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숙련기능인 대회, 국민 모두의 축제로

2024. 4. 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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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사회학자 에릭 슈바이츠가 말하는 축제의 의미는 주로 사회적 결속과 문화적 단절의 교환과 관련돼 있다.

특히 매년 이맘때쯤 열리는 숙련기능인들의 축제가 생각난다.

하지만 숙련기술인들만의 리그가 아닌 전 국민이 반기는 축제의 장이 되기까지는 요원한 듯하다.

우리 기능경기대회도 국민의 DNA에 새겨져 있는 손끝 재능을 끌어내 더 많은 숙련기술인들이 기능인 행사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할 때 비로소 기능인들의 축제가 국민 모두의 축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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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사회학자 에릭 슈바이츠가 말하는 축제의 의미는 주로 사회적 결속과 문화적 단절의 교환과 관련돼 있다. 축제를 사회적 모임으로 간주하며, 이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문화적인 공유를 촉진한다고 설명한다. 올해 봄에도 크고 작은 다양한 행사들이 개최되고 있다. 특히 매년 이맘때쯤 열리는 숙련기능인들의 축제가 생각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단위로 기능인들이 모여 겨울 내내 땀 흘려 갈고닦은 솜씨를 새싹이 움트는 이 시점부터 발휘해 단풍이 물드는 가을철에 결실을 보는 기능인 경기대회다.

한강의 기적이라고 말하는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은 근면, 성실, 정교함을 갖고 태어난 우리 민족의 매서운 손맛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 민족의 우수한 기술은 중화학공업이 주를 이룬 근현대를 거쳐 인공지능 시대에 이르기까지 이어져왔다. 이를 전 사업에 걸쳐 확산 발전시킨 주역은 단연코 기술인과 기능인들이다.

올해 4월 초 서울시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전 국민과 함께하는 기술·기능 축제를 개최해 단절돼 가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해소하도록 하는 장을 펼쳤다.

축제의 장인 경기장에서는 다양한 경기를 접할 수 있었다. 불꽃 튀는 용접과 판금철골구조 경기를 관람할 땐 불현듯 이순신 장군이 만든 12척의 목선이 떠올랐다. 노량해전 때 거북선이 목선이 아닌 용접으로 만든 철선이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 또 다른 경기장에서는 아름다운 꽃들로 장식하는 화훼 장식과 정보기술 강국의 면모를 보여주는 모바일 로보틱스 등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정부는 2023년 7월 숙련기술장려법을 개정해 매년 9월 9일을 숙련기술인의 날로 지정하는 등 숙련 기술 우대 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숙련기술인들만의 리그가 아닌 전 국민이 반기는 축제의 장이 되기까지는 요원한 듯하다.

대만 반도체업체인 TSMC의 경우 대만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석·박사 등 고급 두뇌뿐 아니라 숙련된 기술력을 갖춘 근로자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우리 기능경기대회도 국민의 DNA에 새겨져 있는 손끝 재능을 끌어내 더 많은 숙련기술인들이 기능인 행사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할 때 비로소 기능인들의 축제가 국민 모두의 축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권영진 신한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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