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바우처 덕에 … 美 세차마니아 사로잡았죠

양연호 기자(yeonho8902@mk.co.kr) 2024. 4. 1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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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세차용품 브랜드 '파이어볼'
세계 최대 車용품 박람회서
판로 뚫고 줄줄이 계약 성사
전체 매출 40% 해외서 올려
2년전 중진공 수출지원 참여
참가비·해상운송비 걱정 '뚝'
수출보증·환율우대도 쏠쏠

디테일링(detailing)은 자동차를 유지·관리하는 작업을 뜻하는 용어로 최근에는 '셀프세차'를 의미한다. 디테일링은 1900년대 초반 자동차 산업과 함께 떠올랐고, 1980년대 '마이카' 시대가 열리면서 대중적인 취미이자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영국과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발전한 디테일링은 한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대중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디테일링 용품 전문기업 파이어볼(대표 장진혁)은 2015년 디테일링 브랜드 '파이어볼(FIREBALL)'을 론칭하면서 혜성처럼 등장했다. 파이어볼은 등장하자마자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아름다운 색상과 특유의 향, 사용 패턴을 고려한 제품은 스스로를 '세차 환자'라고 부를 정도로 중독성이 강한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소비자를 회사에 직접 초빙하는 '홈커밍데이'를 개최하기도 하고,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운영하는 등 소비자와 꾸준히 소통하며 제품을 개발한 덕분이다.

파이어볼은 광학용 코팅제와 기타 세제류 등을 개발해 유통하던 케미컬 전문기업 대림(대표 장성길)의 자회사다.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코팅제, 스노폼, 카샴푸, 유리세정제, 왁스, 광택제, 휠세정제, 도장클리너 등의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기존 브랜드인 '파이어볼'은 프리미엄 브랜드화하고, 가성비 브랜드 라인으로 '바인더(BINDER)'를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파이어볼'은 외제차 혹은 슈퍼카를 시공하는 스튜디오나 전문 세차장의 디테일러가 만족할 만한 성능과 감성을 자극하는 브랜드라는 평가다. '바인더'는 세차 동호회나 입문자, 취미로 세차를 즐기는 소비자가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일명 '갓성비'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또 환경과 운전자 건강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는 장진혁 대표의 제품 개발 신념을 토대로 차량을 부식시킬 수 있는 알칼리성 제품이 아닌 중성 제품을 제조하는 등 자극적인 원료를 피하고 친환경에 초점을 두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오던 장 대표는 2022년을 기점으로 더 큰 무대로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리고 그 첫 행보로 유명 국제전시회 참가를 선택했다. 물론 대규모 전시 부스를 대여하는 것부터 부스에 전시할 제품 운송, 다양한 이벤트 진행 등 참가할 때마다 최소 2억~3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투자해야 했기에 장 대표는 글로벌 전시회 참가를 결정하기까지 적지 않은 고민을 했다. 다행히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의 수출바우처 지원 사업을 통해 전시회 참가 비용과 수출 시 소요되는 국제 해상 운송 비용 등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중진공이 파이어볼의 고민을 해결해준 든든한 지원군이 된 셈이다.

장 대표는 수출바우처를 통해 세계 최대 자동차 용품 박람회인 '2022 SEMA SHOW'를 필두로 글로벌 전시회에 본격적으로 참가했다. 이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3 SEMA SHOW'에도 참여해 고체 왁스부터 유리막 코팅제까지 자사 제품을 대규모 부스 전면에 배치했다. 장 대표가 디테일링 용품을 직접 제조하는 이벤트 등을 진행해 참관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끌어내기도 했다. 파이어볼은 전시회에서 주목받은 만큼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뒀다. 디테일링숍을 운영하고 있다는 폴란드 바이어는 전시 현장에서 직접 시공한 체험에 만족해하며 올해 2월 6만달러 규모의 유리막 코팅제를 수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일본 바이어는 물왁스의 뛰어난 발수력과 비딩에 반했다며 12만달러 규모의 초기 물량과 브랜드 '파이어볼'의 현지 유통(distributor)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수출바우처와 함께 지원받았던 '글로벌 강소기업 1000+ 프로젝트'는 수출신용보증·보험료 지원과 보증한도 우대, 환율 우대 및 외국환 수수료 감면 등 실질적인 금융 혜택으로 급격한 환율 변동과 같은 외부적 요인에도 파이어볼이 원활하게 자금을 운용할 수 있게 도왔다.

수출 규모를 키우고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2년 전과 비교해 파이어볼은 어느새 전체 매출의 40%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2022년 70만8900달러 규모이던 수출이 2023년 145만6400달러로 2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파이어볼' 브랜드는 세계 어느 브랜드와 견주어도 손색없을 정도로 그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장 대표는 "올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몽골 등 그동안 시선을 돌리지 않았던 새로운 시장으로 판로를 넓힐 계획"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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