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고장 난 분양가…서울 국평 `11억` 훌쩍

이윤희 2024. 4. 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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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오르자 한달새 5% 상승
분양성적 지역따라 양극화 보여
연합뉴스

서울 민간 아파트의 지난달 말 기준 평(3.3㎡)당 평균 분양가격이 3800만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30평대 '국민평형' 아파트의 분양가는 중도금 대출 한도인 9억원은 물론 10억원도 훌쩍 넘게 됐다.

지난달 원자잿값과 인건비 등 공사비 상승으로 전국의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한달 새 또 5%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기다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인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이 대두하고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까지 부상하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과 원자잿값의 급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대외 악재는 이미 불 붙은 고분양가를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3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국 민간아파트의 최근 1년간 1㎡당 평균 분양가격(공급면적 기준)은 563만3000원으로 전월 대비 4.96% 상승했다. 작년 동월 대비로는 17.24% 올랐다.

서울의 1㎡당 평균 분양가격은 1149만8000원으로 전월보다 0.35% 올랐다. 3.3㎡로 환산하면 3801만원이다. 서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년 전만 해도 3067만8000원 수준이었으나 1년 새 23.91% 오르며 730만원 이상 뛰었다.

지난달 수도권의 1㎡당 평균 분양가는 777만3000원으로 전월 대비 0.21%, 전년 동월 대비 18.00% 상승했다. 5대 광역시와 세종시의 분양가 상승 폭은 더 가팔랐다. 지난달 말 기준 1㎡당 평균 분양가는 631만1000원으로 전월 대비 13.23% 상승했으며 작년 동월 대비로는 25.96% 올랐다.

기타 지방은 1㎡당 440만6000원으로 전월 대비 0.91%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10.66%로 다른 지역보다 낮은 편이다.

고분양가를 가져온 강달러의 상방 압력은 이달 들어 더욱 커졌다. 이달 원·달러 환율은 2023년 이후 심리적 저항선 역할을 한 1300원선을 훌쩍 뛰어넘어1400원선에 다가섰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8.6원 오른 1384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2022년 11월 8일 1,394.6원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경계가 재차 고조되며 강달러가 심화했고, 지난 주말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해 반격에 나서며 전면전 우려가 확산됐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경우 세계 원유 해상 교역량의 30%에 달하는 물량이 공급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강달러와 유가 상승은 시차를 거쳐서 물가에 지속적인 상방 압력을 주게 된다. 이에 따라 금리인하 시점도 뒤로 밀리며 고금리 추세도 다시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분양 성적도 지역에 따라 양극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금리 방향의 불확실성과 중동 불안 등 대외적 요인이 단기적으로 유가 등 원자잿값의 상승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얼마나 언제까지 오를 지는 단정하기 어렵지만 주택 공급단가는 앞으로도 높아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는 분양가 급등으로 인해 청약 참여 여부를 두고도 지역에 따라 결정이 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김 전문위원은 "분양 시장 전반은 가격 저항감에 다소 움츠러들겠지만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아직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곳들에 공격적인 청약에 나설 가능성이 있고 공급 축소로 신축 아파트가 더 비싸질 것으로 보이는 투자 안정성 있는 지역의 분양에는 적극 참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전국의 신규 분양 민간아파트 물량은 총 4737가구로 전년 동월(6833가구) 대비 75%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543가구, 5대 광역시와 세종시 4194가구였다. 기타 지방의 민간아파트 분양 물량은 없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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