일 국토부는 최근 프랑스 항공당국으로부터 티웨이항공의 프랑스 취항은 협정 위반이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 티웨이항공은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지난 2월 기업결합 승인을 하며 내건 조건에 따라 대한항공의 여객 노선 대체 항공사로 지정된 상태다.

프랑스의 이 같은 입장표명에 국토부는 프랑스 항공당국과 앞으로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 국가 간 협의에 들어간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의 원활한 파리 취항을 위해 프랑스 항공 당국과 제반 사항을 협의하고 있다"면서 "한국-프랑스 항공협정 규정을 개정할지 등을 포함해 티웨이의 파리 취항을 가능하게 할 다양한 방안들을 두고 협의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의 파리 취항에 문제가 없을 거다라고 확인드릴 수 있는 사안은 아니고, 원만히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는 말씀만 드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인 EU 집행위원회(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내면서, 티웨이항공의 파리 취항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티웨이항공이 취항하지 못하면 합병이 무산된다는 얘기다.

프랑스 항공당국은 파리 노선 취항이 허용되는 한국 항공사 수가 2곳인 만큼, 티웨이항공이 오는 6월 말 인천∼파리 노선 취항을 하게 되면 협정위반이 된다는 입장이다. 한국과 프랑스는 1974년 항공협정을 맺은 이래 34년간 파리 노선에 단수 국적항공사(대한항공)만 취항하도록 했다가 2008년부터 '한국 항공사 2곳'으로 확대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취항도 허용했다. 현재 대한항공이 인천∼파리 노선에서 주 7회, 아시아나항공이 주 6회 운항한다.

이번 협의의 관건은 기업결합 마무리 시까지 일시적으로 한국 항공사 3곳이 운항하도록 예외를 두게 해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리 취항 한국 항공사 수가 증가하는 것에 대한 프랑스 항공당국의 우려를 해소시키는 데에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큰 틀에서 보면, 프랑스 뿐 아니라 각국 항공 당국은 국적사 보호를 고려하면서 업무에 임하는 부분들이 있다"면서 "이번에 쌍방 협의를 통해 그 부분에 대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얘기를 잘 나눠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토부 측은 이러한 돌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사전에 준비하지 못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심사자체는 경쟁당국과 항공사 간에 진행됐던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대한항공의 경우 기업결합 막바지에 접어들어 '통합 무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큰 불'을 만나게 된 셈이다. 선택지도 마땅치 않다. 대한항공이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면 오는 7월 파리 올림픽 수요를 놓치게 된다. 아직 기업결합이 이뤄지지 않았기에 아시아나항공의 운항 중단은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대한항공은 "유럽 경쟁당국이 소비자 보호·경쟁환경 복원을 위해 부과한 시정조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 3개사 운항체제가 발생하는데, 한국측 항공사의 운항은 한-프 양국간 합의된 공급력(운항횟수) 범위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라 큰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어 "현재 양국의 항공당국이 이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으로,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본다"며 "티웨이항공의 다른 유럽 내 예정 취항지인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 로마의 경우 향후 운항에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 이미 각국 항공 당국은 EC의 조건부 승인 원칙과 기존 운수권 범위 내에서 이행되는 시정조치임을 이해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티웨이항공은 그 동안 해 오던 대로 파리 취항 준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이번 문제는 국토부와 대한항공에서 풀어햐 하는 사안"이라며 "항공 스케줄이야 상황에 맞춰서 하면 되는 것이니, 우리는 취항 준비를 그대로 하면서 당국의 원만하고 조속한 해결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의 기업결합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는 대한항공은 통합 항공사 출범 준비에 '올인'(다 걸기) 중이다. 지난달 21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대한항공 대표이사)이 제62기 주주총회 인사말을 통해 "성공적인 통합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2024년은 대한항공에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과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통합 항공사 출범 준비에 돌입하는 해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도 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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