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선 포드, 벤츠·현대도 '자율주행' 브레이크
[편집자주] 그동안 '자율주행자동차'를 향한 기대가 지나치게 컸기 때문일까. 업체들은 완전한 자율주행이 당장 실현될 것처럼 포장하기보다는 속도 조절에 나서며 눈앞의 문제 해결에 급급한 모양새다. 자율주행전기차를 만들겠다던 애플이 관련 사업을 포기했고 폭스바겐과 포드, GM은 자율주행업체 투자를 중단, 사업 방향성을 재검토 중이다. 현대차·기아도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기술 적용을 연기했다. 자율주행 후발주자들은 이런 상황을 파고들며 앞으로 치고 나갈 기회로 삼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실적인 벽을 넘어서려면 아예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① 멈춰 선 포드, 벤츠·현대도 '자율주행' 브레이크
② 고개드는 중국차… 자율차 투자 늘리는 BYD·지리
③ 운전대 접히고 의자 돌아가고…車 개념 바뀐다
하지만 자율주행업계는 일부 업체의 상술과 막연한 환상이 만들어 낸 거품이 걷히는 과정일 뿐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기술개발은 꾸준히 하고 있고 현실에 적용하기 위한 빅데이터 구축이 관건이어서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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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구글 웨이모는 물론 제너럴모터스(GM) 자회사 크루즈도 예외는 아니었다. GM은 지난해 말 크루즈의 직원 24%를 해고한 데 이어 올해 초엔 투자를 10억달러(약 1조3545억원) 이상 줄인다고도 발표했다. 현재 크루즈는 사람이 자율주행차를 운전하면서 도로와 운행 관련 정보를 모으고 있다.
현재 자율주행기술 수준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의 기준을 활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레벨0'부터 '레벨5'까지 총 6단계로 구분되며 현재 출시되는 대부분 자동차는 '레벨2'와 '레벨3' 사이다.
레벨3부터는 운전자가 자동차 시스템에 주도권을 넘겨주게 되는데 자율주행 중 사고가 나면 제조사 책임이 된다. 제조사들은 이에 따른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은 점과 혹시 모를 기술적 결함을 우려하며 도입을 미뤄왔다.
레벨4는 운전자가 주행 상황에 개입할 필요 없이 자동차 시스템이 정해진 조건에 맞춰 스스로 운행할 수 있다. 레벨5는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무인차를 의미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기술 'HDA3'(고속도로운전자지원시스템) 출시 시기를 계속 늦추다가 최근엔 2026년쯤 적용할 예정이라고 수정된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잠시 숨 고르기를 시작한 완성차업체들의 움직임과는 달리 그동안 자율주행기술 연구에 집중, 사업화를 추진해온 스타트업 기업들의 분위기는 차분하다.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위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기보다 운행 시 변수가 비교적 적은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하는 연구·개발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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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기술은 자동차 외에도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며 쓰임새를 늘려가고 있다. 공장에서 활용하는 자율주행로봇(AMR)이 대표적이다. 정해진 표식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주변 환경에 반응하며 생산 공간에서 필요한 물품을 싣고 스스로 이동한다.
농업계에서도 자율주행기술은 관심이 크다. 대규모 경작지를 사람이 관리하는 게 아니라 자율주행농기계가 대신하게 된다. 농기계의 테슬라로 불리는 미국의 '존디어'가 대표적이며 국내는 대동과 LS엠트론 등이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자율주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의 움직임은 자율주행차 개발을 완전히 포기했다기보다 도약을 위해 잠시 움츠린 것으로 봐야 한다"며 "내년부터는 보다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기술을 적용한 신차 출시가 예정된 만큼 관련된 기술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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