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컬처] 사진작가 5인 `지구에 바치는 고해성사`…갤러리 신당 재개관展

박은희 2024. 4. 1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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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내 갤러리 신당에서 진행한 CCPP 기후환경 사진 프로젝트 '컨페션 투 디 어스'(Confession to the Earth) 기자간담회에서 조세현(왼쪽부터) 중구문화재단 사장과 작가 잉마르 비욘 놀팅, 맨디 바커, 톰 헤겐, 이대성, 석재현 예술감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은희 기자
갤러리 신당 CCPP 기후환경 사진 프로젝트 '컨페션 투 디 어스' 설치 전경. 사진=박은희 기자
갤러리 신당 CCPP 기후환경 사진 프로젝트 '컨페션 투 디 어스' 설치 전경. 사진=박은희 기자
갤러리 신당 CCPP 기후환경 사진 프로젝트 '컨페션 투 디 어스' 설치 전경. 사진=박은희 기자
갤러리 신당 CCPP 기후환경 사진 프로젝트 '컨페션 투 디 어스' 설치 전경. 사진=박은희 기자

"갤러리 신당을 재개관하면서 첫 전시 주제를 뭘로 정할지 고민한 끝에 세계적인 기후 위기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사진을 매개로 환경변화에 직면한 인류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조세현 중구문화재단 사장은 18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내 갤러리 신당에서 진행한 CCPP 기후환경 사진 프로젝트 '컨페션 투 디 어스'(Confession to the Earth)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번 전시는 기존 248㎡(75평)에서 총 992㎡(300평) 규모로 확장된 갤러리 신당의 재개관 기념 기획전이다.

기후환경을 주제로 한 사진 공모사업과 주제전시로 구성된 CCPP 프로젝트는 조 사장이 조직위원장을 맡고, 지난해 부산국제사진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석재현 예술감독이 총괄한다. 조직위원에는 최재천 생명다양성재단 대표,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송길영 작가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CCPP 프로젝트를 올해부터 매년 지속하는 장기 사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석 감독은 "작년 전 세계 평균 기온이 14.98도로 산업화 이래 가장 뜨거웠다"며 "기후 위기는 사회·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얘기하는 티핑 포인트기에 사회 고발이나 이슈 메이킹으로만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 대중과의 공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오랫동안 환경 관련 작업을 깊이 해온 작가 5명을 모셨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영국 출신 사진가 닉 브랜트, 영국의 환경운동가 겸 사진가 맨디 바커, 독일 사진작가 톰 헤겐·잉마르 비욘 놀팅, 한국인 사진가 이대성이 함께 한다.

닉 브랜트는 몰입감을 높이는 영화 같은 연출로 인간과 동물의 모습을 극적이고 압도적으로 표현해내는 작가다. 동일한 시간과 장소 속에서 촬영된 하나의 프레임은 지치고 무기력해 보이는 인간과 동물의 모습을 보여주며 지구에 닥친 위협적인 변화를 경고한다.

섬뜩한 아름다움을 지닌 해양 플라스틱 사진으로 유명한 맨디 바커는 그린피스 과학자들과 협력해 해양오염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인간의 행동을 촉구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바닷속 플라스틱 오염의 현실을 담은 작품 시리즈를 선보인다. 바커는 "사람들이 작품을 보면서 아름다움에 매료되고, 캡션을 읽고 난 뒤 플라스틱 소비를 줄여야겠다는 생각까지 이어지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톰 헤겐은 지구 표면에 남겨진 인간의 다양한 흔적과 인류의 거대한 욕망이 개입한 항공사진의 기록을 펼친다. 현실이 아닌 듯한 추상적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사로잡지만 결국 극도의 죄책감에 빠져들게 한다. 그는 "기후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며 "저희 작품을 통해 인식을 바꿈으로써 자연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볼 때"라고 짚었다.

잉마르 비욘 놀팅은 단순히 시대를 기록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문제를 제기하며 세상을 변화시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늘어난 석탄 채굴에 반대하는 환경운동가와 경찰의 계속되는 충돌, 지구 기온 상승 저지선 1.5도를 지키기 위한 공간, 그 치열한 낮과 밤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대성은 유명 패션 브랜드 '생로랑 프로젝트'에서 한국 대표 작가로 참여해 주목을 받고, '소니 월드 포토그라피 어워드'에서 한국인 최초로 두 번 연속 수상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변해버린 지역과 인간을 사진 한 장에 담아 아름다운 풍경에 숨겨진 비극적인 상황을 나타낸 작품 시리즈를 보여준다.

이대성은 "우리의 소비 형태 등 작은 행동이 지구 반대편 사람들한테도 영향을 미친다"며 "난민 문제는 환경 문제에서 끝나지 않고 다른 나라로 이동해 정치적 문제로까지 번진다"며 "이런 연쇄 반응은 다시 복합적으로 연결된다는 걸 생각하고 작품을 보면 좋겠다"고 귀띔했다.

조 사장은 "예술의 감동과 힘을 통해 환경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내고 싶다"며 "단순히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우리 모두가 직면한 기후 위기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이날부터 9월 8일까지 이어진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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