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아과 오픈런’ 속 달빛어린이병원... 지정•지원 늘려야

경기일보 2024. 4. 1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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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오픈런’이라는 말이 일상화돼 있다. 바른 영어 표현은 ‘opening rush’라고 한다. 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구매를 위해 달리는 것을 말한다. ‘소아과 오픈런’도 있다. 소아과 병원이 드물어지면서 문도 열기 전에 길게 줄을 서는 풍경이다. 아이들은 주로 밤에 더 아프다. 그러나 소아과 병원이 부족하니 날이 새자마자 달려 대기해야 한다.

의대 정원 확대 갈등의 전 단계가 있었다. ‘응급실 뺑뺑이’와 ‘소아과 오픈런’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의료 현실을 함축하고 있다. 소아과 오픈런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정부는 이를 조금이라도 타개하려 2017년부터 ‘달빛어린이병원’을 도입했다. 밤 시간대와 휴일에 비교적 저렴한 비용과 짧은 대기시간으로 소아 경증 환자들을 진료하는 병원이다. 미봉책이지만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는 위안이다.

인천시가 ‘2024년 달빛어린이병원 지원사업 계획’을 내놨다. 대형병원 응급실 이외 평일 야간과 토·일요일 및 공휴일에 소아 경증 환자에게 외래진료를 제공하는 병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현재 인천에는 네 곳이 있다. 미추홀구 연세소아과의원, 서구 청라연세어린이병원, 검단 위키즈병원, 중구 영종이엠365의원 등이다. 인천시는 지난 1월 달빛어린이병원 조례를 제정,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인천시는 올해 이들 병원에 6억5천600만원을 지원한다. 야간·휴일의 진료시간에 따라 최소 1억6천만원에서 3억6천만원까지의 보조금을 차등 지급한다. 만 18세 이하 인구가 3만명 미만이면 소아진료 활성화 지역이다. 이에 해당하는 강화·옹진군, 중·동구의 경우 보조금을 1.2배 지원한다. 보조금 관리를 위해 1년에 두 번 이상 실태 조사도 벌인다. 달빛어린이병원 운영일과 운영시간, 적정의료인력 운용, 야간진료 관리비 적정 청구 등이다.

결국 소아청소년과 지원 전공의 부족과 소아과 감소 세태가 초래한 안타까운 현실이다. 소아과 병원 찾기가 최근에는 더 힘들어졌다고 한다. 전공의 의료 현장 이탈에 의대 교수의 외래 진료 축소까지 겹쳐서다. 의사협회는 4월부터 개원의도 주 40시간으로 진료를 축소한다고 했다. 이에 아이를 둔 부모들은 “소아과 오픈런도 너무 벅찬데 병원 문까지 닫는다니”라며 분개한다.

인천 달빛어린이병원도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이는 많지만 의료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송도국제도시등을 예로 든다. 아픈 아이를 안고 밤새 애태우는 부모들을 생각하면 맞는 지적이다. 달빛병원이 소아과 오픈런을 해소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도 발등의 불이라도 끄려면 달빛병원 지정도, 지원 규모도 확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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