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총선참패 한동훈 탓? 동아일보 대기자 "원인 99% 대통령"

박서연 기자 2024. 4. 19.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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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박영선' 기용설에 동아경향 "비선 그림자 걷어내라" "농단 의심"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 1월29일 윤석열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회동을 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410 총선 여당 참패 후,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운영 방식의 변화를 예고하고 참모진과 내각의 인적쇄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총리와 비서실장에 각각 권영세주호영김한길이정현과 원희룡장제원이동관이상민 등이 거론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17일 돌연 박영선 총리-양정철 비서실장설이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기존 검토되던 인사들과는 전혀 다른 인사들의 이름은 공식 인사정무홍보 라인이 아닌 대통령 부부 측근들의 입에서 나왔다고 한다. 동아일보는 “비선 그림자 걷어내라”, 경향신문은 “농단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단히 심각한 상황”, 한겨레는 “중차대한 의사 결정 비선 라인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의심 사기에 충분”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19일 한겨레 3면.

'양정철박영선' 기용설에 동아경향 “비선 그림자 걷어내라” “농단 의심”

한겨레는 3면 <인적 쇄신커녕 '비선' 논란까지…불통 대통령, 난맥상 자초> 기사에서 “새 인물이 친윤에서 친문으로, 다시 친윤까지 양극단을 오가는 상황은 대통령실의 인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한 뒤 “또 다른 문제는 인사가 지체되면서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난맥상과 내부 알력 다툼 양상이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수석급 참모들이 일괄 사의를 표명해 공식 라인 입김이 약해지면서, 주로 일부 참모들이 자신과 가까운 인사를 언론에 흘리면, 해당 보도와 관련한 대통령실의 정반대 메시지가 나오는 식”이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용산의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 '비선라인' 때문일 수도 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용산 '비선라인' 그림자부터 걷어내는 게 인적 쇄신의 시작> 사설에서 “윤 대통령의 '불통' 스타일이 총선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고 여겨지는 가운데 대통령실의 잘못된 보좌의 원인이 공식 라인 이전에 비선 라인 탓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공식 라인의 경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건만 하더라도 여론이 좋지 않자 대통령을 찾아가 임명 철회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일과 결부시켜 보면 이 전 장관 인사를 비롯해 용산의 이해하기 힘든 결정들이 비선 라인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올 만하다”고 했다.

▲19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김영삼 대통령 때 김현철 라인부터 박근혜 대통령 때 최순실 라인까지 비선 라인이 대통령의 실패에 미친 영향이 크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협치를 위해 야권 인사가 총리가 되고 정무 감각이 뛰어난 인사가 대통령비서실장이 되더라도 대통령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비선 라인의 개입이 계속되면 혼란은 전보다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은 합리성보다는 충성심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 지 오래다. 이런 조직일수록 그 속에서 과도한 충성 경쟁이 벌어지면서 공식 라인과 별도의 비선 라인이 생기기 쉽다”며 “인적 쇄신은 대통령실에 비선 라인이라고 할 만한 것이 정말 있다면 그것을 걷어내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향신문도 <또 인사 비선 논란, 언제까지 '무책임·즉흥' 국정 할 텐가> 사설에서 “'박영선 총리·양정철 비서실장' 기용설은 대통령실 부인으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검토는 사실”이란 대통령실 관계자 발언이 나오면서 비선 논란으로 비화했다. 비선 의혹이 18일 김건희 여사 라인을 향하면서 논란은 커졌다. 무엇보다 인사위원장인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도 모르게 중차대한 총리 인선이 이뤄지고 있었다니 깜짝 놀랄 일”이라며 “농단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19일 경향신문 사설.

동아일보 대기자 “참패 원인 99% 대통령”

이기홍 동아일보 대기자는 <김건희 여사 엄정한 사법처리만이 尹정권 살길이다> 칼럼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 참패의 원인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서 찾고 있는 점을 비판했다.

이기홍 대기자는 “윤 대통령은 총선 참패의 원인이 한동훈 대표와 당의 잘못 때문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공천 개입을 자제하는 등 당을 위해 '그렇게 해줬는데도' 선거를 망쳤다는 것”이라며 “부정확한 인식이다. 참패의 원인은 99% 대통령이 제공했다. 최고 지도자가 모든 허물을 안고 가야 한다는 도의적·정무적 차원에서의 표현이 아니다. 객관적·실질적으로 분석할 때 거의 전적으로 대통령이 패배요인을 제공한 선거였다”고 짚었다.

▲19일 경향신문 칼럼.

그러면서 이기홍 대기자는 “윤 대통령이 국민 과반수의 미움을 사게 된 근본 원인은 자신의 최대 장점이고 경쟁력인 공정 이미지와 정반대로 행동했기 때문”이라며 “부인을 감싸고 돌며 사과마저 거부하고, 오만과 불통 이미지를 끊임없이 각인시켜준 결과다. 조국 추미애가 대통령 윤석열 탄생의 1등 공신이었듯, 이젠 품앗이하듯 윤 대통령이 조국 추미애 부활의 1등 공신 역할을 해준 셈”이라고 했다.

이 대기자는 “대통령이 힘과 권위 신뢰를 되찾으려면 공정 이미지를 회복해야 한다”며 “유일한 방법은 김 여사 문제를 국민 다수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수준으로 처리해 매듭짓는 것이다. 첫걸음은 검찰의 엄정한 사법처리다. 김 여사를 빠른 시일 내에 공개 소환하고, 압수수색을 포함해 적극적 수사의지를 갖고 임해야 한다. “탈탈 털었다”가 대통령의 입이 아니라 국민들 사이에서 저절로 나올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권위의식은 윤석열 리더십의 근본적 문제다. 취임 초 주변에서는 '대통령이 '컨보이'(convoy·경호차 행렬)를 너무 좋아한다'는 말들이 나왔다. 참모들에게 버럭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대통령실 주변에 '오대수'란 은어가 돈다. '오늘도 대충 수습하고 간다'는 뜻이다. 이래선 어떻게 소통이 가능하겠는가”라며 “'50분'이란 별명(회의 내내 본인이 말한다는 비유)이 붙을 정도로 경청보다는 가르치려드는 대화 스타일도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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