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호텔도 그에게 한 수 배운다...30년 ‘VVIP 마케팅’ 전문가 성기영대표
“고객과 처음 악수할 때 고개를 숙이면서 신발부터 보세요. 블루·브라운 계열의 구두를 신었거나, 굽이 높은 여성이라면 외향적이거나 자기주장이 강한 성향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중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모 백화점의 VIP 영업 담당자 수십여명이 모였다. 30년 동안 VVIP 마케팅 외길을 걸어온 럭셔리 마케팅 전문가 성기영 럭셔리홈갤러리 대표의 강연을 듣기 위해서였다. “VVIP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3번 이상 웃겨라”, “부자에겐 값비싼 음식이 아니라 1만원짜리 점심을 사라”는 것도 성 대표가 전하는 VVIP를 상대하는 대표적인 노하우다.
그가 럭셔리 마케팅 노하우를 집약해 지난해 출간한 ‘리프레이머’는 1년 만에 3000부 가량 팔렸다. 그는 책에서 자산 500억원 이상을 빅리치(Big Rich), 100억원 이상~500억원 미만을 리치(Rich), 50억원 이상~100억원 미만을 스몰 리치(Small Rich)로 구분하고 각각에 맞는 대응방법을 소개했다. VIP 고객을 상대하는 업무가 중요한 한 대기업 계열 호텔에서는 수십권을 단체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조만간 일부 내용을 추가한 특별판을 출간할 예정이다.
하지만 군 장교를 마치고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맡게 된 영업 업무는 쉽지 않았다. 3개월간 회원권을 하나도 팔지 못했다. 그러다가 당시 경인에너지 사장으로 있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우연치 않게 만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됐다. 그는 “아무 것도 잘 모르던 시절 회사 이름만 보고 주유소 사장님인 줄 알고 호기롭게 회사를 찾아갔었다”면서 “점심 약속이 있어 나가봐야 한다며 연신 미안하다고 말하는 회장님의 소탈한 모습은 VVIP 고객들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는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당시 처음으로 회원권을 2개 판매하는데 성공한 그는 이후 만나는 VIP들을 스스럼 없이 대했다. VIP 고객들도 그런 그에게 마음을 열고 신뢰를 쌓아갔다. 성 대표는 “고객들을 너무 친절하게만 대해서는 가까워지기 쉽지 않다. 고객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이런 방식으로 현재까지 네트워크를 쌓은 VIP 수는 4500명에 달한다.
그는 2002년 마케팅 전문 대행사를 창업했다. 주로 청담동·방배동·성북동 등 고급 주택과 리조트를 VVIP 고객들에게 팔았다. 남해 사우스케이프에 지어진 최고 100억원 짜리 고급 단독주택을 성공적으로 분양했다. 창담동의 차움 멤버쉽도 성 대표가 마케팅 총괄을 담당했었다.
2019년에는 미국 뉴욕 맨하탄의 초고층 빌딩 상층부의 최고급 콘도 메디슨하우스 수십여채를 국내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판매했다. 한 채당 50억~100억원하는 물건이었다. 럭셔리 마케팅의 대가인 만큼,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발군의 마케팅 능력을 발휘한 것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좋지 않다. 경기침체에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매수 수요가 뜸하기 때문이다. 성 대표는 현금 부자들의 베팅 능력이 요즘 같은 부동산 시장의 막힌 체증을 푸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많은 현금 부자들과 쌓아온 신뢰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최근 어려움을 겪는 시행사와 시공사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추는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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