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유가 90달러 돌파…지역 경제계 촉각

이란-이스라엘 전쟁 발발 위기…유가·환율 등 들썩
복합 경제위기 속 지역 기업 경영악화 가속화 우려
지역 경제계 "정부·지자체·기업 등 대비책 마련 필요"

지역 경제계가 '중동리스크'에 대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업들이 이른바 '복합 경제위기'로 경영난을 겪는 상황에서 중동리스크가 고조될 경우 기름값과 원자잿값이 또다시 인상,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이란은 지난 13일(현지 시간) 밤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무인기(드론) 등 300여 기를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습했다. 앞서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영사관 폭격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중동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 이어 5개월 만에 전쟁 위기에 휩싸이게 됐다.

중동 내 긴장 상황이 고조되자, 기름값이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1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90.48달러, 브렌트유는 90.45달러를 기록했다. 더욱이 이란-이스라엘 간 전쟁 확전 시 국제 원유 주요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13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도 오름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장 대비 6.6원 오른 1382.0원에 개장했고, 전일보다 8.6원 오른 1384.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2022년 11월 8일(1384.9원) 이후 약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가 역시 불안하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장 대비 11.39포인트(0.42%) 하락한 2670.43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역시 전 거래일보다 8.05포인트(0.94%) 내린 852.42로 장 마감했다.

이처럼 유가와 환율이 요동치면서 기업들의 우려도 증폭,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고유가와 고환율 현상이 지속될 경우 수입 원자재 가격도 함께 상승, 무역수지를 악화시키고 생산 원가를 높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금리·고물가 현상 등 장기간 지속된 복합 경제위기에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 중동리스크 장기화 시 경영 악화가 가속화될 수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의 보다 강화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기업들의 의견이다.

정부는 지난 14일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회의를 열고 국제유가, 에너지 수급 및 공급망 관련 분석·관리시스템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또 15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선 이달 말 종료를 앞둔 유류세 인하 조치를 두 달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지역에선 기업들의 대비책 마련과 함께 원유 수입에 대한 다변화, 자금 지원 확대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회장은 "중동 문제가 악화되는 만큼 지역 기업들이 경영 악화 우려에 따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 및 지자체도 원유 수입국의 다변화와 경영 지원 자금 확대 등의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