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작가의 날카로운 질문…당신은 누구를 따돌리고 있나요

한겨레 2024. 4. 1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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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교폭력 발생이 빈번하다.

학교폭력 피해자들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본인 기준에서는 장난이었고 서운함의 표시였던 행동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 학교폭력은 평생 씻지 못할 상처로 남아 지워지지 않는다.

방관 역시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는 피해자에겐 똑같이 괴롭힘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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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ㅣ 너와 함께 읽고 싶은 책
‘우아한 거짓말’

최근 학교폭력 발생이 빈번하다. 학교폭력 피해자들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완득이’로 오랜 사랑을 받고 있는 김려령 작가의 ‘우아한 거짓말’은 학교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녀에 대한 이야기다.

모든 것은 고1 소녀 천지의 죽음에서부터 시작된다. 천지의 언니 만지는 갑작스러운 동생의 죽음에 충격과 죄책감을 느끼고 천지가 죽은 이유를 조사해간다. 그 이유는 화연의 주도로 초등학생 시절부터 이어져 온 왕따. 천지의 죽음 이후 화연은 반에서 ‘은따’가 되어 힘들어한다.

하지만 화연은 천지가 죽은 이유를 찾는 만지를 보며 천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 알려질까 초조함을 느끼고 더욱 감추려 든다. 천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 만지는 동생 천지가 오랜 시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학교폭력을 견뎠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낀다. ‘우아한 거짓말’에서는 학교폭력의 잔인함과 가해자와 방관자를 향한 용서, 가족의 사랑을 모두 다룬다.

학교폭력. 누구나 자신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할 것이다. ‘학교폭력’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람들에겐 잘 와닿지 않는 단어인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도 어디에선가 학교폭력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다.

본인 기준에서는 장난이었고 서운함의 표시였던 행동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 학교폭력은 평생 씻지 못할 상처로 남아 지워지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를 괴롭히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당장 멈추라고 말하고 싶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멈추라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학교폭력이 되는 행동을 한 것부터 늦었다. 학교폭력은 직접 죽이지 않는 살인이다. 이를 통해 한 사람을 죽이고 있으니 그만 멈추고 사과해야 한다. 단순히 용서받기 위해 하는 사과가 아닌 잘못을 인정하는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이 글을 통해서라도 전하고 싶다. 이유가 무엇이든, 당하고 있는 당신이 잘못한 건 하나도 없다고. 견디고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절대 천지처럼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팠던 기억을 잊을 수 있을 만큼 분명히 행복해질 테니까 조금만이라도 용기를 내어 도와달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주변에 자신을 소중히 생각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 그저 더 이상 상처받지 말고 편안해졌으면 좋겠다.

때로는 가해자보다 방관하는 이들이 죄책감에 더 큰 상처를 입기도 한다. 내가 보복당할까봐 무서워서 혹은 내 일이 아니라서, 어쩌면 피해자가 평소에 내가 싫어하던 사람이라서 방관하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정말 방관하는 것이 옳은 행동일까? 피해자가 내가 되어도 이 방관한 자신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가? 방관은 또 다른 가해라는 말이 있다. 방관 역시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는 피해자에겐 똑같이 괴롭힘으로 남는다. 만약 방관하고 있다면 어떤 방식이든지 조금이라도 용기를 내어 도와주자. 그 용기가 피해자에겐 평생 잊지 못할 손길로 남는다.

‘우아한 거짓말’은 누구나 한번씩 읽어봐야 할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자신이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이 소설을 읽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분명히 누군가를 따돌리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비록 소설에서 천지는 안타깝게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이 세상 사람들 모두 스스로 목숨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듯 힘든 시기를 지나면 행복한 일만 생길 테니까.

박사빈 경기 수원 광교호수중학교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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