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박영선·양정철 기용설' 여의도 발칵…여권 "정체성 부정"(종합)

박기범 기자 박기호 기자 김예원 기자 2024. 4. 1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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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인선 검토된 바 없어" 진화…당 안팎 '지지층 반발' 우려
야권서도 "맥락 없어" "野 파괴공작" 비판…안철수 "다 좋은 분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를 나서고 있다. 양 원장은 이날을 마지막으로 '야인(野人)'으로 돌아가겠다”며 사직 의사를 밝혔다. 2020.4.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박기호 김예원 기자 = 신임 총리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새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이 17일 전해지자 정치권이 술렁였다.

대통령실이 "박 전 장관, 양 전 원장 인선은 검토된 바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의도 정치권은 뒤숭숭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야권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YTN과 TV조선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에 박 전 장관을, 비서실장에는 양 전 원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총선 패배에 따른 민심 수습, 여야 협치 차원에서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 기용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박영선 전 장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 인선은 검토된 바 없다"며 이를 즉각 부인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하마평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협치와 인적쇄신이란 관점에서 긍정적 평가도 보이지만, 지지층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이라며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다 좋은 분들"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IMF를 극복하기 위해 보수진영에 있던 분을 비서실장으로 모셔왔지 않느냐"고 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인적쇄신을 하는 데 있어 제한 없이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많은 당원과 지지자분들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당 정체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인사는 내정은 물론이고 검토조차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특히 "총선 참패로 인해 당은 위기에 봉착했다. 엄중한 시기다. 인사 하나하나에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대통령실에서 위 인사를 검토한 적이 없다는 공식 입장이 나왔다. 그러나 오늘과 같은 헤프닝은 메시지 관리의 부실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대통령실을 겨냥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당선인(경기 포천·가평)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보도를 보고 좀 당혹스럽긴 했다"며 "현실화가 된다면 지지층 사이에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보수층 입장에서 (이들을) 받아들이기가 감정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의 한 전직 의원은 뉴스1에 "박 전 장관은 국무총리 인준을 위한 야당의 협조라도 필요한 측면으로 검토될 수는 있지만 양 전 원장의 비서실장 카드는 보수진영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에 절대 말도 안된다"며 "정치를 정말 모르고 하는 인선 논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갤러리 라메르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야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맥락도 없이 사실상의 거국 내각을 구성하는 안을 냈다는 것 자체가 윤석열 대통령이 얼마나 당황했는지, 현재 정부를 수습하기 위해서 (얼마나) 두서없는 대안을 내고 있는지 결론 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인 개혁신당 상임고문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그 사람들이 새로 들어가서 새로운 걸 할 수 있겠냐.(박영선, 양정철 등 야권 인사로) 지금 사태를 수습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엄청난 착각"이라고 했다.

박지원 민주당 당선인(전남 해남·완도·진도)도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찔러보기, 띄워보기이자 간보기"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파괴공작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선 야권 인사인 이들의 인선 검토설(說)은 총리의 국회 인준을 위한 야권의 협조, 대야 협치 기조 차원에서 논의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다.

또한 현재의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친명계로 판이 짜인 상태라 문재인정부 시절에 활동했던 이들의 활동폭이 다소 좁아진 상황도 인선 배경의 하나로 보인다.

게다가 진영을 넘나드는 인사는 과거에도 있었다. DJP 연대로 대통령이 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무적으로 보수진영의 김종필 총리, 김중권 비서실장이라는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다만 대통령실이 보도를 부인하고 세 사람 모두 직간접적으로 인선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나타내면서 실제 임명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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