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시 약달러 구상...무역적자에 큰 문제 의식”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2024. 4. 16.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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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하이저 前 USTR 대표 주도
물가 상승, 지위 하락 등 부작용 우려도
로버트라이트 하이저 전 USTR 대표. /로이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분야 참모들이 재집권시 달러화에 대한 평가 절하를 구상하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15일 보도했다. 트럼프와 그 주변 인물들은 미국이 보고 있는 대규모 무역 적자에 대한 문제 의식이 상당한데, 이른바 ‘약(弱) 달러’를 통해 수출을 늘려 이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함께 달러화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는 문제도 있어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폴리티코는 이날 전직 트럼프 정부 인사 3명을 인용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같은 구상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트하이저는 트럼프의 ‘무역 책사’로 1기 때 USTR 대표를 지냈고, 트럼프 재집권시 재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된다. 지난해 발간한 책 ‘공짜 무역은 없다(No Trade is Free)’에서 중국과의 정상 무역 관계(PTNR) 폐기, 전략적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을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한국·일본·유럽 등 우방국에 대해서도 무역 적자에 관한 문제 의식을 드러냈는데, 지나치게 고평가된 달러를 주범으로 지목하며 이를 해결할 대안들을 제시했다. ‘외국에서 물건을 수입할 경우 똑같은 양의 미국산 제품이 수출됐음을 증명하게 하자’는 주장까지 내놓는다.

폴리티코는 “약달러 구상은 국제 무역의 불균형을 바로 잡으려는 트럼프 진영에서 나온 가장 공격적인 제안”이라며 “라이트하이저가 일방적으로 달러를 평가 절하하거나 관세를 무기로 다른 국가들과 협상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달러화에 대한 평가 절하가 이뤄지면 미국산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돼 수출이 늘어나게 된다. 한 전직 트럼프 정부 인사는 “무역 적자는 강한 달러 때문이란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재집권시 우선 순위로 다루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1기 때도 라이트하이저,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국가무역위원장 등이 이를 주장한 적이 있는데 다른 참모들 반대로 실행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한다.

약달러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데 수입 물가가 상승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 또 달러화로 표시된 자산의 평가 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에 “월스트리트와 워싱턴 내 지지자들로부터 상당한 반대에 직면할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상대국이 금리를 내리고 자국 산업에 보조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면 약달러 효과가 반감된다. 이 때문에 트럼프 캠프 내부에서도 일본의 팔을 꺾어놓았단 평가를 받는 1985년 ‘플라자 합의’ 같은 방식이 아닐 경우 제대로 된 정책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있다고 한다. 외교·안보 차원에서 보면 약달러로 달러화의 위상이 낮아지면 러시아·이란 등에 부과되는 국제 제재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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