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정체성, 도예로 풀어내다

김용희 기자 2024. 4. 1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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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이 느끼는 문화적 차이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은 도자 작품 전시가 광주에서 열린다.

이강현 문화전당장은 "스티븐 영 리, 린다 응우옌 로페즈, 세 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에 머물며 많은 시행착오 끝에 한국의 흙으로 만든 작품을 선보였다"며 "해외 유명 도예 작가가 한국의 흙을 경험하고 이를 사용해 도자를 빚어낸다는 점이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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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전시 6관에서 18일∼7월28일 열리는 현대 도예 전시 ‘길 위에 도자’ 전경.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이주민이 느끼는 문화적 차이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은 도자 작품 전시가 광주에서 열린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문화전당)은 “문화창조원 복합전시 6관에서는 현대 도예 전시 ‘길 위에 도자’를 연다”고 18일 밝혔다. 이날부터 7월2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문화전당이 마련한 첫 도예 전시다. 이민 2세대나 입양 경험이 있는 외국 도예 작가인 스티븐 영 리(한국계 미국인), 린다 응우옌 로페즈(베트남·멕시코계 미국인), 세 오(한국계 미국인), 에이미 리 샌포드(캄보디아계 미국인)를 초청했다. 전시를 기획한 조은영 학예연구사는 “도예는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에서 전 세계로 확산하며 이주의 역사를 상징한다”며 “최근에는 인종과 문화의 융합이 활발히 일어나는 미국에서 새로운 형태로 재해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장 입구 쪽에 설치된 린다 응우옌 로페즈의 작품은 베트남 전통 직물 문양과 멕시코의 모자이크 요소를 담았다. 이민 세대가 겪은 언어적 어려움과 부모에게 받은 문화적 유산에 영향을 받은 작품이다.

부모가 한국인인 스티븐 영 리는 찌그러지거나 큰 구멍이 난 도자 작품을 통해 완벽한 균형미를 최고로 여기는 도자의 전통적인 관습을 깼다. 상감 청자 표면에 학 대신 미국을 상징하는 독수리를 새기거나 마징가 제트 등 현대적 문양을 녹여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에이미 리 샌포드가 제작한 ‘무한한 호, 문화전당로’는 캄보디아 흙으로 빚은 도기를 깨뜨리고 실로 다시 이어 붙인 작품이다. 캄보디아 킬링필드 학살사건과 5·18민주화운동 등 역사적 상흔을 상기시키고 치유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된 세 오는 꽃 등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식물 형태로 만든 도자 작품을 선보인다. 주름진 백자에 고려청자 유약을 발라 자신의 뿌리가 한국과 연결됐다는 점을 전달한다.

이강현 문화전당장은 “스티븐 영 리, 린다 응우옌 로페즈, 세 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에 머물며 많은 시행착오 끝에 한국의 흙으로 만든 작품을 선보였다”며 “해외 유명 도예 작가가 한국의 흙을 경험하고 이를 사용해 도자를 빚어낸다는 점이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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