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따라 텍사스에 사업 진출하려면

2024. 4. 1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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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경의 웰컴USA] 마침내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64억 달러 지원을 결정했다.

원화로 8조8640억여 원의 보조금이다. 애초 삼성 보조금은 20억 달러에서 30억 달러 정도로 예상되면서 “불공평하다”, “삼성이 호구 잡혔다” 등 여러 불만이 있었다.

외국에서 삼성 로고를 보며 한 번이라도 뿌듯한 적이 있던 사람들은 많이 안타까워했다. 대만 반도체 업체 TSMC의 66억 달러 보조금과 유사한 금액을 받게 돼 필자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삼성전자 처지에선 그만큼 미국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기에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

보조금이 확정된 만큼 발 빠르게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설 사업 준비에 참여해야 할 관련 기업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미국 법인을 설립해 미국 내에서 대기하는 기업들이 있겠지만 아직도 망설이는 기업도 많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이라도 발 빠르게 움직인다면 시기적절하게 미국 진출에 성공할 것이다.

삼성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고 하니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SDI 등등 삼성그룹 계열사만 미국에 나가는 게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삼성전자는 보안상 이유로 삼성물산을 주축으로 해서 공장을 짓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삼성그룹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구축하는 데에 발주처, 원도급사, 하도급업체 등 피라미드 형식으로 관련 회사가 서로 도와가며 프로젝트를 완성하게 된다. 자재 수급이 한국에서 많이 이뤄져 삼성그룹 계열사는 물론 관계된 많은 한국 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한국 기업들이 삼성전자 미국 공장을 짓는 데에 참여한다면 그 진행은 어떻게 될까. 먼저 법인이라면 활동할 주에 법인 설립을 마쳐야 한다.

텍사스주의 경우 법인 설립에 3~5일 정도 소요된다. 법인설립 후엔 반드시 IRS(Internal Revenue Service·미국 국세청)에 EIN(Employer Identification Number·고용주식별번호)을 신청해야 한다. 이 발행에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소요된다.

EIN까지 발급되면 법인은 계좌 개설을 비롯해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다. 당연히 해당 업체 성격에 맞게 설립된 주와 시에서 요구하는 사업 허가(business license)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를 어기고 활동하면 범칙금 대상이 된다.

법인이 설립돼 활동 가능하기까지 2~3개월 소요되기에 이 점 유의해서 시기적절하게 사업을 준비해야 한다. 법인 기반이 갖춰졌다면 관계 인력들이 미국에 파견된다. 이를 위해선 주재원 비자가 필요하다.

ESTA가 발급받기 용이하다고 해서 ESTA로 미국 가서 일하면 절대 안 된다. 엄연한 이민법 위반이다. 최근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 러시로 많은 한국인이 ESTA를 받아 미국에 입국한다.

물론 ESTA가 허용하는 출장 명목 업무처리는 괜찮다. 하지만 ESTA로 3개월간 현장에 머물면서 미국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것은 이민법 위반이니 꼭 주의하기 바란다.

실제 사례를 소개한다. 한국법인에서 사례자를 미국 공사 현장으로 출장 보냈다. 계약 일정을 맞추기 위해 급히 ESTA를 발급받아 적절한 비자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라는 심정으로 들어갔다.

3개월간 관련 일을 하고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가 며칠 후 다시 ESTA로 미국 입국을 시도했다. CBP(Customs and Border Protection·미국관세국경보호청)에서 입국심사 과정에서 입국 거부를 당해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입국을 거부당하면 ESTA 유효기간이 남아도 사용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미국 입국을 위해 B1B2 관광비자를 받아야만 한다. 관광비자는 신청만 한다고 해서 주는 게 절대 아니다.

관광비자 인터뷰 때 입국 거부에 대해 심사를 하는데 승인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 필자는 50% 이하로 본다.

이 사례도 소개한다. 사례자는 ESTA를 정상 발급할 수 있음에도 B1 상용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했다. 프로젝트 관련 출장이 6개월간 지속되기 때문이었다.

반드시 사실 대로 출장 목적을 보고해야 하지만 주위에서 들려오는 부정확한 정보들에 의해 입국 심사 때 거짓 진술을 한 것이다. “입국심사 때 대충 거짓으로 둘러대도 이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 많다.

입국 심사관은 늘 하는 일이 입국 관련 심사이기 때문에 거짓 진술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 절대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만약 프로젝트 때문에 미국에 간다면 해당 주 혹은 인근 주에 입국하길 추천한다. 주로 미국 중남부 지역에서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기에 북쪽에 위치한 주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잘 모를 수도 있다.

이번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설과 관련해 한국 법인의 미국 진출에 상세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전문가를 찾아 정확하고 자세하게 파악해 위 사례들과 같은 시행착오를 피하길 바란다.

[이선경 우버인사이트객원칼럼니스트(국민이주 법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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