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 Now] 워싱턴 무역정책 시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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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에 진출한 한국 기업 지사와 상사들이 요즘 환송·환영 소식을 전하느라 분주하다.
워싱턴 최전선에서 의회·행정부 정보를 수집하고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한국 기업 실무진도 줄줄이 바뀔 예정이다.
한국 기업들이 지난 3년여간 반도체, 전기차 및 배터리, 태양광 등 미국 첨단 산업에 대해 1000억달러 이상 투자를 발표하면서 사실상 '올인'했기 때문에 워싱턴의 정책 변화가 미국 사업 성과 및 기업 존폐와도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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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앞두고 조직 물갈이
무역통상·규제 리스크 대응
보조금 등에 기업 생사 달려
韓정부 함께 돌파구 찾아야
미국 워싱턴DC에 진출한 한국 기업 지사와 상사들이 요즘 환송·환영 소식을 전하느라 분주하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산업정책, 무역통상, 규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회사별로 대관 조직을 정비하고 새 인물을 충원하면서 인사 교체 수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 의전비서관을 지낸 김일범 현대자동차 국제정책실(GPO) 부사장이 워싱턴을 포함한 글로벌 현안에 대해 직접 대응에 나서면서 기존 현대차 워싱턴 대관 담당 임원은 이달 초 현대모비스로 돌아갔다. 현대차는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도 자문역으로 영입했다.
SK그룹이 북미 지역 대외 협력을 총괄하는 SK아메리카스를 신설하고 워싱턴에 흩어져 있던 계열사 조직을 하나로 합치면서 기존 대관 담당 외국인 여성 임원은 짐을 싸고 떠났다. SK그룹 워싱턴 대관을 4년간 맡았던 임원도 최근 유정준 미주 대외협력 총괄 부회장을 따라 뉴욕 본부로 이동했다.
박흥권 한화솔루션큐셀부문 북미사업본부장은 한 달 전 미 서부에서 워싱턴으로 이동했고, 미국 태양광 공장 완공과 파트너십 강화에 나선다. 조지아주에서 워싱턴으로 사무실을 옮긴 포스코 미주법인 대표는 4월 초에 교체됐다. 워싱턴 최전선에서 의회·행정부 정보를 수집하고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한국 기업 실무진도 줄줄이 바뀔 예정이다.
그러나 기업 자체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한국 기업들이 지난 3년여간 반도체, 전기차 및 배터리, 태양광 등 미국 첨단 산업에 대해 1000억달러 이상 투자를 발표하면서 사실상 '올인'했기 때문에 워싱턴의 정책 변화가 미국 사업 성과 및 기업 존폐와도 직결된다. 예를 들어 미·중 충돌 속에 미 반도체지원법에서 중국 투자 제한 같은 독소 조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인 중국산 흑연 사용 금지,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 규제 등 변수가 산적해 있다. 미국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 원화 값 하락, 노조 압박 등도 경영 환경에 부담이다.
무엇보다 대선과 맞물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동맹국 기업인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제동을 걸 정도로 정치적 리스크는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집권 시 10% 보편적 관세 도입, 전기차 보조금제 폐지까지 공언했다.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도 엄습했다.
정부 차원의 총력적인 기업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1일 워싱턴을 긴급 방문해 미 조야 및 현지 진출 기업 지사·상사와 간담회를 하고 고충을 경청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차 이번주 워싱턴에서 글로벌 경제 상황을 점검한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은 다음달 투자사절단과 함께 워싱턴을 찾을 예정이다. 결국에는 민관 '원 팀'의 활약만이 힘겨운 글로벌 파고를 이겨내는 길이라고 본다.
[강계만 워싱턴 특파원 kkm@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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