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철도원 삼대’로 부커상 받으려나 욕심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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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걸('철도원 삼대')로 부커상 받고, 그걸(준비작 '할매')로는 노벨문학상 받으면 좋겠어요."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영문판 마터 2-10)가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 6개 작품에 든 만큼 수상에 강한 욕심을 내비친 것이다.
황 작가가 올해 최종 후보에 오르며 2022년 정보라 '저주토끼', 지난해 천명관 '고래'에 이어 한국 작가 작품이 3년 연속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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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커상 최종후보 올라 기대
“홍범도-최시형 등장 소설 구상
근대 극복-수용이 일감이자 사명”
황석영 작가(81)는 17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활짝 웃으며 말했다.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영문판 마터 2-10)가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 6개 작품에 든 만큼 수상에 강한 욕심을 내비친 것이다.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그의 입담은 여전했다. 2019년 장편소설 ‘해질 무렵’(영문판 앳 더스크)이 2019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롱리스트)에 올랐으나 수상에 실패한 사실을 의식한 듯 “32개국에 98개 작품이 번역돼 소개됐고, 10여 차례 국제상 후보에 올랐다. 상을 받을 타이밍이 끝난 줄 알았는데 수명이 늘어서 타이밍이 연장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옆에서 계속 수상 가능성을 이야기하니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이번엔 진짜 받으려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2020년 출간된 ‘철도원 삼대’는 철도원 가족을 둘러싼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의 근현대 역사를 조망하는 소설이다. 그는 “세계가 근대를 지나 포스트모던 사회에 진입한 모양을 갖췄지만 사실 근대를 극복하지 못했다”며 “‘철도원 삼대’는 한국 근대 노동 운동사를 실감 나게 담았다는 데 문학적 의미가 있다”고 했다.
1962년 단편소설 ‘입석부근’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에 입선하며 등단한 그가 62년 동안 작품을 계속 써 내게 한 동력은 두려움이다. 그는 “‘원로 작가’라는 수식어는 매너리즘에 봉착한 작가를 의미한다”며 “난 장대 위에 올라 있는데 떨어질지도 모르는 미지의 허공에서 다시 나아가야 하는 위기의 자리에 있다”고 했다.
황 작가가 올해 최종 후보에 오르며 2022년 정보라 ‘저주토끼’, 지난해 천명관 ‘고래’에 이어 한국 작가 작품이 3년 연속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게 됐다. 앞서 2016년 소설가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한국 작가 최초로 부커상을 받은 바 있다.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은 5월 2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최종 수상 작가와 번역가에게 모두 5만 파운드(약 8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그는 차기 작품 구상도 줄지어 밝히며 의욕을 드러냈다. “홍범도 장군(1868∼1943), 동학 2대 교주 최시형(1827∼1898)이 등장하는 소설도 각각 구상하고 있어요. 저를 근대 극복과 수용을 자기 일감이자 사명으로 생각하고 언저리에서 일하다가 죽은 작가로 규정해 주십시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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