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제정신 아니었다”… 호주 칼부림男 부모, 눈물의 공개 사과

문지연 기자 2024. 4. 1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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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칼부림 사건 용의자 조엘 카우치의 부모. /The Australian 유튜브 영상

호주 시드니 교외 한 쇼핑몰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 용의자의 부모가 피해자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자신들 역시 아들의 위협을 받아왔고, 현장에서 아들을 사살한 경찰관에게도 악감정이 없다고 말했다.

16일(현지시각) 호주 A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사건 범인인 조엘 카우치(40)의 부모가 최근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입장을 밝혔다. 아버지 앤드루 카우치(76)는 “이런 일이 생기게 돼 매우 유감”이라며 “아들이 일으킨 고통을 없앨 수 있는 말은 아무것도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아들은 정신질환을 앓았다. 나는 아들을 사랑했기에 그 사실을 알게 된 후로 아들의 하인처럼 지냈다”며 “나도 아들로 인해 신변의 위협을 받았다”고 했다. 조엘이 여성을 범행 표적으로 삼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들은 여자친구를 원했지만 사교적인 기술이 없었고 깊은 절망에 빠진 상태였다”고 했다.

호주 시드니 동부 본다이 웨스트필드 쇼핑센터 앞에 마련된 추모 공간. /EPA 연합뉴스

어머니인 미셸 카우치도 “정신질환을 앓는 아이를 둔 부모에게 악몽과도 같은 일”이라며 “아들이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은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어느 순간 현실과의 접점을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했다.

이들은 경찰 소셜미디어와 TV 뉴스를 보고 범인이 아들임을 알아차렸다고 했다. 앤드루는 “아내가 ‘이 사람 조엘과 닮았다’고 하더라. 그날 밤 경찰이 문을 두드렸고 아들이 범인임을 알았다”고 회상했다. 현장에서 조엘을 사살한 경찰관 에이미 스콧 경위에 대해서도 “그는 자기 일을 한 것이고 훌륭한 일을 했다. 때문에 악감정은 없다”고 했다.

현장에서 조엘 카우치를 사살한 에이미 스콧 경위. 오른쪽은 스콧 경위가 피해자들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 모습. /호주 ABC뉴스, 엑스(X·옛 트위터)

이어 “만약 내가 경찰이고 범인이 칼을 든 채 내게 달려온다면 나도 스콧 경위가 했던 것과 같은 일을 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들의 머릿속에 무슨 생각이 있었는지 알았다면 먼저 신고해 ‘뭔가 잘못되기 전에 내 아들을 데려가 달라’고 말했을 것”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앞서 사건은 지난 13일 시드니 동부 본다이 웨스트필드 쇼핑센터에서 발생했으며, 6명이 목숨을 잃고 10여명이 부상당했다. 당시 스콧 경위는 조엘의 위치를 파악한 뒤 “흉기를 내려놓으라”고 말했으나, 조엘이 따르지 않자 총을 쏴 진압했다. 이후 쓰러진 조엘의 칼을 빼앗아 상황을 마무리했다.

조엘은 퀸즐랜드주에서 수년간 영어 과외 교사로 일하다 최근 뉴사우스웨일즈(NSW)주 시드니로 이사했다. 범죄 전력은 없지만 정신 건강 문제를 겪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특정 동기나 이념에 의한 사건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사망자 6명 중 5명이 여성이어서 이에 대한 의도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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