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규모 140조 앞뒀지만 … 좀비상품 여전

우수민 기자(rsvp@mk.co.kr) 2024. 4. 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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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며 140조원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ACE 국채선물3년인버스 ETF는 순자산 22억원에 3개월 거래량 평균이 0에 수렴하며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다.

2021년 골프 열풍을 타고 상장한 HANARO Fn골프테마 ETF는 순자산 36억원에 3개월 동안 평균 550주 거래되는 데 그쳤고, 메타버스 붐에 힘입어 2022년 선보인 KODEX 차이나메타버스액티브 ETF도 순자산 48억원에 3개월간 평균 532주만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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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테마·로우볼 ETF
거래량 적어 투자 주의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며 140조원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충분한 자금을 채우지 못해 상장 기본 요건에 미달하는 상품도 여전히 10개 중 한 개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성이 지나치게 적은 상품은 제값에 팔기도 어려워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139조535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89조9858억원)에 비해 약 84% 늘어난 수치다. 현재 상장된 ETF 상품 수도 842개에 이른다.

하지만 모든 상품이 투자자의 관심을 받은 건 아니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순자산총액이 50억원이 안 되는 ETF가 82개(거래정지종목 제외)에 달한다. 순자산총액이 50억원 미만인 상태가 1개월 이상 지속되면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이 가운데 3개월 평균 거래량이 1000주가 안 되는 이른바 '좀비' ETF도 34개에 달했다. 극단적으로 거래량이 적은 ETF로는 단기국채 상품이 꼽혔다. ACE 국채선물3년인버스 ETF는 순자산 22억원에 3개월 거래량 평균이 0에 수렴하며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다. KBSTAR 국채선물5년추종 ETF도 순자산 32억원에 거래량 평균은 48주에 불과했다. 개인 채권 투자 수요가 매매 차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기채에 쏠리면서 5년물 이하 거래가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투자전략형 상품도 투자자로부터 외면받는 모습이었다. HK S&P코리아로우볼 ETF는 순자산 37억원에 3개월 거래량 평균은 44주에 그쳤고, ARIRANG 중형주저변동50 ETF도 순자산 28억원에 거래량 평균은 363주뿐이었다. 로우볼은 변동성이 낮은 주식에 투자해 안정적인 초과수익을 꾀하는 전략이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 주식시장에서 각광받았지만 단기간에 고수익을 추구하는 국내 투자자 선호와는 괴리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야심 차게 선보인 이색 테마 ETF도 투자자 관심을 끌지 못하는 분위기다. 2021년 골프 열풍을 타고 상장한 HANARO Fn골프테마 ETF는 순자산 36억원에 3개월 동안 평균 550주 거래되는 데 그쳤고, 메타버스 붐에 힘입어 2022년 선보인 KODEX 차이나메타버스액티브 ETF도 순자산 48억원에 3개월간 평균 532주만 거래됐다. 규모가 지나치게 작고 거래량이 적으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투자자가 매도 주문을 내야 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다만 ETF는 상장폐지가 되더라도 주식처럼 휴지 조각이 되지는 않는다. 상장폐지가 되면 ETF가 편입한 주식이나 채권을 매도해 현금화한 뒤 투자자에게 지급하기 때문이다.

선제적으로 좀비 ETF 정리에 나서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KB자산운용은 약 120개 상품 가운데 연말까지 소규모 상품을 최대 20개 줄이겠다는 방침을 최근 세웠다. 이에 따라 지난달에는 KBSTAR KRX300레버리지와 KBSTAR Fn K-뉴딜디지털플러스 ETF를 자진 상장폐지한다고 공시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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