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물에서 정유·통신·반도체 키운 'SK'... 기틀 닦은 최종건·최종현

지선우 기자 2024. 4. 1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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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이 간다]부서진 직기 고쳐 사업 시작한 SK, 최태원 회장이 국내 재계 2위로 이끌어
故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사진= SK그룹
SK그룹이 최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평동에 위치한 기념관 'SK고택(古宅)'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면서 SK의 토대를 닦은 최종건 창업주와 최종현 선대회장이 주목받는다. 두 사람은 두려움 없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한 기업가정신으로 폐허였던 한국 경제를 반석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재계 서열 2위 SK그룹은 올해로 창립 71주년을 맞았다. 1953년 최종건 창업주는 6.25전쟁 직후 '선경직물'을 인수했고 버려진 직기(직물을 짜는 기계) 4대를 재조립해 사업을 했다. 사업 시작 5년 뒤 선경직물은 1000개의 직기를 운영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선경직물은 현재 SK그룹의 시작이다.

1926년 최 창업주는 경기도 수원에서 부친 최학배와 모친 이동대의 4남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경성공립직업학교(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계과를 졸업해 1944년 선경직물 공장에서 근무하게 된다. 공장에서 승승장구 하던 최 창업주는 6.25전쟁 발발 이후 무너진 선경직물을 모은 돈으로 인수했다. 선경직물은 빠르게 성장했고 1950년대에 국내 최초 합성작물인 나일론·데드론, 1960년에는 크레폰·앙고라 등을 생산하며 국내 의류 산업을 부흥시켰다.

선경직물을 필두로 의류 산업이 성장하며 국내 의복난이 해소되기도 했다. 당시 한국은 전쟁 여파로 의류 공급이 부족했다. 의류 공급이 원활해지자 옷 한 벌 사기 어려웠던 국민들은 다양한 종류의 옷을 입을 수 있게 됐다.

최 창업자 홀로 이끌던 선경직물은 1962년 동생인 최종현 선대회장이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미국 유학생활을 마친 최 선대회장은 선경직물 부회장으로 경영에 참여했고 회사 그룹화를 진행했다. 그는 선경직물 수직계열화를 성공시켰고 선경그룹을 만든다. 폴리에스테르 원사 제조업체인 선경합직과 아세테이트 원사 제조사 선경화직, 직물을 생산하는 선경직물은 선경그룹 계열사로 거듭났다.


최종건 창업주의 갑작스런 작고… 빈자리 채운 최종현 선대회장


1986년 해외 유학을 앞둔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는 故최종현 선대회장 /사진= SK
두 형제가 이끌던 선경그룹은 1973년 최 창업주가 폐암으로 작고하며 시련을 겪는다. 최 선대회장은 형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섬유산업을 넘어 석유사업까지 진출을 도모했다. 1980년 11월 선경그룹은 대한석유공사(유공)를 인수하며 석유산업에 첫 발을 내딛게 됐다.
석유·화학 산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하자 최 선대회장은 정보통신 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는 1991년 선경텔레콤을 설립하며 정보통신사업 진출 초석을 다졌고 1994년 제1이동통신인 공기업 한국이동통신 인수에 성공하며 지금의 SK텔레콤을 만든다. 1998년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그는 해외진출 확대를 위해 선경그룹 사명을 SK로 변경했고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그룹 사명 변경 7개월 뒤 최 선대회장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선대회장 뜻 이은 최태원 회장… SK그룹 재계 2위로 성장시켜


지난달 21일 임시의원총회에서 회장으로 재선출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 뉴시스
1998년 8월 최 선대회장이 타계해 장남인 최태원 회장이 38세 나이에 SK그룹 회장직에 오르게 된다. 최태원 회장은 선대회장 뜻을 이어 SK그룹을 키웠고 신사업 추진을 통해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시켰다.

최 회장 취임 이후 26년간 SK그룹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5월 기준 SK그룹 자산총액은 327조원으로 1998년 대비 10배 늘었다. 매출도 224조원을 기록, 6배가량 증했다. 취임 당시 재계 5위였던 SK그룹은 현재 재계 2위 자리를 굳건히 다졌고. 여기엔 12년 전 인수한 하이닉스반도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1년 11월 최 회장은 반도체 불황으로 내외부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컸지만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결단했다. 2012년 출범한 SK하이닉스를 위해 SK그룹은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그 같은 노력은 얼마 뒤 부터 결실을 맺었다.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130조원을 넘는다.

한편 취임 후 25년간 유지된 최 회장 단독 경영 체제는 2023년 사촌 경영 체제로 변경됐다. 지난해 12월 최 회장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그룹 2인자인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을 맡으면서다. 최창원 부회장은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주 셋째 아들이다.

지선우 기자 pond199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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