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을 그리다 찔레] 나물 캐고 찔레순 따먹던 어린 시절

한국화가 박진순 2024. 4. 1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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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눈이 많던 겨울이 지나가고 3월 중순이 지나고 있다.

친구들과 들나물을 캐고 밭둑이나 개울가에 가시덤불인 찔레나무에서 새싹이 올라오면 찔레순을 따서 잎을 따내고 줄기를 함께 먹으며 놀았던 추억이 그립다.

찔레꽃 향기도 향긋하고 순수하다.

작년에 찔레잎 순을 딴 뒤 팬에 덖어서 만든 찔레순차를 요즘 작업실에서 우려서 차로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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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43×32.5cm 한지 위에 수묵채색. 우리나라 산과 들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찔레꽃을 그린 작품이다.찔레꽃은 장미꽃의 야생 원종으로 봄이면 소박하고 순수한 꽃을 피우고 가을에는 붉은색 열매가 열린다.

유난히 눈이 많던 겨울이 지나가고 3월 중순이 지나고 있다. 벌써 남쪽에는 동백꽃이 피고. 산수유꽃과 매화꽃이 만발하고 있다는 봄꽃 소식이다. 서울 우리 아파트 정원에는 매화꽃이 하나둘씩 피기 시작하고 개나리꽃도 노란색 꽃잎을 빼꼼 내밀기 시작한다.

이번 작품은 들녘에 핀 야생 찔레꽃이다. 어릴 적 시골 고향마을에서는 겨울이 지나간 들녘에 이맘때 돋아나는 달래, 냉이, 씀바귀, 쑥, 망초나물 등 봄나물을 캐서 반찬으로 먹었다. 친구들과 들나물을 캐고 밭둑이나 개울가에 가시덤불인 찔레나무에서 새싹이 올라오면 찔레순을 따서 잎을 따내고 줄기를 함께 먹으며 놀았던 추억이 그립다.

짤레순의 향은 씹으면 은은하면서 순수하고 상큼 아싹한 맛이 입안 가득 봄을 느끼게 한다. 찔레꽃 향기도 향긋하고 순수하다. 작년에 찔레잎 순을 딴 뒤 팬에 덖어서 만든 찔레순차를 요즘 작업실에서 우려서 차로 마시고 있다. 찔레순은 장아찌로 담아서 반찬으로도 먹고 있다.

여기저기 흔하게 피고 많아서 관심도 없던 찔레꽃은 천덕꾸러기였는데, 흔하게 피어 있던 하얀 찔레꽃이 나이를 먹으니 어릴 적 추억을 불러 주어서 그립고 소중하다.

경기도 광주 내 고향에서는 하얀색 찔레꽃이 주로 피는데 남쪽지방에는 붉은색, 분홍색 찔레꽃도 핀다고 한다.

작년에는 우연히 홍천의 어느 계곡에서 너무 예쁜 분홍색 찔레꽃을 보았다. 요즘 도시에서는 정원에 핑크색 찔레를 심은 걸 볼 수 있는데 야생 핑크 찔레꽃은 멸종위기라서 귀하다고 한다.

봄에 흰색 찔레꽃이 피고 지면 가을에는 콩알만 한 영실이라는 빨간색 열매가 예쁘게 열린다. 이 빨간색 열매와 뿌리는 약재로 쓰였고, 찔레잎은 나물로, 찔레꽃은 차로 이용했다고 하니 흔해서 무심하게 지나쳤던 찔레가 꽃도 예쁘지만 무서운 가시가 돋은 찔레나무도 새삼 소중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찔레꽃은 원산지가 우리나라이다. 장미꽃의 야생 원종으로 오늘날의 장미꽃은 이 야생 찔레나무를 개량한 것이다. 찔레꽃의 꽃말은 온화, 신중한 사랑, 고독,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다.

한국화에서 장미꽃의 의미는 '일 년 내내 좋은 일만 생겨라'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찔레꽃도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한국화가 박진순

인천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 미술학과 졸업.

인천대학교와 경기대학교에서 교수 활동.

1994 대한민국미술대전특선(국립현대미술관).

2006 서울미술대상전특선(서울시립미술관).

2006 겸재진경공모대전특선(세종문화회관).

한국미술협회. 서울미술협회. 동방예술연구회 회원.

월간산 4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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