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과몰입에 도파민 한 스푼…브라운관 점령한 추리·범죄수사 장르물

이승연 시티라이프 기자(lee.seungyeon@mk. 2024. 4. 16. 15: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비밀로 가득한 미스터리한 사건 현장. 그 속에 단 하나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은 언제나 ‘도파민’을 선사한다. 2024년 상반기, ‘추리·범죄 수사물’을 표방한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 다큐멘터리가 연이어 출격 소식을 알렸다. 정교하게 짜인 스토리텔링, 몰입감 높이는 플레이어들의 추리력. 모니터 너머의 시청자들은 한 순간에 소파에 몸을 누인 셜록 홈즈, 콧수염을 구부러뜨리는 에르퀼 푸아로가 된다.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과몰입 유발 주위! 티빙 오리지널 예능의 컴백
‘크라임씬 리턴즈’, ‘여고추리반3’
‘크라임씬 리턴즈’, ‘여고추리반2’ 포스터(사진 티빙)
국내 토종 OTT 브랜드, 티빙의 웰메이드 IP(지적재산권)로 자리한 오리지널 추리 예능들이 올해 상반기 새 시즌 컴백으로 팬들의 기대감을 채우고 있다.
먼저, 7년 만에 새로운 시리즈로 돌아온 ‘크라임씬 리턴즈’는 지난 2월9일 티빙 오리지널로 첫 공개됐다. ‘크라임씬’은 국내 최초 ‘롤플레잉 추리게임’을 표방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특정 공간에 일어난 미스터리한 범죄 현장을 배경으로 용의자와 탐정이 된 참가자들이 그들 가운데 숨어있는 범인을 찾아내는 형식이다. 대형 스케일의 ‘마피아 게임’인 셈. 매 시즌마다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문제 해결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장치, 출연자들의 심리 게임 등 다채로운 재미 요소를 통해 기존 팬층부터 새로운 추리 덕후까지 많은 팬들을 양산했다.
‘크라임씬 리턴즈’ 화면 갈무리(사진 티빙)
‘크라임씬 리턴즈’는 첫 화 공개와 동시에 높은 화제성을 자랑했다. 장진, 박지윤, 장동민, 키, 주현영, 안유진까지 신구 출연진의 라인업으로 신선함, 몰입도 높은 롤플레잉, 안정된 추리력을 보여줬다. 특히 이번 시즌에서 돋보인 요소는 리얼리티를 강화한 범죄 현장의 디테일한 구현과, 1화부터 10화까지 내포된 스토리의 ‘서사’였다. 첫 번째 에피소드 ‘공항 살인 사건’부터 마지막 에피소드 ‘풍무 회장 살인사건’까지 모든 사건에 조금씩 연관된 (가상의 기업)‘풍무’의 등장으로 ‘크라임씬×세계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이전 회차 다시 보기를 통해 에피소드별 숨겨진 요소를 찾으며 몰입도를 높일 수 있었던 부분.
‘여고추리반3’ 예고편(사진 티빙 공식 유튜브 발췌)
티빙의 첫 번째 오리지널 콘텐츠로 시즌 1, 2가 연이어 인기몰이에 성공한 ‘여고추리반’도 4월 세 번째 시즌 공개를 앞두고 있다. ‘여고추리반’은 전학 간 학교에서 알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하고, 다섯 명의 추리반 학생들이 숨겨진 진실에 다가가는 미스터리 어드벤처물이다. 새로운 시즌 출연진은 기존 멤버인 방송인 박지윤, 코미디언 장도연, 방송인 재재, 가수 비비, 최예나가 함께 한다. ‘여고추리반3’ 방송날짜가 확정되고, 멤버별 인사 영상까지 공개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크라임씬’ 시리즈, ‘여고추리반’ 시리즈의 경우 OTT에 최적화된 콘텐츠라는 평이다. 시청자 입장으로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하는 과정에서, 세트에 등장하는 단서들이나 중요한 장면은 여러 번 돌려보고, 오랫동안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OTT의 시청방식과 맞는다는 것. 이 때문에 오랜만에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 추리물 IP 콘텐츠는, 장르물에 목마른 시청자들의 갈증을 해소하고 기대를 충족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친숙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
‘아파트404’
‘아파트404’(사진 티빙)
친숙한 주거 공간, 아파트를 배경으로 벌어진 전대미문의 사건들이 발생한다. ‘404 Not Found, 요청한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컴퓨터 오류 응답 코드를 떠올리게 하는 ‘아파트404’는, 대한민국 아파트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들을 배경으로 매회 새로운 시대로 타입슬립해 아파트의 미스터리를 파헤친다.
1998년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황금이 발견된 사건, 경제 성장으로 변화무쌍했던 1984년 아파트에 발생한 마약부부 사건, 1990년대 초 발생한 독극물 살인사건 등 긴장감 높이는 에피소드들이 펼쳐지며, 매번 달라지는 시대 배경과 생활 문화 등을 고려해보며 힌트를 조합,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것이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아파트에 숨겨진 비밀을 풀어나가는 출연진으로는, 믿고 보는 예능 듀오 유재석-차태현 조합과 함께, 배우 오나라, 코미디언 양세찬, 가수 제니, 배우 이정하 등이 함께 한다. 사건을 직접 마주하며 숨겨진 단서들과 게임을 통해 비밀을 풀어가며, 출연자별 조합에 따라 승률이 달라지는 것 역시 재미 요소다.
범죄×퀴즈, 프로파일러로 거듭나다
‘풀어파일러 시즌4’
‘풀어파일러4’ 메인 포스터(사진 AXN)
범죄 없는 세상을 꿈꾸는 ‘풀어파일러’들의 도전기가 다시 시작된다. 범죄와 퀴즈를 콜라보한 프로그램 ‘크라임 퀴즈쇼 풀어파일러4’가 지난 3월 첫 방송됐다. ‘풀어파일러’는 날로 극악무도해지는 전 세계의 실제 범죄사건을 파헤치며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프로그램으로, 시즌을 거듭할수록 팬덤을 형성해가고 있다.
이번 시즌은 고급반 프로파일링 실력으로 뭉친 풀어파일러가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로 불리는 권일용 교수의 지도하에 호흡을 맞춰가며 사건을 분석, 해결해나간다. 출연진들의 면모 역시 화려하다. 풀어파일러들의 리더이자 타고난 승부사인 서장훈을 필두로, 과몰입 파일러로 사건의 집중감을 높이는 한석준, 날카로운 직감을 지닌 이진호,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SBS 앵커 출신 박선영이 예리한 분석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풀어파일러’ 속 크라임 퀴즈는 모두 실제로 벌어진 사건을 중심으로 한다. 그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굿 캅 배드캅(Good Cop, Bad Cop, 당근과 채찍 기 법)’, ‘최면 수사’ 등 범죄 수사에서 쓰이는 전문용어들이 함께 등장하는 등, 논픽션을 바탕으로 한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며 시청자들 역시 한 명의 ‘프로파일러’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돌아온 ‘전설의 박 반장’
드라마 ‘수사반장 1958’
‘수사반장 1958’ 포스터(사진 MBC)
2003년 영화 ‘살인의 추억’ 속에는 다음과 같은 장면이 흘러나온다. 형사 박두만(송강호)과 서태윤(김상경), 그리고 사건 용의자 백광호(박노식)가 함께 짜장면을 먹으며 TV를 시청하고 있다. 이들은 형사와 용의자라는 것도 잊은 채 TV에 몰두하고 있다. “따다다단, 따다다다단” 긴장감 높이는 노래가 들려오고 “노래가 좋아, 처음에 나오는 노래가”라는 박두만의 대사와 함께 드라마 ‘수사반장’이 클로즈업된다.
1971년 3월부터 1989년까지 18년 동안 880회 방영을 한 ‘수사반장’은 한국 최초 TV 수사극이었다. 당시 최고 시청률이 70%에 달할 정도로 극은 높은 인기를 보였다. 드라마였지만 실화 같은 사실감으로 연기자 들을 실제 형사로 오인해 신고 제보가 잇따르기도 했을 정도라고. 그리고 60년 만에 ‘수사반장’이 프리퀄 드라마 ‘수사반장 1958’로 돌아온다.
‘경기도 소도둑 검거율 1위’에 빛나는 경기도 황천시의 촌놈 형사 ‘박영한’이 이번 극에서도 주인공이다. 박영한은 촉이 좋고, 넉살 좋고, 인물 좋지만 깡도 좋다.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는 그는 사필귀정과 인과응보를 절대 신봉한다. 두세 앞을 내다보는 혜안까지 지닌, 천생 형사인 셈. 그런가 하면 약자에겐 한없이 약하다 보니 모두에게 ‘큰형님’으로 불린다. 그런 그가 청년이던 1958년, 서울 종남서에 발령을 받았다. 종남서 ‘미친개’ 김상순(이동휘), ‘불곰 팔뚝’ 조경환(최우성), ‘종남서 제갈량’ 서호정(윤현수) 등과 함께 팀을 꾸려, 각종 살인사건, 자동차 폭발 사고 등을 파헤치며 악전고투할 예정이다.
배우 최불암에게 ‘전설의 박 반장’이라는 잊지 못할 필모그래피를 남긴 ‘수사반장’. ‘수사반장 1958’ 속 ‘박영한’ 역은 배우 이제훈이 맡았다. 앞서 공개된 대본 리딩 현장에서 이제훈은 “이 드라마가 최불암 선생님께서 그리셨던 그 드라마 이상이 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랑해주시고 애정해주셨던 분들에게 자랑스러운 작품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수사반장 1958’은 박 반장이라는 인물이 민중을 위한 형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통해, 과거 세대에게는 추억을, 젊은 세대에겐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전망이다.
Tip 추리장르물 마니아를 위한 넷플릭스 시리즈
(사진 넷플릭스)
‘살인 사건 파일 뉴욕’(2024)
미국 NBC의 인기 법정 드라마 시리즈 ‘로 앤 오더’의 크리에이터 딕 울프와, 드라마 제작사 울프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회사 앨프리드 스트리트 인더스트리스가 새롭게 선보인 다큐멘터리 시리즈. ‘살인 사건 파일’은 악명 높은 실제 사건들의 뒷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사건을 가장 속속들이 알고 있는 당사자들, 즉 사건을 해결한 형사들과 검사들이 직접 당시 상황을 들려준다. 총 5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설명되지 않는 사건들’(2024)
오싹한 만남과 기이한 실종, 미스터리한 유령 출몰지부터 소름 돋는 미제 사건까지 다양한 불가사의 현상을 파헤치는 탐사 다큐멘터리 시리즈.
‘제니퍼는 무슨 짓을 했는가’
조용한 캐나다 마을을 충격에 빠뜨린 폭력 사건. 베트남 이민자 가정에 정체불명의 침입자들이 쳐들어 와 가족을 공격한다.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는 트라우마에 휩싸인 딸. 이웃과 친구들은 피해자 가족을 따뜻하고 남에게 잘 베푸는 근면 성실한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범행의 표적이 되었을까? 다큐멘터리는 관계자 증언과 경찰 신문 영상을 통해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복잡한 비밀을 풀어나간다.
[시티라이프부 이승연 기자(lee.seungyeon@mk.co.kr)]
[사진 및 일러스트 티빙, tvN, AXN, 필콘미디어, MBC, 넷플릭스, 각 프로그램, 게티이미지뱅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25호(24.4.16) 기사입니다]

< Copyright ⓒ MBN(www.mb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