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구경 나섰다가 … 툭하면 에취! 봄이 괴로워

이병문 매경헬스 기자(leemoon@mk.co.kr) 2024. 4. 1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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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알레르기 질환 대해부

꽃이 화사하게 피고 새들이 지저귀는 봄날, 친구들과 함께 꽃구경을 했지만 어떤 친구는 콧물과 재채기, 코와 귀의 가려움증을 호소한다. 또한 똑같은 음식을 먹었는데 어떤 사람은 가려움증과 간헐적인 호흡곤란으로 홍역을 치르곤 한다. 왜 그럴까. 바로 알레르기(알러지) 때문이다.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은 비염, 천식, 결막염, 아토피 피부염 등이다.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항원은 알레르겐(allergen)이라고 하며 전형적인 알레르겐은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 털, 약물, 음식물, 화학물질 등 다양하다.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하면 주로 습진, 비염, 천식, 두드러기, 피부염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알레르기 질환은 부모가 알레르기가 있으면 자식에게서 잘 나타난다. 부모 양쪽 다 알레르기 질환을 가질 때는 70%의 확률로 자녀에게 나타난다.

하지만 같은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더라도 우리가 살면서 노출된 외부환경의 차이에 따라 발생이 결정된다.

알레르기 비염

벚꽃을 시작으로 꽃이 활짝 피게 되면 발작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알레르기 비염이 기승을 부린다. 증상이 심하면 후각감퇴를 비롯해 합병증으로 중이염, 부비동염(축농증), 인후두염, 가려움, 두통까지 동반된다. 이맘때쯤 콧물, 재채기, 코막힘이 생기면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을 한번쯤 의심해뵈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특정 계절에만 나타나는 '계절성(꽃가루) 알레르기 비염'과 일년 내내 증상이 지속되는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으로 나뉜다.

계절성 비염은 봄(3~5월)과 가을(8~10월)에 악화되며 봄에는 오리나무, 개암나무, 자작나무, 느릅나무, 버드나무, 삼나무 꽃가루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통년성 비염은 실내에 존재하는 알레르겐, 즉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반려동물 털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아 강아지나 고양이가 꽃보다 강력한 항원을 가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반려동물은 가족처럼 매일 접촉하기 때문에 꽃과 달리 1년 내내 알레르기 비염(통년성 알레르기)이 지속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비염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지만 다르다. 감기는 일주일 정도면 증상이 호전되지만 비염은 수주~수개월까지도 지속되며 발열, 인후통이 없다. 알레르기 비염은 IgE(면역글로불린) 매개 알레르겐이 한 개 이상 확인되면 진단한다. 치료는 일년 내내 지속되는 통년성인지, 간헐적으로 증상을 보이는 간헐성인지, 증상이 경증인지, 중증 이상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법은 회피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 등 크게 3가지다.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는 생활요법도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니지만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코 세척은 부은 코점막을 가라앉히고 비강 내부의 이물질을 제거하며 염증 유발인자를 감소시켜준다. 'HEPA필터'를 탑재한 공기청정기를 사용해도 알레르기 항원량을 줄일 수 있다.

수술은 코막힘 증상이 다른 치료방법으로 개선되지 않는 환자로 제한된다. 환경 개선과 원인 회피만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병행하며 항히스타민제와 코에 뿌리는 국소용 스테로이드, 류코트리엔 조절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면역요법은 대증요법과 달리 발병을 장기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근본 치료법으로 꼽힌다. 면역요법은 약물 요법이나 회피 요법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검사상에서 해당 항원에 의한 과민반응이 증명되고, 이 항원에 의해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유발될 때 고려할 수 있다. 면역요법 약은 삼나무, 꽃가루, 진드기 등 알레르기 종류별로 제조되며, 반려동물 알레르기는 알레르겐이 달라 면역요법의 유효성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

천식

간헐적 호흡곤란과 기침, 쌕쌕거리는 숨소리를 특징으로 하며, 기도개형(기관지 염증 지속 상태)을 동반하는 만성 기관지염증을 보이는 질환이다. 천식은 발생에 관여하는 인자와 증상을 유발하는 인자로 구분하기도 하며, 숙주인자와 환경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천식은 폐기능 검사와 천식유발검사, 운동유발검사, 알레르기 검사 등을 시행해 진단하지만, 6세 미만은 천식예측 지수를 사용하기도 한다.

치료는 위험인자를 알아내어 이러한 위험인자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정확한 평가와 중증도에 맞는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를 통해 천식의 재발을 막고 악화를 방지한다.

예방은 사람마다 다른 양상을 보이지만 유전적 소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 특히 천식이 있는 부모는 분만 시기부터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음주, 흡연, 스트레스 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출생 이후에도 환경적인 변화, 습기,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매연 등 원인 유발 물질에 대한 관리와 반복되는 천명증상이 있는 경우, 전문가의 진료와 악화 인자에 대한 검사를 통해 만성적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미세먼지와 오존이 높은 날과 시간대에는 야외활동을 피하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미 천식을 진단받은 환자는 약물을 꾸준히 사용하며, 호흡곤란이 나타날 경우를 대비해 국소용 기관지 확장제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우리의 눈은 항상 촉촉한 눈물로 젖어 있다. 이는 결막이 점액과 눈물을 분비해 눈의 윤활성을 돕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젖어 있는 눈은 꽃가루나 집먼지 등이 잘 달라붙어 알레르기가 쉽게 일어날 수 있다. 공기 중의 꽃가루, 먼지, 동물 비듬이 항원으로 작용해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 바로 알레르기 결막염이다. 결막염 환자의 약 70%는 알레르기 비염, 천식, 아토피 피부염 등 다른 알레르기 병을 갖고 있다. 월별로 진료 환자를 보면, 4월에 가장 많고 환절기인 9월에도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결막염에 걸리게 되면 눈이 따갑거나 충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려움증에 시달리게 되며, 실처럼 늘어나는 진한 눈곱, 눈물이 과다하게 흐르는 증상이 뒤따르게 된다. 알레르기 결막염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시력 이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안과를 방문해 다른 합병증이 동반됐는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결막염 환자는 남자보다 여성이 많은데, 그 이유는 화장품, 렌즈, 인조 속눈썹 등의 잦은 사용 때문이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간단한 예방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외출 후에는 무방부제 1회용 인공누액을 눈에 넣고, 렌즈를 끼는 경우 소독을 철저히 하고, 눈을 비비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간혹 이차 감염에 의해 세균성 결막염이 합병될 수 있다.

증상이 발생했을 때는 병원진료를 받고 안약을 처방받아야 하며 인공눈물, 냉찜질 등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는 스테로이드 제제의 안약은 손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주의해야 한다. 스테로이드 제제의 안약은 장기간 사용할 경우 녹내장이나 헤르페스성 각막염, 각막 궤양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전문의의 지시를 따라야한다.

음식 알레르기

알레르기는 우리가 자주 먹는 일부 음식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음식 알레르기는 정상적으로 해롭지 않은 음식물에 대해 몸의 면역계가 과민반응을 나타내면서 음식을 섭취한 후에 여러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일본의 경우 음식 알레르기 환자 비율은 영유아 5~10%, 초등~고교생 약 3%로 추정된다. 병원 진료를 받은 알레르기 환자의 약 절반이 1세 이하로 나타났다.

음식 알레르기는 식품을 먹고 난 후 알레르기 반응이 즉시 나타나는 '즉시형 과민반응'과 음식섭취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 나타나는 '지연형 과민반응'으로 나뉜다. 즉시형 과민반응이 나타나면 음식 알레르기에 대한 원인을 파악해 진단 및 치료가 가능하지만, 지연형 과민반응일 경우 음식섭취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 원인 음식을 찾아내기 어렵다.

음식 알레르기 증상은 심한 가려움, 피로, 두통, 편두통, 호흡곤란, 저혈압, 의식소실 등이다. 심한 경우 과민반응으로 몸의 각 기관에서 동시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고 증상이 급격히 진행되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전신성 쇼크(아나필락시스·anaphylaxis)'가 나타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 증상은 알레르기 물질에 노출된 즉시 혹은 수십 분에서 수 시간 이내에 입안 혹은 얼굴이 붓는다. 또 피부가 가렵고 붉게 변하거나 두드러기가 생긴다. 기침, 쌕쌕거림과 함께 삼키거나 말하기가 힘들어지고 호흡이 가쁘고 숨소리가 거칠어지거나 혈압이 떨어져 실신할 수도 있다.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원인은 영유아의 경우 우유와 계란, 그 밖의 연령대는 땅콩이나 잣, 호두 같은 견과류, 새우와 같은 해산물, 과일, 메밀, 콩, 밀, 번데기 등이다. 햄, 소시지, 라면 등과 같은 가공식품도 알레르기 발병에 한몫한다.

곤충 알레르기

봄철 대표적인 곤충알레르기의 항원은 벌독이다. 정상인이 벌에 쏘이면 그 부위만 통증이 있고 부어 오르지만 벌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10~15분 내 온몸에 두드러기가 생기고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심할 경우 혈압이 떨어져 사망하기도 한다. 따라서 벌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가급적 긴 옷을 입어야 하고,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벌에 쏘인 곳이 팔이나 다리라면 압박붕대로 묶고 얼음을 올려 놓아 벌독이 퍼지는 속도를 늦춘다. 심한 벌독 알레르기 환자들은 환자가 직접 주사할 수 있는 비상약을 처방받아 사용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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