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 해도 급식 없는데… 배곯고 열공하는 인천 학생들

김샛별 기자 2024. 4. 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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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학습 참여 학생 적다고 급식·지원 ‘뚝’
경제적 부담 컵라면으로 끼니 때우기 일쑤
市교육청 “학교 측 결정 사항, 해결책 모색”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1. 인천 가정고 재학생 A군(16)은 야간자율학습을 하다가 저녁식사 시간이 되면 혼자 나가 저녁을 먹는다. 친한 친구들은 모두 학원이나 과외를 받으러 이미 하교했기 때문이다. 자율학습이다 보니, 야자 참여 학생 수가 적고 이 때문에 학교는 저녁 급식을 제공하지 않는다. 돈을 아끼려고 비교적 값이 싼 밥버거를 즐겨 먹었는데 최근 그 가게마저 폐업했다. 다른 음식은 가격이 비싸 선뜻 손대기 어려워 어떻게 저녁을 해결해야 할지 걱정이다.

#2. 또 다른 고등학교 재학생 B군(16)은 자율학습을 하면서 저녁은 거의 컵라면을 먹는다. 집에 가자니, 공부할 환경이 안되고, 학원이나 스터디 카페는 돈이 많이 들어 엄두도 못낸다. 집이 멀어 저녁을 먹으러 갔다가 학교로 돌아오기도 힘들다. 집안 사정이 넉넉지 않음을 충분히 잘 아는 B군은 부모님께 용돈을 더 달라고도 하지 못한 채 밥 대신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고 있다.

인천지역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학생이 줄어 저녁 급식이 끊기자 일부 학생들이 금전적 이유로 부실한 식단으로 겨우 식사를 해결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1년 전국 최초로 조례를 만들어 야간자율학습, 0교시 수업, 방과후학교 등에 대해 학생의 자율적 선택권을 보장했다.

조례 제정 이후 야간자율학습 참여 학생은 줄었고, 이 때문에 상당수 고등학교들이 석식을 지급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석식을 배급하면 가격도 저렴하고 건강에도 좋지만, 인원이 적어 단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급식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없어서다.

학교에서 석식을 제공하지 않다 보니 학생들은 끼니를 밖에서 해결해야 하고, 제대로 된 식사를 하려면 달마다 20~25만원을 밥값으로 써야 하는 등 경제적 부담이 상당하다.

사정이 이렇지만 시나 시교육청은 석식 배급을 위한 지원금이나 지원 사업 등을 전혀 하지 않는다.

강경석 인하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학교 예산만으로 어렵다면 지자체가 사업 목적을 지정해 교육청에 지원하는 비법정전입금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급식 제공 여부는 학교 운영위원회가 결정하기 때문에 당장 지원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샛별 기자 imfine@kyeonggi.com
이동현기자 donlee11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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