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미생물 종류, 자폐스펙트럼장애 중증도 가른다

문세영 기자 2024. 4. 1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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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에 사는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 균종의 차이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중증도 차이로 이어진다는 점이 확인됐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의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을 분석해 장내 미생물 균종에 따라 환자의 임상 양상이나 경과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자폐스펙트럼장애는 개인별 임상 양상이 다양해 특정 환자의 경과 발달을 예측하기 어려운데 장내미생물 군집을 조절해 환자의 경과를 예측하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추가 연구 진행 근거가 마련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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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장내 미생물 종류가 사회적 의사소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ikovit4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장에 사는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 균종의 차이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중증도 차이로 이어진다는 점이 확인됐다.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의 임상 양상을 예측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을 찾는 데 활용하는 새로운 지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은 김효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이 장내 미생물을 구성하는 균종이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중증도를 판단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사회적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이 어렵고 반복 행동을 보이거나 소화기계 증상이 나타나는 등 다양한 양상을 동반하는 복합 질환이다. 흔히 임신 중기 태아의 뇌 발달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일부 아동에서는 환경적 요소가 중증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자폐스펙트럼장애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 중 하나일 것으로 가정하고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 249명 등 총 456명을 대상으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살피는 연구를 진행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체내에 존재하는 미생물 군집으로 95% 이상이 장에 존재한다. 

마이크로바이옴과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상관관계가 있다는 가설은 선행 연구들에서 이미 제시된 바 자있지만 아직 연구자 간 이견이 있다. 인종과 거주지에 따라 마이크로바이옴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국내 환 대상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국내에서 456명의 연구참여자를 모집했다. 이 중 249명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을 받은 평균 생후 76.9개월인 환자였고 106명은 환자의 형제 및 자매였으며 나머지 101명은 일반 대조군이다. 

연구참여자들의 장내 미생물 균종을 분류하고 머신러닝 학습을 통해 미생물 종류별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중증도 차이를 비교한 결과, 환자군과 비교군 사이에 유의미한 균종 차이가 확인됐다. 환자군 내에서도 장내 미생물 균종에 따라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뉘며 그룹별로 임상 양상에 차이가 있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군은 메가모나스, 인테스티니박터 바틀레티 등의 미생물이 풍부했고 비피도박테리움 롱검이 풍부할수록 자폐스펙트럼장애 중증도는 낮았다. 비피도박테리움 롱검은 신경전달물질에 작용해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증상을 완화한다고 동물연구를 통해 보고된 바 있는 미생물이다. 

장내 미생물 균종에 따라 환자군의 중증도를 비교한 결과에서는 장내 미생물의 성숙도가 느린 그룹에서 사회성과 자조 능력이 더 떨어진다는 점이 발견됐다. 사회성과 자조 능력이 낮은 그룹은 특히 연쇄상구균의 한 종류인 스트렙토코커스 살리바리우스가 부족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의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을 분석해 장내 미생물 균종에 따라 환자의 임상 양상이나 경과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자폐스펙트럼장애는 개인별 임상 양상이 다양해 특정 환자의 경과 발달을 예측하기 어려운데 장내미생물 군집을 조절해 환자의 경과를 예측하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추가 연구 진행 근거가 마련됐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의학연구저널’에 최근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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