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가루로 채운 간절한 바람…이건희 기증 '고려사경' 공개

김문영 2024. 4. 1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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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기증한 고려사경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紺紙金泥 大方廣佛華嚴經)'이 지난 2021년에 기증을 받은 이후 2년 만에 일반에 공개됩니다.

사경(寫經)은 고려의 불교문화를 보여주지만 남아있는 유물이 많지 않아 귀한 문화재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고려실에 고려시대 사경 4점을 집중 전시하기로 한 가운데, 3점이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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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9월까지 전시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 기증품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기증한 고려사경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紺紙金泥 大方廣佛華嚴經)'이 지난 2021년에 기증을 받은 이후 2년 만에 일반에 공개됩니다.

사경(寫經)은 고려의 불교문화를 보여주지만 남아있는 유물이 많지 않아 귀한 문화재입니다. 온 마음을 다해 종교적인 가르침을 한 글자씩 적은 사경은 고려시대에 불교가 성행하면서 널리 퍼졌습니다.

당시 국가 기관인 사경원이 나라의 안녕을 빌었고, 사경을 통해 개인적으로 바라는 바를 빌거나 돌아가신 부모가 편하게 극락왕생하기를 기원하기도 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고려실에 고려시대 사경 4점을 집중 전시하기로 한 가운데, 3점이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입니다.

이중에 2점인 '감지은니 불공견색신변진언경(紺紙銀泥不空羂索神變眞言經)'과 '감지은니 묘법연화경(紺紙銀泥妙法蓮華經)'은 국보로 지정된 전시품입니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 기증품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표지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은 금가루를 아교풀에 개어 만든 안료로 감색 종이를 채운 유물입니다. 경전의 내용을 화려하게 그린 변상도(變相圖)가 인상적인 작품으로, 불교에서 도리천의 왕을 의미하는 수호신인 '제석천'이 코끼리를 탄 채 악신인 '아수라'의 군대를 무찌르는 장면을 표현해 보살이 중생을 구제하는 공덕이 제석천 군대의 힘보다 훨씬 크다는 의미를 담아 냈습니다.

'감지은니 불공견삭신변진언경'은 고려 충렬왕(재위 1274∼1308) 때 대장경을 손으로 직접 베껴 쓰는 사경 사업을 왕명으로 추진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어 연구 가치가 큽니다. 그 근거가 되는 충렬왕의 발원 글귀가 마지막 부분에 쓰여 있습니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 기증품 국보 '감지은니 묘법연화경' 앞·뒤 표지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감지은니 묘법연화경'은 금니(金泥)와 은니(金泥)로 화려하게 꾸미는 고려 사경의 표지 형식을 잘 보여줍니다.

봄을 맞아 상설전시실 중・근세관(고려실, 조선실, 대한제국실) 전시품의 일부를 교체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국보 ‘초조본 현양성교론(初雕本 顯揚聖敎論)'과 보물로 지정된 '청구관해방총도(靑丘關海防摠圖)', '조숭 고신왕지(趙崇 告身王旨)'도 오랜만에 전시로 선보입니다.

'초조본 현양성교론'은 우리 역사 최초로 목판 인쇄가 된 대장경인 초조대장경의 일부로, 전체가 온전하게 남아 있어 학술 가치가 큽니다.

보물 '청구관해방총도' [사진=국립중앙박물관]


대형 지도인 '청구관해방총도'는 18세기 후반 국경 지역 전체를 그려 당시 북방 방어 체계를 엿볼 수 있으며 '조숭 고신왕지'는 조선 개국 직후 수여된 관리 임명장입니다.

조선실에서는 조선과 명나라의 문화 교류를 알 수 있는 보물 ‘봉사조선창화시권(奉使朝鮮倡和詩卷)'과 임진왜란 이후 일본과의 국교 재개 모습을 알 수 있는 '국서누선도(國書樓船圖)'가 공개됩니다.

'국서누선도' [사진=국립중앙박물관]


'봉사조선창화시권'은 1450년 당시 조선을 방문한 명나라 사신 예겸과 집현전 학자 정인지, 성삼문, 신숙주가 주고받은 시를 모은 것이며, '국서누선도'는 조선 왕의 국서를 가진 통신사 일행이 일본 오사카(大阪) 인근에서 도쿠가와(德川) 막부가 제공한 배로 바꿔 타고 이동하는 장면을 그려내 임진왜란 이후 한동안 단절되었던 일본과의 국교가 통신사 파견을 계기로 재개되는 모습을 잘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대한제국실에는 근대식 교과서인 '산술신서', '물리학초보' 등 다양한 근대 문물 관련 전시품이 관람객을 맞습니다.

이번에 교체한 전시품은 9월 말까지 상설전시실 중·근세관에서 볼 수 있습니다.

[ 김문영 기자 kim.moonyoung@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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