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도자기과학감정원, 비단에 그린 ‘고려 최고 수월관음도’ 일반에 공개
현존하는 고려 불화는 대부분 13~14세기 제작된 걸개 그림으로 학계는 이 그림이 어디에서 유래돼 온 것인가를 둘러싸고 이론이 분분했다. 막연히 둔황에서 전해 내려왔다고 주장하는 견해도 있었으며 송, 원대 전래설도 있다.
이번에 고배도자기과학감정원(원장 정세운, 이하 감정원)이 발굴, 공개한 수월관음도는 비단에 채색을 써 그린 가로 2.84m 세로 1.36m의 대형 그림이며, 왼편 상단에 금니 자로 화기를 적어 놓았다. 이 불화는 개인으로부터 소장 유물을 의뢰받아 그동안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최근 공개한 것이다.
금니자로 화기 내용은 고려 태조 왕건의 부친인 위무 대왕을 배향한 절에서 수월관음도를 같이 봉안했으며 참여한 화주와 화사, 승려들의 이름을 금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 불화를 고증한 한국역사유적연구원 이재준 고문(전충청북도 문화재 위원)은 화풍과 화기, 채색과 비단을 종합 연구, 이미 지난해 3월 한국역사유적연구원 봄철 논문집에 발표했다.
특히 이 고문은 “불화의 중심상인 수월관음은 중국 안서현(安西县) 현성 서남 약 70㎞ 지점의 유림하(榆林河) 양쪽 강변 절벽에 있는 유림굴에 있는 11세기 서하 도상과 똑같다”라고 말하며 “보관과 상호 영락과 경식, 천의 등이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내몽고 흑수성에서 출토된 서하시기 비단불화(러시아 박물관 소장) 관음보살 좌상과 많이 닮았다고 부연했다.
보살의 목에 건 경식은 화려하고 영락(瓔珞)은 가슴에서 발아래까지 내려져 있다. 흉전의 중앙에는 청, 황 남색의 구형 보석으로 이루어진 여의륜(如意輪) 장식을 배치했으며 장엄미를 나타냈다. 왼쪽 가슴이 유난히 볼륨이 있는데 이 같은 표현방식은 장대천 화백의 임모화에도 똑같다. 장화백도 돈황석굴을 답사하여 같은 모양을 그린 것이다.
이 불화에는 오른쪽 상단에 세 명의 보살이 구름을 타고 오는 형상을 묘사하고 있다. 보살들은 모두 화관을 쓰고 있으며 머리에는 노란색의 빛나는 두광을 나타냈다. 이고문은 논문에서 “이 세 여인은 비천(飛天)으로도 생각되며 모두 고려 여인들의 얼굴을 실제 여인들을 모델로 그린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고문은 불화의 재료인 비단은 고려제임을 밝히고 있다. 송나라 비단을 확대경으로 보면 씨줄은 두 가닥이다. 이번에 조사한 불화의 견은 씨줄이 세 가닥으로 교차하여 짰다. 고려 비단 가운데 가장 질 좋은 것을 사용한 것이다. 그는 “1천 년 가까이 되었어도 그림의 손상되지 않은 것은 가장 좋은 비단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감정원 측은 오는 4월 29일부터 5월 6일까지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고배도자기과학감정원 내 세운미술관에서 ‘고려 최고의 수월관음도’를 일반인에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수월관음도’ 이외에 보물급의 작품들도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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