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담] 박물관은 포천 인문도시 건설의 주춧돌

경기일보 2024. 4. 1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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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준 대진대학교 역사문화콘텐츠학과장

지난 2월 백영현 포천시장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1종 공립박물관 건립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우리나라 현대사의 자료를 듬뿍 담은 기관으로 6.25 남침의 주요 통로였던 포천과 굵고 진하게 연결돼 있다.

지난해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을 보면 2023년 기준 전국의 공립박물관은 349개이며 국립박물관까지 합하면 모두 398개다. 특별시, 광역시, 자치시 등을 포함해 전국의 시와 군의 총합(149개)을 따지면 산술적 평균으로 시 또는 군은 약 2.7개의 국립 또는 시립박물관을 갖는다. 실제로 포천과 이웃한 남양주, 양주, 동두천도 공립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천은 한탄강에서 발견된 ‘아슐리안 주먹도끼’를 주요 콘텐츠로 전곡선사박물관(도립)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어떤 도시보다 역사·문화적 자산이 풍부한 포천은 지금까지 이 분야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어 안타깝다. 한탄강지질공원이 국제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운영되고 있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포천에 1종 공립박물관이 건립된다면 포천의 수만년 품은 역사·문화적 자산을 체계적으로 연구·정리하고 지역의 위상과 품격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공립박물관은 해당 지자체의 예산으로 운영·관리된다. 현재 금전적 부담으로 상당히 많은 시립박물관이 입장료를 받고 있다. 또 박물관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내실 있는 기획 전시 및 파격적인 공간 창출력이 지속적으로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파주 국립민속박물관은 수장고를 투명 유리로 개방해 관람객들 사이에 인기가 매우 높다. 인천시립박물관은 재개발로 사라질 화수·화평동의 역사와 풍경을 기획전시전으로 저장했다.

포천에 새롭게 건립될 공립박물관도 포천의 특색 있는 지역사를 관람객들이 흥미 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 방안 마련과 인력 확보, 신선한 전시 기법의 활용 등이 필요할 것이다.

포천을 빼고 선사시대에서 현대까지 한반도의 역사와 문화를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삼국시대 어느 나라든 한강 유역을 완벽하게 지배하기 위해서는 포천을 반드시 손에 넣어야 했다. 포천은 압록강 위화도와 함께 조선 건국의 생생한 현장이었다. 건국 후 한양(지금의 서울)이 새로운 수도가 되자 포천은 비로소 한양에서 금강산을 거쳐 함흥으로 이어지는 조선의 교통 대동맥(경흥대로) 위에 가지런히 놓이게 됐다. 경흥대로는 지금의 43번 국도이며 축석고개, 송우리, 포천, 만세교를 거친다. 이런 이유로 삼국시대, 고려, 조선 등 시간이 흐르면서 포천은 한반도 역사의 조연에서 주연으로 점점 뚜렷하게 떠올랐다.

포천과 인연을 맺은 역사적 인물만 해도 그 수가 엄청나며 서원에 배향된 인물을 보더라도 포천은 공주, 부여, 전주, 안동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 화려하다. 포천의 국가지정문화재는 보물을 포함해 11점, 경기도 지정문화재 22점, 향토유적 49점이다. 이들은 크게 4개의 카테고리로 분류되는데, 첫째가 선사 유적, 서원과 향교, 묘, 암각문 등 역사적 자산이다. 둘째가 빼어난 경관을 간직한 한탄강지질공원이다. 한탄강과 영평천이 빚어낸 절경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센터 지정으로 다시금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았다. 셋째는 현대 전쟁 유적으로 다섯 곳을 헤아린다. 마지막으로 반월산성과 고모루산성이 포함된 성곽이다.

새로 건립될 시립박물관은 이 자원들을 고증하고 정리해 지역의 자긍심 고취와 관광객 증대의 동력이 될 것이다. 포천시 1종 공립박물관 건립 추진과 때맞춰 포천은 교육부로부터 인문도시 프로젝트에 최종 선정됐다. 포천시민 및 행정기관의 의지와 일치된 협업이 이룬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이를 계기로 포천은 역사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며 (가칭)포천시립박물관이 그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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