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이 꿈?…어린 베트남 아내의 속내 “韓여권만 기다리고 참는다”

박윤희 2024. 4. 1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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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적을 취득할 목적으로 한국 남성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이 적지 않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여성 A씨(20세)는 결혼중매업체를 통해 한국 남성 20명의 신상정보와 배경을 확인해 가장 적합한 상대를 골랐다.

또 다른 베트남 여성 B씨(27)는 2000만동(한화 약 108만원)을 들여 결혼중매업체를 통해 41세 한국 남성과 결혼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으로 귀화한 베트남 출신 여성과 베트남 남성의 결혼이 증가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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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적을 취득할 목적으로 한국 남성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이 적지 않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실제로 일부 국가 여성들 사이에서 이른바 ‘계획 결혼’이 성행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대책이 없어 피해자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베트남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는 최근 한국 남편을 둔 베트남 아내들을 상대로 국제결혼 부작용에 대해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여성 A씨(20세)는 결혼중매업체를 통해 한국 남성 20명의 신상정보와 배경을 확인해 가장 적합한 상대를 골랐다. 이후 약 6개월 동안 결혼 서류 작업과 한국어 학습을 거쳐 47세 남편과 결혼했다.

현재 A씨의 목표는 이혼이다. 한국 국적을 얻어 합법적으로 직업을 갖고 살 수 있게 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A 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 여권이 있으면 자유롭게 여행하고 내 아이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가져다줄 수 있으며, 우리 가족의 (한국) 이주를 후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A 씨가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한 건 아니라고 한다. 그는 당초 남편과의 진정한 결합을 바랐지만 남편 나이에 따른 가임 능력이 걸림돌이 됐다. 그는 “병원에서 남편의 나이 때문에 임신이 쉽지 않다는 통보를 받았는데, 남편은 내 책임으로 돌렸다”고 토로했다.

언어 장벽으로 인한 의사소통도 쉽지 않았다. A씨가 집 밖에서 할 수 있는 건 슈퍼마켓에서 장 보기뿐이었으며, 남편과 함께 있는 시간에도 침묵만 흘렀다고 전했다. 그는 “남편과 어쩌다 대화를 할 때는 구글 번역기를 사용했다”며 “타지에서의 고립감과 고향에 대한 향수병으로 매일 밤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또 다른 베트남 여성 B씨(27)는 2000만동(한화 약 108만원)을 들여 결혼중매업체를 통해 41세 한국 남성과 결혼했다. B씨 모친은 45세다.

B씨는 “나는 결혼을 2∼3년 안에 (한국) 국적을 얻는 수단으로 본다. 계속 같이 살 생각은 없다”며 “남편에 대한 애정이 없어 매일 짜증과 스트레스를 겪는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한편 한국법에 따르면 결혼 이주 여성은 한국 남성과 2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하면 한국 국적 취득을 신청할 수 있다. 매체는 2019년 이혼한 결혼 이주 여성의 체류 자격이 확대되자 일부 베트남 여성들이 한국인과 결혼한 이후 이혼하는 것을 목표로 어려운 생활을 감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으로 귀화한 베트남 출신 여성과 베트남 남성의 결혼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한국 여성과 외국 남성의 결혼은 5000건으로 7.5% 늘어난 가운데 베트남 남성과의 결혼은 792건으로 35.2% 급증했다.

2022년 기준 베트남 남성과 재혼한 한국 여성 556명 중 482명(86.7%)이 귀화한 한국인이었다. 이 중 국적 확인이 어려운 2명을 제외한 480명의 귀화 전 국적은 베트남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혼인 커플 중 외국인 커플의 비중은 10.2%에 달할 정도로 다문화 부부가 늘어나면서 혼인 빙자 피해도 늘고 있다. 하지만 정부나 수사당국에서 별도의 피해 집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현실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제결혼 커뮤니티에는 집을 나간 베트남 아내를 찾아달라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한 국제결혼 중개업체 관계자는 “관련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어 결혼 후 몇 년 간 결혼생활을 유지해야 한다는 일종의 서약서를 받기도 한다”며 “하지만 법적 효력이 없어 현실적인 대응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결혼을 매매혼으로 생각하는 일부 남성들의 시각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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