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낳고, tvN이 키웠다…‘수사반장 1958’ 이제훈의 MBC 도장깨기[스경X초점]

하경헌 기자 2024. 4. 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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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제훈이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새 금토극 ‘수사반장 1958’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MBC



이제훈의 ‘도장깨기’ SBS와 tvN에 이어 이번에는 MBC다.

지금이야 그런 의식이 희박하지만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배우로 가장 빨리 대중의 뇌리에 남는 방법은 각 지상파 방송사의 ‘공채 탤런트’가 되는 방법이었다. KBS의 이병헌, MBC의 장동건, SBS의 김남주 등 방송사 하면 떠오르는 배우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시대다. 주로 단일 연출자로부터 발굴돼 성장한다. 그 연출자가 방송사에 속해 있으면 특정 방송사에 많이 출연하지만, 재능이 있다면 방송사를 가리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배우 이제훈의 행보는 독특했다. 굳이 SBS 공채라고 이름 붙일 수 없지만, 신인의 커리어를 SBS에서 주로 이어왔기 때문이다.

배우 이제훈이 주연을 맡은 MBC 새 금토극 ‘수사반장 1958’ 포스터. 사진 MBC



이제훈은 2005년 연극으로 데뷔해 2011년 영화 ‘파수꾼들’과 ‘고지전’을 통해 세간에 이름을 알렸다. 그즈음 2010년 SBS ‘세자매’의 김은국 역으로 TV 커리어를 시작했다.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이 큰 인기를 얻었고, 같은 해 SBS ‘패션왕’은 지금의 이제훈 인기의 근간을 만들어준 드라마였다.

그리고 2014년 ‘비밀의 문’에서 정조를 연기할 때까지 ‘SBS 하면 이제훈’이라는 공식이 이어졌다. 현대극과 사극, 발칙한 캐릭터와 진중한 캐릭터가 모두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인연은 이후 ‘모범택시’로도 이어진다. 그는 2021년부터 시작된 ‘모범택시’ 시리즈에서 김도기 역을 맡아 그만의 ‘응징자’ 캐릭터를 정립했다. 지난해 시즌 2를 통해 시청률 20%를 넘겼고, 커리어 첫 연기대상도 받았다.

거의 ‘서브 커리어’를 적립한 매체는 tvN이었다. 2016년 또 하나의 출세작 tvN ‘시그널’에 출연한 것이다. 그는 같은 형사 역할이었지만 시공을 초월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에서 박해영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이어 이듬해도 ‘내일 그대와’로 tvN과의 인연을 이었다.

배우 이제훈이 주연을 맡은 MBC 새 금토극 ‘수사반장 1958’ 캐릭터 포스터. 사진 MBC



그런 그에게 2024년은 또 다른 도전의 원년이 됐다. 연기를 시작한 지 거의 20년, 처음으로 MBC 작품에 도전한 것이다. 그가 출연하는 드라마 ‘수사반장 1958’은 1971년부터 1989년까지 방송된 MBC 인기 드라마 ‘수사반장’의 프리퀄(그 이전 시대의 이야기)이다.

여러가지로 ‘수사반장 1958’은 MBC에게는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일단 과거 ‘드라마 왕국’의 영광을 이끌었던 1980년대 최고의 인기작이었으며, 박영한 역을 맡았던 최불암과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언급되기도 했던 시그널 음악은 ‘한국형 수사물’의 간판이었기 때문이다.

배우 이제훈이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새 금토극 ‘수사반장 1958’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발언하고 있다. 사진 MBC



MBC는 자사의 수사물 정통 DNA를 간직한 ‘수사반장’에 박영한 역으로 이제훈을 기용했다. ‘시그널’이나 ‘모범택시’를 통해 특히 수사물과 찰떡궁합을 보였던 이제훈의 실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이제훈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그는 18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대본연습 당시 대선배 최불암을 보고 더욱 긴장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그는 최불암의 말은 전하며 “화가 가득하되 휴머니즘을 가진 형사 역을 연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BS가 키우고 tvN에서 꽃을 맺었다. 이번에는 도장깨기로 MBC에 도전한다. ‘전천후’ ‘육각형’ ‘올라운드’ 흥행 배우의 꿈을 꾸는 이제훈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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