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의 퀄리티, 게임 애니메이션 희망편·절망편

홍수민 기자 2024. 4. 1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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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재흥행을 이끌기도, 혹은 흑역사로 영영 잊혀지기도
- 최근 방영을 개시한 '블루 아카이브 디 애니메이션'

게임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간 미디어믹스는 이제는 당연한 일이 됐다. 특히 게임의 장르적 특성 상 애니메이션과는 밀접한 연관성이 있어, 게임의 애니메이션화 혹은 애니메이션의 게임화 등으로 자연스럽게 연계되는 일이 많다.

최근에는 '블루 아카이브 디 애니메이션'이 정식 방영을 시작하며 화제가 됐다. 원작 게임 '블루 아카이브'가 워낙 대세 서브컬처 게임으로 자리를 잡았고, TV 애니메이션 방영 관련 꾸준한 요청이 있었기에 방영일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던 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게임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은 게이머 입장에서 늘 설레는 콘텐츠다. 좋아하는 캐릭터가 실제로 움직이며 말하는 모습을 어떻게 싫어할 수 있겠는가. 기본적으로 애니메이션은 원작 게임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일 뿐만 아니라, 신규 유저 유입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다만 애니메이션이 원작 팬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작화나 연출 등 기본적인 퀄리티 문제, 원작 게임 속 설정을 마구 붕괴시키는 오리지널 스토리 등으로 '없느니만 못한' 흑역사 취급을 받는 것이다.

활발히 진행되는 미디어믹스 속, 게임 원작 애니메이션의 희망편과 절망편은 어땠을까? 게임 원작 애니메이션들이 어떤 점에서 호평을 받았고 어떤 점을 아쉽다 평가받았는지 게임톡이 정리해봤다.

 

■ 희망편 "잘 만든 애니메이션, 원작 역주행도 가능하다"

- 원작 모르고 봐도 재밌다는 '아케인: 리그 오브 레전드' 

2021년 방영한 '아케인: 리그 오브 레전드'는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다. 필트오버와 자운을 배경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인 징크스와 바이의 탄생과 비극을 그렸다.

아케인은 원작 게임 배경 및 설정을 자연스럽게 반영하면서 매력적인 새 인물들로 이야기에 생동감과 의외성을 더했다. 원작 유저라면 이들의 미래가 어떤 식인지 짐작할 수 있지만, 알고 봐도 예상을 깨는 전개로 보는 이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아케인은 애니메이션 퀄리티와 서사적 완성도, 성우들의 열연 등 뛰어난 만듦새로 대중과 평론가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자체만으로도 웰메이드인 애니메이션에 유명 IP가 날개를 달아 준 격이라고 할 수 있겠다.

- 흥하다 못해 원작 역주행까지 이끌어 낸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2022년 방영한 '사이버펑크 엣지러너'는 스튜디오 트리거 특유의 비주얼과 역동적인 액션, 훌륭한 연출로 원작인 사이버펑크 2077 세계를 재현했다. 주인공 V의 이야기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사이버펑크 2077의 주 무대인 나이트 시티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사이버펑크 엣지러너는 나이트 시티의 전경과 OST 등 게임 속 리소스를 충실히 활용해 원작 팬들에게도 만족스러운 미디어믹스였다. 놀라운 구현율의 무기 및 전투 방식은 물론이고 극심한 빈부격차, 만연한 신체 개조, 사이버 사이코의 공포 등 원작 특유의 디스토피아 분위기를 잘 살렸다는 평가다. 

애니메이션이 워낙 잘 나온 덕에 애니메이션으로 유입되는 유저도 많아, 애니메이션 공개 이후 원작 사이버펑크 2077은 스팀 판매 순위 1위를 찍는 등 순위 역주행에 성공했다. 개발사인 CDPR도 게임 내에 애니메이션 관련 이스터 에그를 넣는 등 연계성을 강화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 절망편 "저희 게임은 애니메이션 나온 적 없습니다"

- 원작만 따라갔어도 반은 갔을 '블레이드 앤 소울'

원작 게임의 애니메이션화 중 기자에게 가장 강렬한 기억을 남겼던 것은 2014년 공개된 '블레이드 앤 소울'이었다. 당시 원작 블레이드 앤 소울을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터라 기대가 컸다. 사실상 원작 스토리라인만 따라가도 왕도 복수물이라 망할래야 망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블레이드 앤 소울 애니메이션은 포트리스2와 라그나로크 온라인, 메이플스토리, 던전 앤 파이터를 잇는 한국 게임 미디어믹스 잔혹사로 남았다. 널뛰기를 하는 작화와 프레임, 원작 설정과는 관계 없는 오리지널 스토리로 무려 362장이라는 당분기 최악의 애니메이션 판매량을 기록했다.

당시 멀쩡한 원작을 두고 굳이 오리지널 스토리를 고집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매 화마다 등장 인물이 죽어나가는 어지러운 전개에 심한 작화 붕괴로 사실상 엔딩곡 이외에는 모두들 흑역사 취급하는 애니메이션이다.

- 총격전이 알파이자 오메가인데 그 총격전이 문제였던 '소녀전선'

2022년 공개한 '소녀전선' 역시 "게임 원작 애니메이션은 이렇게 만들면 망한다"를 명백히 보여주는 예시라 할 수 있다. 오프닝 영상 및 노래, 성우들의 연기는 호평을 받았으나 그 이외의 모든 요소에서 혹평을 받았다.

특히 액션 연출에서 역동적인 느낌과 전투신 특유의 긴박한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작화 자체는 그다지 무너지지 않고 평이한 수준을 유지한다. 그러나 가장 많이 다뤄지는 총격전 연출과 묘사가 형편없으니 애니메이션 자체 템포도 루즈해지는 것이다.

음향과 BGM 역시 애니메이션 분위기와 잘 어울리지 않으며, 볼륨 조절과 싱크 등이 어긋나 문외한이 듣기에도 어색함이 느껴진다. 사실상 소녀전선은 오프닝과 성우 연기 등 목소리만 남은 애니메이션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uminh@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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