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호캉스 가려면 미리 ‘수염’ 깎고 가야한다는데 무슨일이…[여행가중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즉 지난 29일부터 호텔에서 린스·면도기·샴푸·칫솔·치약 등 5개 품목을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다. 해당 5개 품목은 일회용품 중 배출량이 많은 제품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환경 보호 취지에서 개정한 법률이기에 일회용품이 EL724 인증을 받은 생분해성 제품일 시에는 무료로 제공할 수 있다. 다만 국내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이 크지 않고 관련 제품 가격대도 비싼 편이라 대부분 호텔 측에서는 유로로 일회용품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2025년부터 시행하는 신규 환경표지인증은 퇴비화 시설이 아닌 상온 일반토양에서 24개월 이내에 분해할 수 있는 제품만 받을 수 있어 더 조건이 까다로워졌다.
호텔가에 일회용품 규제 시동이 걸리자 정수기 업체에서 뜻밖의 환호성이 터졌다. 규제 품목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이번 개정을 계기로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등 일부 숙박시설에서는 객실마다 정수기를 들여 적극적으로 친환경에 앞장서고 있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레지던스와 오페라 스위트 전 객실에 얼음 정수기를 들였고,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 호텔은 코웨이 소형 정수기 405대를 객실에 뒀다.
앞서 환경부는 2021년 기준 492만t가량 발생한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2025년까지 393만t으로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이번 개정안은 폐플라스틱 발생량 감축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에 소비자들은 의견이 극명하게 나뉜다. 유명 호텔들이 기존에 제공하던 샴푸 등 편의용품은 고급 화장품 기업 제품인 경우가 다반사다. 일명 ‘호캉스’를 즐기러 가는 일부 투숙객 사이에서 호텔 편의용품은 기념품으로 여겨지며 시설 만족도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인데 이를 없애 아쉽다는 반응이 많다.
한 누리꾼은 “시설을 완비한 호텔에 편히 쉬러 가는데 집에서 쓰던 물건을 챙겨 가려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냐”며 “무료로 주던 고급 편의용품을 돈 주고 사야 한다면 이건 호텔만 좋은 일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편의용품은 유상으로 제공하면서 숙박비는 변동이 없는 데 따른 불만도 있다. 최근 호텔을 이용했다는 한 누리꾼은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숙박비용에 면도기까지 돈 주고 사야 한다니 아쉽다”며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줄어든 만큼 숙박비도 깎아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의 일회용 칫솔과 치약 세트를 7000원, 일회용 면도기 세트를 1만5000원에 유상 제공 중이다. 웨스틴 조선 서울은 칫솔 4000원, 치약 4000원으로 유상 전환했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한 관계자는 “실제로 규제 시행 초기에는 객실 내 유상으로 제공하는 칫솔 등 편의용품을 모르고 사용한 고객도 있었다”며 “이런 사례가 추가로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객실 안내문과 홈페이지 등에 사전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은 2025년 1월 1일부터 환경보호청(EPA) 법안에 따라 숙박업체에서 180㎖ 이하 용기에 담은 샴푸 등 편의용품 제공을 금지한다. 또 칫솔·치약·면도기·일회용 슬리퍼 등도 객실 안에 두지 않고 요청 시에만 제공한다.
일회용품 규제 조치에 대만 호텔 등 일부 객실에서는 5% 할인을 제공하는 등 고객 만족도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앞서 EPA는 이번 제한 조치로 연간 2100t의 플라스틱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 올해 1분기 수송 여객 수는 745만 9972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 수송 여객 수인 755만 7084명 대비 98.7% 회복률을 보였다. 코로나19 이전 수송 여객 수와 맞먹는 수치에 업계서는 완전히 수요를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남아 노선 역시 운항을 확대한다. 4월 25일부터는 부산~태국 방콕 노선을 매일 운항할 예정이다. 인기 노선인 인천~방콕 노선 역시 매일 3회에서 4회로, 인천~필리핀 마닐라 노선은 매일 2회에서 3회로 늘린다.
대한항공 측은 인기 노선 지속 확장에 더해 신형 항공기 도입 계획도 밝혔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들여온 에어버스 항공기 33대를 포함해 보잉 737-8 30대 등 총 143대 신형 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7월 1일부터 10월 26일까지 인천~일본 나리타 주간 항공편에 초대형 항공기인 에어버스 A380-800 항공기를 투입한다. 또 4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공휴일이 몰려있어 일본에서 통상 ‘대형 연휴’라 불리는 기간에도 인천-오사카 노선에 A380을 배치해 여객 수요에 대응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제 유가까지 출렁이고 있다. 중동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나 후티 반군 등 계속한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2년여 만에 배럴당 100달러(13만6900원)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항공사 매출액 원가 중 연료비 비중이 높은 항공사서는 심상치 않은 흐름에 바짝 긴장 중이다. 일례로 대한항공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3100만달러(424억39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노선에 따라 기존 가격보다 400~2400원 올렸다.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은 국내선 노선 유류할증료를 1100원 올렸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4일부터 위탁 수하물 요금도 인상했다. 15㎏ 구매 기준 온라인 사전 구매 국내선은 기존 1만 원에서 1만5000원으로, 국제선은 노선에 따라 4만 원~6만 원으로 올랐다.
진에어는 오는 7월부터 국내선과 국제선 초과 수하물 요금을 인상한다. 사전 구매 시 5kg 당 국내선은 8000원에서 1만 원으로 뛴다. 일본·중국 산동성 노선은 4만 원에서 4만5000원, 동남아·몽골 노선은 6만 원에서 6만5000원 등으로 변경한다.
항공사 관계자는 “여행 수요가 회복하는 시점에 환율 등에 따라 항공권값이 오르면 소비 심리가 위축하는 등 문제로 이어져 수익성을 보장받지 못한다”며 “유류할증료는 발권일 기준으로 요금을 받기에 여름 휴가철 전 미리 항공권을 구매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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