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이런 곳이?"…밭 밑에 펼쳐지는 끝없는 설경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2024. 4. 16.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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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레네 여행 下] 피크 뒤 미디 드 비고르
유럽에서 가장 높은 천문관…하늘 위 다리 인증샷 명소
피크 뒤 미디 드 비고르에서 바라본 '피레네 산맥'ⓒ News1 윤슬빈 기자

(루르드=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케이블카를 타고 고작 15분을 오르니 해발 3000m 거대한 설경의 산맥이 펼쳐진다. '이렇게 쉽게 호사를 누려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믿기지 않은 자연경관에 저절로 겸손해진다.

유럽 내에서 알프스 못지않게 알아주는 산맥인 '피레네'를 가장 극적으로 볼 수 있는 '피크 뒤 미디 드 비고르'(Pic du Midi de Bigorre) 얘기이다. 오는 7월 26일에 개최하는 2024 파리 올림픽의 성화 봉송이 지나가는 무대이기도 하다.

피레네는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에 자리한 산맥으로 길이는 대서양에서 지중해까지 약 430㎞다. 촘촘한 봉우리에 장엄한 원형 협곡으로 이뤄진 산맥은 일 년 내내 눈으로 덮여 있다.

3월 말에 방문한 피크 뒤 미디에선 1878년은 천문대 건설 이후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사진전을 진행 중이다ⓒ News1 윤슬빈 기자
1952년에 처음 설치된 케이블카ⓒ News1 윤슬빈 기자

◇ 특권층에게 허락되던 비밀스러운 천문관 '피크 뒤 미디 드 비고르'(해발 2877m)는 프랑스 남서부에 자리한 유럽에서 가장 높은 천문관이자, 프랑스 최초의 국제 밤하늘 보호구역이다. 이는 낮에는 300㎞ 길이의 피레네 산맥 봉우리를 360도 파노라마로 밤에는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피크 뒤 미디는 한때 소수의 특권층에게만 허락된 곳이었다. 거의 140년간 우주 연구자와 기술자들이 은하계 행성을 관찰한 비밀스러운 장소였다.

케이블카는 1952년에 처음 설치됐다. 일반 관광객들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것은 2000년에 새로운 케이블카를 도입하면서부터다.

피크 뒤 미디 케이블카 승차장ⓒ News1 윤슬빈 기자
케이블카는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News1 윤슬빈 기자

케이블카는 라 몽지(La Mongie) 리조트 단지에 있는 탑승장에서 탄다. 중간에 해발 2341m의 '피크 뒤 타울렛'(Pic du Taoulet)에서 내려 두 차례 걸쳐 케이블카를 타게 되는 것인데 정상까지 걸리는 시간은 총 15분 남짓이다. 속도는 꽤 빠른 편이다.

3월 말 방문 당시, 케이블카 대기 줄이 길지 않았다. 거의 기다리지 않고 탑승 시간에 맞춰서 탔다. 케이블카는 매일 오전 9시 50분~12시 30분, 오후 2시~3시 20분 사이에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참고로 피크 뒤 미디는 케이블카 유지 관리 등의 이유로 올해 4월22일부터 5월31일까지 일반 관광객 입장을 금지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다 보면 도시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하늘 위 고요함이 감돈다. 대롱대롱 하늘 위에 나홀로 매달려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어느 정도 고도에 오르니 그 정적을 깨는 환호와 탄성이 여기저기에서 나온다. 안개와 구름이 지나면서 창밖으로 광활한 산맥이 모습을 드러낸다.

피크 뒤 미디 천문대와 그 앞에 펼쳐진 피레네 산맥ⓒ News1 윤슬빈 기자
전망대에서 산맥을 감상하는 관광객의 모습ⓒ News1 윤슬빈 기자

정상에선 피레네 산맥과 그 너머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와 바스크 지방에 이르는 지평선을 볼 수 있다.

오르기 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고지대로 바람도 많이 불고 온도도 낮기 때문에 따뜻한 옷차림해야 한다. 한 여름에 눈이 내리고 8월 최고 기온이 11.1도다. 만년설과 햇살로 눈이 부실 수 있기 때문에 선글라스 착용도 필수이다.

고산병 위험 때문에 피크 뒤 미디에선 임산부나 심장 질환자, 3세 미만 어린이 입장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구름 위에 떠 있는 '하늘 위 다리'ⓒ News1 윤슬빈 기자
이 다리는 2018년 6월에 공식 개장했다ⓒ News1 윤슬빈 기자

◇ 구름 위에서 찍는 인증샷

피크 뒤 미디의 대표적인 인증 사진 장소가 있는데 1000m 공중에 떠 있는 '하늘 위 다리'(Pontoon in the sk)이다.

피크 뒤 미디를 프랑스 옥시타니의 대표 관광지로 만든 다리이기도 하다.

길이 12m, 폭 1m의 금속 다리로 구름 위를 발밑에 두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전면을 둘러싼 유리판의 두께는 45mm. 간혹 강심장을 가진 이들이 '점프샷'을 찍는데 아무리 튼튼한 다리라고 해도 보는 이로 하여금 오금을 저리게 한다.

다리는 2018년 6월 공식 개장했다. 설치 당시에 약 7톤(t) 무게의 자재들은 헬리콥터로 옮겨졌다.

피크 뒤 미디에 자리한 숙소ⓒ News1 윤슬빈 기자
180도 전망으로 피레네 산맥을 조망할 수 있는 회의실도 마련돼 있다ⓒ News1 윤슬빈 기자

◇ 잊지 못할 하룻밤 피크 뒤 미디에서 반나절을 보내도 시간이 모자라다. 전망대 뿐 아니라 테라스, 천문대, 박물관, 레스토랑, 숙소도 있다.

야외 테라스엔 의자와 데크 의자를 마련해 두어 태양 아래서 피레네 산맥을 보며 명상을 즐겨도 된다. 피레네 산맥에서 가장 높은 레스토랑인 '2877'에선 지역에서 나고 자란 식자재를 이용한 프랑스 가정식을 선보인다.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좋다. 피크 뒤 미디엔 12개의 더블룸과 3개의 싱글룸이 있다. 1박당 따지면 총 27명이 숙박할 수 있다.

모든 방은 피레네 산맥 전망이다. 방 크기가 작은 편이고 화장실과 샤워실은 공용 시설이지만, 최신식으로 되어 있어 쾌적한 편이다.

싱글룸 패키지의 경우 1인당 469유로(약 69만 원)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숙박, 식사, 환영 칵테일 파티, 일몰 관찰, 천문관 투어, 별 관측 등 피크 뒤 미디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활동 체험을 포함하고 있다.

피레네 산맥ⓒ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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