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수상한데' 신고…택시 기사 눈썰미에 보이스피싱범 붙잡혀

추격·잠복 끝에 검거…경찰, 여죄 수사·기사에 포상 전달 예정

(춘천·양양=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승객의 언행을 수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기지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수거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 춘천경찰서는 사기미수 혐의로 A(29)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현금 수거책을 맡은 A씨는 전날 오후 2시 20분께 양양초등학교 인근에서 B(63)씨에게 3천500만원을 받아 조직에 전달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B씨는 A씨에게 돈을 건네기로 했으나 의심을 거둘 수 없었던 탓에 만남 전 "A씨를 양양읍 내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지구대에 신고했다.

이에 경찰이 만나기로 한 장소로 출동했으나 A씨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4시 34분께 서울양양고속도로 홍천휴게소 화장실에서 112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택시 기사인 신고자는 "승객을 태웠는데 보이스피싱 수거책인 것 같다"며 "목적지는 춘천시 퇴계동"이라고 경찰에 알렸다.

이에 곧장 고속도로순찰대 암행 차량이 춘천 나들목(IC)에서부터 택시를 추격했고, 춘천경찰서 형사팀이 목적지 주변에서 잠복했다.

이어 오후 5시 30분께 A씨가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경찰이 A씨를 곧장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조사 과정에서 범행 사실을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대상으로 여죄를 수사하는 한편, 기지를 발휘해 경찰에 신고한 택시 기사에게 감사장과 신고보상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taetae@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