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에 성매매까지…경찰 도덕성 검증 어떻길래[체크리스트]

박혜연 기자 2024. 4. 1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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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되거나 쟁점이 되는 예민한 현안을 점검하는 고정물입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순경 공개채용시험에서 도덕성 검증은 주로 객관식 문항에 답하는 인성 검사와 개별 면접을 통해 이뤄진다.

면접에서 지원자들은 통상 경찰관으로서 봉사정신이나 사명감, 청렴성, 준법성, 도덕성, 성실함, 자기통제력 등과 관련한 질의응답을 통해 직무 적합 여부를 검증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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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경찰 의무위반 도마…인성 검사와 면접으로 적합여부 판단
미국선 '거짓말 탐지기' 활용해 도덕성 검증…도입 필요성 제기

[편집자주]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되거나 쟁점이 되는 예민한 현안을 점검하는 고정물입니다. 확인·점검 사항 목록인 '체크리스트'를 만들 듯, 우리 사회의 과제들을 꼼꼼히 살펴보겠습니다.

ⓒ News1 DB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 지난 16일 하루 동안에만 인천과 대구에서 각각 현직 경찰관의 음주운전이 적발됐다. 광주 서부경찰서에서는 직원들의 음주운전 비위가 3차례나 적발돼 서장과 형사과장이 대기발령 조치됐다.

앞서 지난 2월 강북경찰서 소속 경사가 성매매하다 적발됐고 서울경찰청 기동단 소속 경위는 지난달 술에 취해 시민을 폭행해 입건됐다.

최근 음주운전이나 주취폭행, 성매매 등 현직 경찰관들의 잇따른 의무위반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경찰 채용 단계에서부터 준법성과 정직성 등 윤리의식을 더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순경 공개채용시험에서 도덕성 검증은 주로 객관식 문항에 답하는 인성 검사와 개별 면접을 통해 이뤄진다. 경찰 간부를 뽑는 경찰대 입시와 경위공개채용시험(간부후보생 시험)에서는 면접시험에서 부적격자를 걸러낸다.

면접에서 지원자들은 통상 경찰관으로서 봉사정신이나 사명감, 청렴성, 준법성, 도덕성, 성실함, 자기통제력 등과 관련한 질의응답을 통해 직무 적합 여부를 검증받게 된다.

면접은 필기나 실기시험과 달리 각 지원자의 배경과 경험,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질문이 오고 가고 면접관의 성향에 많이 좌우되기 때문에 획일적인 평가 기준을 마련하기 어렵다. 특히 개인의 관념적인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검증하는 것은 온전히 면접관의 주관적 판단에 기댈 수밖에 없다.

경찰 내부에서도 이런 한계를 인식하고 심리학 연구 용역을 토대로 질문 문항을 만들거나 자체 연구를 통해 지원자들의 역량과 자질을 평가하는 방법을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완벽할 수는 없지만 일정 정도는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면접 문항이나 판단 기준은 공개될 경우 지원자가 면접관 입맛에 맞는 답변으로 거름망을 파훼할 수 있기 때문에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지원자가 거짓말을 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고, 짧은 시간에 한 사람의 속내를 온전히 들여다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문제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돌려서 이 지원자가 몇 년 뒤에 비리를 저지를 확률을 파악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떤 제도를 도입하든 도덕성 방어 효과를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 News1 DB

일각에서는 미국에서 경찰을 채용할 때 활용하는 '거짓말 탐지기' 도입을 거론한다. 미국은 각 주마다 경찰을 채용하기 때문에 방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구술면접과 심리 검사, 거짓말 탐지기로 지원자의 심리와 인성, 도덕성 등을 검증하고 있다.

경찰 채용에 거짓말 탐지기를 활용하면 과거 비행이나 허위 이력을 숨기려는 지원자들을 미리 포기하게 할 수 있고 일반 국민들에게 유능하고 정직한 경찰관을 채용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미국에서는 경찰관을 채용할 때 거짓말 탐지기로 정직성 검사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다 보니까 허위 이력이 발각되는 경우도 있다"며 "한국에서 한 번 도입해 볼 만한 대안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전했다.

다만 채용 과정에서 개개인의 도덕성 검증을 강화한다고 해도 전반적인 조직문화와 분위기가 바뀌지 않으면 경찰 비위 고리는 끊기 어렵다.

이 교수는 "썩은 사과 몇 개를 골라내는 건 쉽지만 사과를 담고 있는 상자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상자를 바꿔야 한다"며 "지휘부도 함께 책임을 지도록 구조를 바꾸고 경찰이 먼저 능동적으로 현장으로 나가는 등 직무 개혁이 이뤄져야 조직이 건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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