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구 “SSF는 ‘찐 클래식 축제’”…강동석 예술감독 “실내악 제대로 못하면 좋은 음악가 아냐”
‘올 인 더 패밀리(All in the Family)’ 주제로 윤보선 고택 등에서 14차례 공연
“실내악을 제대로 못하는 음악가는 좋은 음악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과(음악가와) 연주하면서 유연하게 어울리고 적응하는 자질이 없다면 좋은 음악가라고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말 좋고(뛰어나고) 유명한 솔리스트 중에도 실내악에 적응 못하고 어떻게 할지 몰라 당황하는 경우도 있어요. 실내악은 그만큼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올해로 19회를 맞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의 터줏대감인 강동석(70) 예술감독(바이올리니스트)은 15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실내악은 어려우면서도 재미있다”며 이처럼 실내악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강 감독은 주제와 관련해 “음악가들의 음악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가족을 다양하게 찾아봤다”며 “현악4중주 그룹은 친가족보다도 파트너들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내는 등 여러 종류의 가족이 많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을 비롯해 최근 TV 예능에 출연해 화제가 된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와 ‘신박 듀오’ 피아니스트 박상욱, 앙상블 노부스 콰르텟, 전설적 바이올리니스트 제이미 라레도(83)와 첼리스트 샤론 로빈슨(75)이 결성한 에스프레시보! 피아노 콰르텟 등 국내외 음악가 60명이 무대에 오른다.
대니 구는 2020년부터, 박상욱은 2018년부터 SSF에 참여하고 있다. 대니 구는 “솔리스트는 하루 종일 혼자 방에서 계속 연습하며 스스로를 지적하고 발전해 나가야 해 우울한 면이 있다”며 “실내악은 서로 의지하면서 합주하는 매력이 있다. 다른 사람의 음악적 의견을 들으며 배우는 것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축제 주제 ‘올 인 더 패밀리’처럼, SSF에 한번 들어오면(연주자로 참여하면) 가족애가 강해지고 관객들도 한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며 “찐(진짜) 클래식을 하는 것 같고, 관객들도 믿고 볼 수 있는 축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 감독은 축제를 20년 가까이 이어온 소감을 묻자 “제 욕심으로는 변화가 조금느린 것 같다”면서 “매년 관심이 커지지만, 아직도 유럽과 달리 (SSF 같이) 규모가 크고 오래된 실내악 축제가 거의 없다”며 국내에서 실내악 공연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점에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사람들이 프로그램 발표 전에 표를 사고, 외국처럼 축제 몇 달 전에 표가 매진되는 이런 수준까지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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