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주민 결박 폭행…개집 가둬 공격받게 하기도”

박병수 기자 2024. 4. 1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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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기구가 지난해 가자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군이 가자 주민을 억류하며 구타와 고문 등 가혹행위를 했다고 17일(현지시각) 밝혔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는 이날 보고서를 내어 이스라엘군에 붙잡혀 수용소 생활을 하다가 풀려난 가자 주민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런 내용의 증언이 나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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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 조사 보고서
“수용소서 성폭력·물고문 등 가혹 행위”
팔레스타인 여성이 17일(현지시각) 가자 알시파 병원 근처에서 숨진 이들을 찾는 수색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유엔 기구가 지난해 가자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군이 가자 주민을 억류하며 구타와 고문 등 가혹행위를 했다고 17일(현지시각) 밝혔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는 이날 보고서를 내어 이스라엘군에 붙잡혀 수용소 생활을 하다가 풀려난 가자 주민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런 내용의 증언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뒤 하마스 박멸을 명분으로 내세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진입해 여섯달 넘게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그동안 가자지구에서 몇천명의 가자 주민을 붙잡아 수용소에 억류했다. 이들은 대부분 피난 도중, 또는 집이나 병원, 피난소에 있다가 체포됐다. 이스라엘은 이들이 하마스와 관련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체포된 이들에는 어린아이와 여자, 노인도 포함되어 있다고 이 유엔 기구는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많은 주민이 이스라엘에 있는 수용시설로 끌려갔으며, 이들 중 많은 이들은 이스라엘 민간 교도소로 이송됐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4일까지 체포된 주민 1506명을 이스라엘과 가자를 잇는 케렘 샬롬 검문소를 통해 풀어줬다.

이들 사이에선 “수용소에서 다리와 손이 묶인 채 얇은 매트리스만 깔린 돌무더기 위에 눕혀져 마구 구타당했으며, 몇 시간 동안 음식도 물도 받지 못했고 화장실도 못 가게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어떤 이는 “개집에 들어가게 해서 개의 공격을 받게 했고 몸에 물린 상처도 남았다”고 말했으며, 다른 이는 “눈을 가리고 손을 등 뒤로 묶인 채 하루 12~16시간씩 무릎 꿇고 있도록 강요받았다”고 말했다. 또 성기를 때리는 성폭력 그리고 몸을 마구 만지는 등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증언도 있었다. 한 여성은 “이스라엘 남자 군인 앞에서 발가벗겨졌다”고 토로했다.

협박과 막말, 모욕도 있었다. 어떤 이는 자신을 심문하던 이스라엘 군인이 더 많은 정보를 털어놓지 않으면 가족을 몰살시키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는 전기 조사대에 앉혀져 항문이 화상을 입는 고통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스라엘군의 마구잡이 민간인 체포에는 유엔 기구 직원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금까지 적어도 23명의 직원이 수용소에 갇혔다가 풀려났는데, 이들은 수감 중 이스라엘군으로부터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인 심문을 받았다. 이들은 특히 이 유엔 기구와 하마스의 연계에 대해 자백하도록 강요받았으며, 심문 중 폭언과 협박은 물론 구타와 물고문 같은 가혹행위도 받았다고 밝혔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는 이 기구 직원들이 수감 중 받은 처우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에 항의했으나, 아무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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