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선박 1만대에 우리 엔진 달았죠"

최현재 기자(aporia12@mk.co.kr) 2024. 4. 1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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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 엔진시험동 내부에 위치한 엔진시운전실.

1979년 팬텀 F-4에 탑재된 엔진을 시작으로 최근 한국형 전투기 KF-21 엔진까지 도맡아 생산해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총 생산 엔진 '1만대' 고지를 밟았다.

이승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 생산담당은 "면허 생산을 넘어 지금은 이들 업체에 부품까지 공급하는 회사로 성장했다"며 "유도미사일, 보조동력장치(APU) 등 소형 엔진의 경우 1800대 이상 독자 개발해 생산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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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창원사업장 르포
T-50 엔진 최종 성능시험 한창
굉음과 함께 일직선 화염 장관
1979년 '팬텀' 엔진 제작 이후
45년만에 1만번째 제품 출하
"전투기 '심장' 독자개발 박차"
지난 12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 엔진시험동 내 엔진시운전실에서 국산 고등훈련기 'T-50'에 탑재될 F404 엔진이 불꽃을 뿜어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난 12일 오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 엔진시험동 내부에 위치한 엔진시운전실. 안으로 들어서니 시운전실 엔진 시험 가동 공간에 매달린 F404 엔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만번'째로 생산한 해당 엔진은 국산 고등훈련기 T-50에 장착되기 전 마지막 성능 검증을 위한 시험을 앞두고 있었다.

창밖에서 엔진 출력 장치인 스로틀 레버를 당기니 엔진 노즐이 열리면서 날카로운 굉음이 귓전을 때렸다. 약 1분간 엔진 추력을 최대한 높이자 다홍과 파랑 불꽃이 교차하며 일직선의 화염을 뿜어냈다. 불꽃의 가장자리에서는 희뿌연 띠도 관찰됐다. 엔진이 초음속까지 출력을 끌어올릴 때 나타나는 '소닉붐 현상'이다.

1979년 팬텀 F-4에 탑재된 엔진을 시작으로 최근 한국형 전투기 KF-21 엔진까지 도맡아 생산해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총 생산 엔진 '1만대' 고지를 밟았다. 45년간 쌓아온 엔진 조립·생산 역량을 발판으로 삼아 향후 독자 기술 개발로 총 150조원 규모의 글로벌 항공 엔진시장 강자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이날 찾은 창원1사업장 엔진조립장 한쪽에서는 GE의 함정용 가스터빈 엔진 'LM2500'의 조립이 한창이었다. 해당 엔진은 해군 최초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에 4대가 탑재됐으며, 한국형 구축함인 '정조대왕함' 2번함에도 설치될 예정이다. 원 기술 보유자인 GE에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GE와 공동 개발해 국산 헬기 수리온에 탑재된 GE의 'T700-701K' 엔진을 비롯해 한국형 전투기 KF-21에 탑재되는 GE의 'F414' 엔진도 완성된 채 조립장 한쪽에 있었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GE를 포함해 영국 롤스로이스, 미국 프랫앤드휘트니(P&W) 등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회사의 제품을 모두 면허 생산하고 있다.

이승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 생산담당은 "면허 생산을 넘어 지금은 이들 업체에 부품까지 공급하는 회사로 성장했다"며 "유도미사일, 보조동력장치(APU) 등 소형 엔진의 경우 1800대 이상 독자 개발해 생산 중"이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30년대 말까지 첨단 항공기 가스터빈 엔진의 독자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세계 3대 엔진 회사의 면허 생산 업체를 넘어 설계부터 생산, 유지보수(MRO)를 아우르는 첨단 엔진 회사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이다.

독자 개발의 꿈을 꾸는 이유는 향후 스텔스 기능을 탑재할 KF-21 '블록(Block)-3' 모델 등 5세대 전투기와 인공지능(AI) 기술과 무인 운용 기반의 6세대 전투기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광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은 "무인 전투기를 만들었다고 해도 엔진 수입이 어렵다면 당연히 자체 개발이 필요하다"며 "GE에어로스페이스의 F414급과 동일하지만 추력과 연료 소모율이 훨씬 더 좋은 엔진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회사들과 주요 엔진 구성품에 한해 공동 개발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광민 항공사업부장은 "연소실과 터빈 등 엔진 구성품에 대한 부분 공동 개발을 하면 각국의 수출 제한 규정을 우회하고 개발 기간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엔진 연구개발(R&D)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인프라 투자와 인력 유치에도 나선다. 미국과 폴란드에 R&D센터를 구축하고 2028년까지 항공 엔진 인재를 800명 이상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이 항공사업부장은 "첨단 항공 엔진은 5조~6조원이 투입되고 개발에 10년 이상 소요된다"며 "R&D센터와 서울대 등을 통한 인력 확보를 통해 첨단 항공 엔진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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