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최고의 '뷰 맛집' 레스토랑 4

곽서희 기자 2024. 4. 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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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타 타워부터 보스포러스 해협 뷰까지.
이스탄불에서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는 레스토랑 4곳을 찾았다.

라시베르트

●네이비 블루가 파도치는 곳
라시베르트
Lacivert Restoran

보스포러스 해협을 가로지르는 파티흐 술탄 메흐메트 다리(Fatih Sultan Mehmet Köprüsü) 바로 밑에 위치한 레스토랑. '라시베르트(Lacivert)'는 우리말로 '네이비 블루'라는 뜻이다.

식당의 이름대로 짙은 남색 물결의 보스포러스 해협이 시종일관 눈앞에서 파도친다. 선선한 바닷바람과 둥둥 떠 가는 구름, 갈매기 울음소리와 대교 밑에서 즐기는 만찬. 여기에 뭐가 더 필요할까. 저녁이 되면 바다 쪽 야외석은 기념일을 축하하러 온 커플들로 가득하다. 근사한 이브닝 드레스가 찰떡으로 어울리는 곳. 해질녘쯤 가서 야경까지 즐긴다면 그보다 더한 축하는 없다.

지중해 음식점답게 메뉴들은 대체로 지중해 특유의 신선하고 풍부한 바다 맛이 짙다. 그렇다고 뻔하고 지루한 메뉴들일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전통 기술로 조리한 문어와 현지 제철 생선 요리들은 물론, 고전적인 맛에 세련된 터치를 추가한 식당 고유의 메뉴도 많다. '지역에 대한 존중을 우선시한다'는 모토 하에 지역의 친환경적인 여러 공급업체들과 협력해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제공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스탄불 시내와 다소 떨어져 있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인데. 여객선으로 이동하는 재미가 더해져 이동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다.

●랜드마크들이 한눈에
피루젠데 갈라타
Firuzende Galata

에펠탑 뷰, 도쿄 타워 뷰, 동방명주 뷰…. 도시를 대표하는 타워가 보이는 레스토랑엔 막강한 힘이 있다. 도시의 정체성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그건 랜드마크의 힘이기도 하다.

피루젠데 갈라타(Firuzende Galata)는 갈라타 타워를 품었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다. 얼마나 가깝냐면, (과장 좀 보태서) 밥 먹다 손 뻗으면 타워의 까슬한 벽돌을 만질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 사실만으로도 피루젠데 갈라타가 지닌 아우라는 막강하다.

황홀한 뷰는 갈라타 타워에서 끝나지 않는다. 맞은편은 전부 보스포러스 해협이다. 아야 소피아 성당은 물론, 내로라하는 웬만한 이스탄불의 유명 랜드마크들이 창문 너머로 쭉 펼쳐진다.

닭가슴살 구이부터 스테이크까지, 음식도 기본기가 탄탄한 맛이다. 냉정히 말하자면, 가격이 합리적인 편은 아니다. 그런데 이만한 뷰가 포함된 가격이라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정도. 완벽한 식당의 단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라면, 에어컨이 (정말) 약하다. 한여름엔 기껏 섭취한 칼로리를 죄다 땀으로 배출할 만큼 덥다. 더위에 약하다면 해가 강렬한 여름 한낮은 피해서 방문하자.

●창문 너머의 갈라타 다리
함디 에미뇌뉴점
Hamdi Restaurant Eminönü

일단 강 근처에 위치한 레스토랑이라면 훌륭한 뷰만큼은 보장하고 시작하는 셈이다. 함디 에미뇌뉴점(Hamdi Restaurant Eminönü)은 보스포러스 해협과 갈라타 다리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 자리 잡았다. 식당 2층으로 올라가면 감탄사와 함께 셔터음이 마구 터진다. 길고 널따란 창문 너머로 펼쳐지는 건 온통 푸른 해협과 갈라타 다리. 2층 창가 자리와 테라스 층이 늘 만석인 이유다.

1960년대 말, 향신료 바자르 근처에서 작은 노점으로 시작한 함디가 이스탄불에 3개 지점을 지닌 유명 레스토랑으로 성장하게 된 건 팔 할이 케밥 덕이었다. 함디의 창업자 함디 아르파츠(Hamdi Arpacı)의 케밥은 튀르키예 동남부 지역 특유의 맛을 살려 큰 인기를 얻었다. 나날이 입소문을 타고 손님이 늘어나자 레스토랑을 오픈해 본격적으로 식당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지금에 이르렀다고.

그러니 추천 메뉴 역시 케밥이다. 맛도 맛이지만, 피스타치오 케밥부터 요구르트 케밥까지 종류가 정말 다양해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디저트도 절대 빼놓지 말 것. 호두 바클라바가 특히 별미다.

●시원한 보스포러스 해협 뷰
이자카 테라스
IZAKA TERRACE

CVK 파크 보스포러스 호텔에 위치한 레스토랑. 들어서자마자 천장과 창문 전체를 전부 시원하게 오픈한 인테리어에 놀라게 된다. 머리 위로는 구름이 지나가고 수직선상으로 보스포러스 해협이 넘실거린다. 살랑 부는 바람과 함께 즐기는 뷰가 가히 환상적이다. 창이 없으니 풍경은 더 쨍하고 실감나게 다가온다. '하늘과 바다 사이 최고의 테이블은 이자카 테라스에 있다'는 레스토랑의 소개글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그림 액자보다 더 멋진 풍경에 감탄하고 있다 보면 얼마 후 식탁 위로 또 다른 예술이 올라온다. 이자카 테라스의 대표 메뉴는 스시 요리 전문가의 장인 정신이 깃든 스시들이다. 맛도 맛인데, 스시 접시가 거의 작품에 가깝다. 훌륭하게 플레이팅된 요리와 절제미가 깃든 접시가 생생한 색감과 질감으로 눈과 미각을 모두 즐겁게 해 준다.

육즙 풍부한 연어부터 부드러운 참치까지 신선한 해산물 요리도 넘쳐난다. 먹는 행위가 단순한 식사가 아닌, 경험이 되는 순간. 어두운 저녁보다는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는 그즈음에 가야 딱 좋다.

글·사진 곽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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