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조건 같은데…공장 주변 마늘잎만 말라가요”

김광동 기자 2024. 4. 1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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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필지에서 자라는 마늘인데, 유독 공장 작업장과 가까운 곳에서만 잎끝이 누렇게 말라버립니다."

경남 창녕군 창녕읍 외부리 들녘에서 마늘농사를 짓는 성두근씨(63)는 해마다 4월만 되면 마늘밭 일부에서 잎마름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인근 공장을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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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녕군 성두근씨 밭서
매년 발생…질소유출 주장
공장 “점검 결과 문제 없어”

“같은 필지에서 자라는 마늘인데, 유독 공장 작업장과 가까운 곳에서만 잎끝이 누렇게 말라버립니다.”

경남 창녕군 창녕읍 외부리 들녘에서 마늘농사를 짓는 성두근씨(63)는 해마다 4월만 되면 마늘밭 일부에서 잎마름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인근 공장을 의심했다. 성씨는 이곳에서 전체 1만3223㎡(4000평) 규모로 마늘을 재배하는데, 유독 공장 작업장과 농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은 2578㎡(780평) 크기의 마늘밭에서만 잎마름 현상이 매년 반복해서 나타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의 마늘밭에서는 질소탱크가 보이는 3분의 1 정도에서만 마늘잎이 누렇게 말라버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씨의 마늘밭과 맞닿은 공장은 알루미늄 열교환기(에어컨 부품)를 생산하는 O사다.

성씨는 “공장에서 에어컨 부품을 만들 때 질소 가스를 사용하는데, 작업장 문이 개방되면 암모니아 같은 냄새가 강하게 난다”면서 “특히 날이 흐리거나 저기압의 영향을 받는 날엔 작업과정에서 유출되는 질소가스가 대기 중에 낮게 깔리며 골바람을 타고 마늘밭에 스며들어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씨는 “한창 구가 자랄 시기인 4월에 마늘잎이 누렇게 변하면 구 생장에 장해가 생겨 생산성이 뚝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공장이 들어선 이후 7년 동안 해마다 잎마름 현상이 반복됐다. 수확량 저하로 피해액이 지난해만 700만원에 이른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O사 측은 공장에서 질소가스를 사용하는 것은 맞지만 성씨의 주장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O사의 대표이사 이모씨는 본지에 “지난해 4월에도 한국가스공사와 창녕군에서 공장 시설을 점검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나왔다”면서 “성씨가 자꾸 공장 탓을 하는데, 문을 닫을 수도 없고 난감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이에 성씨는 “똑같은 밭에서 유독 공장 질소탱크가 보이는 쪽에서만, 그것도 한두해도 아니고 해마다 마늘잎이 마르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책임 있는 기관에서 정확한 원인 규명부터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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