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주선옥, 뇌사장기기증으로 7명에 새 생명

하경헌 기자 2024. 4. 1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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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장기기증으로 7명의 생명을 구한 배우 故 주선옥.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연극배우 주선옥이 뇌사장기기증으로 7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주선옥의 장기기증 소식을 18일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주씨는 지난 4일 연극 연습 도중 갑작스럽게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주씨는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 우), 안구(좌, 우)를 기증하며 7명의 생명을 살리고 지난 10일 세상을 떠났다.

주씨의 가족은 의료진에게 회생 가능성이 작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장기기증을 통해 다른 사람의 몸속에서라도 살아 숨쉬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증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뇌사장기기증으로 7명의 생명을 구한 배우 故 주선옥.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서울 쌍문동에서 1남1녀의 장녀로 태어난 주선옥은 ‘하카나’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권력에 맞서 진실을 외쳐라’ ‘유치뽕짝’ 등 다양한 연극에 출연해왔으며, 현재 기독교 영화의 촬영을 앞두고 있었다.

주씨의 아버지는 장기기증원을 통해 “아직 어리고 젊은 나이에 떠나는 너에게 해 준 것이 없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하늘나라에서는 편히 잘 지내고, 삶의 끝에 나눈 생명을 통해서라도 네가 꿈꿔온 일들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주씨의 장례가 치러진 11일은 그가 연출한 세월호 10ㅈ기 추모 공연 ‘너를 부른다’이 첫 무대가 올려지는 날이라 슬픔이 더했다. 동료들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은 그에게 애도와 존경을 표하며 극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변효순 원장 직무 대행은 “생명나눔은 아픈 이의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일이자, 내 사랑하는 사람 몸의 일부가 다른 생명을 통해 살아 숨 쉴 기회”라며 “뇌사장기기증을 통해 숭고한 나눔을 실천한 기증자와 유가족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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