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란·이스라엘·사우디 연달아 접촉…'중동 해결사' 나서나
지난해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외교관계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으며 '중동 해결사'로 주목받았던 중국이 이번 이란, 이스라엘 전면 충돌 위기에서도 외교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전날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과 전화통화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군사행동은 제한적이었으며, 이란은 자위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이 상황을 통재해 더 큰 혼란을 회피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이란은 주권침해 행위에 대응할 자위권을 갖고 있다"면서도 "(대응을) 자제할 의지가 있다. 긴장을 더 고조시킬 생각이 없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같은날 왕 부장은 이란과 함께 이슬람 양대 축을 맡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측과도 접촉했다. 왕 부장은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장관과 통화에서 중동 지역 갈등 확대를 피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자이쥔 중국 중동문제 특사는 이리트 벤 아바 비탈레 주중 이스라엘 대사와 만나 중동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자이쥔 특사는 "분쟁과 유혈사태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두 국가 해법을 통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지난 13일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직전까지 미국은 이란에 군사행동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보냈다. 다만 이란과 공식적 외교관계가 없어 중국 등 제3국을 통해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지난해 이란, 사우디 외교관계를 정상화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중동 해결사로 주목받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이란 대 이스라엘 갈등을 중동 내 자국 지위를 확대할 지렛대로 삼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윌리엄 피게로아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역사학 교수는 중국이 최근 10년 간 이란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중국은 이란에 대해 엄청난 잠재적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이 이번 이란, 이스라엘 갈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피게로아 교수는 "무역관계를 공개적으로 무기화하는 것은 중국의 지역전략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관계를 국제사회 영향력을 확대하는 지렛대로 삼을 경우, 브릭스(BRIC)를 중심으로 남반구 국가를 모아 경제권역을 형성하려는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 특히 아프리카, 남미 등 약소국들이 중국을 중심으로 한 권역 형성을 꺼려할 수 있다는 분석으로 보인다.
또 피게로아 교수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갈등이 먼저 해결돼야 하기 때문에 중국이 개입할 여지는 크지 않다고 했다.
이란은 지난 13일 드론과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지난 1일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 도중 이란 측 건물이 파괴된 데 대한 보복 조치다. 이란은 이 건물이 자국 영사관이었으며 폭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주요 인사 7명이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문제의 건물은 영사관이 아닌 IRGC 측 군사시설이었다는 입장이다.
폭격 직후 중국은 외교부 성명을 통해 "더 이상의 긴장 고조를 박기 위해 자제력을 발휘할 것을 당사자들에게 촉구한다"며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있는 국가들이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스라엘 측은 중국을 향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주중국 이스라엘 대표부 측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명확히 인정했어야 했다"며 "(중국 외교부의) 성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중국이 이란, 이스라엘 사이에 개입하더라도 중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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