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문학상 곽효환 “북방 복원하며 울음 우는 사람들 기억”

장재선 기자 2024. 4. 15.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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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은 우리의 기원이 되는 공간이면서 다른 민족들과 조화롭게 살고 기상을 떨친 기억을 품은 공간입니다. 제가 주목한 것은 힘없고 나약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압도적인 상황 앞에서 울음을 삼키면서 버텨내기도 하고 주저앉기도 한 허기처럼 밀려오는 '그리운 무명의 사람들'입니다."

영랑시문학상 심사위원단(김종해, 나희덕, 이현승 시인)은 올해 수상작으로 곽 시인의 시집을 선정했다고 밝히며 "곽 시인은 북방의 삶에 대한 내밀함을 유지하면서 역사의식을 개인적인 정서로 드러내는 데까지 나아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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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문학상 곽효환 "북방 복원하며 울음 우는 사람들 기억"

곽효환 시인.

"북방은 우리의 기원이 되는 공간이면서 다른 민족들과 조화롭게 살고 기상을 떨친 기억을 품은 공간입니다. 제가 주목한 것은 힘없고 나약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압도적인 상황 앞에서 울음을 삼키면서 버텨내기도 하고 주저앉기도 한 허기처럼 밀려오는 ‘그리운 무명의 사람들’입니다."

제21회 영랑시문학상 수상자인 곽효환 (57) 시인은 15일 이렇게 말했다. 수상작인 시집 ‘소리 없이 울다 간 사람’(2023·문학과지성사)이 담고 있는 주제의 고갱이를 전한 것.

영랑시문학상 심사위원단(김종해, 나희덕, 이현승 시인)은 올해 수상작으로 곽 시인의 시집을 선정했다고 밝히며 "곽 시인은 북방의 삶에 대한 내밀함을 유지하면서 역사의식을 개인적인 정서로 드러내는 데까지 나아갔다"고 했다. 시집에서 완벽하게 구사된 북방의 언어가 그 생생함으로 증언력을 높인다는 것이 심사위원단의 평이다. 심사위원들은 또 "시집에 넓게 담긴 사회적 서사와 개인적 서정의 스펙트럼은 영랑의 시가 사회·역사의 영역으로 나아갔던 것과 같다"며 "수상작은 영랑의 시 정신에 부합할 뿐 아니라 창조적으로 계승했다"고 했다.

수상작 ‘소리 없이 울다 간 사람’은 곽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조선인으로 처음 연해주에 정착한 최운보, 시베리아에서 활동했던 항일운동가 김 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등 역사 속에 묻힌 인물들을 다루며 오늘의 의미를 새겼다. 곽 시인은 "그동안 북방을 한국 시의 공간으로 들여오려는 작업을 꾸준히 해 왔는데, 이 시집이 그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그는 건국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년 시 ‘벽화 속의 고양이3’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애지문학상, 유심작품상, 편운문학상, 김달진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 ‘인디오 여인’, ‘지도에 없는 집’, ‘슬픔의 뼈대’, ‘너는’을 펴냈다. 문학이론서 ‘한국 근대시의 북방의식’, 시 해설서 ‘너는 내게 너무 깊이 들어왔다’를 썼다. 현재 한국문학번역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시상식은 19일 오후 4시 전남 강진군 강진아트홀에서 열린다. 상금은 3000만 원.

장재선 전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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