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구 “SSF는 ‘찐 클래식 축제’”…강동석 예술감독 “실내악 제대로 못하면 좋은 음악가 아냐”

이강은 2024. 4. 15. 16: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19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 4월23∼5월5일 열려
‘올 인 더 패밀리(All in the Family)’ 주제로 윤보선 고택 등에서 14차례 공연

“실내악을 제대로 못하는 음악가는 좋은 음악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과(음악가와) 연주하면서 유연하게 어울리고 적응하는 자질이 없다면 좋은 음악가라고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말 좋고(뛰어나고) 유명한 솔리스트 중에도 실내악에 적응 못하고 어떻게 할지 몰라 당황하는 경우도 있어요. 실내악은 그만큼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올해로 19회를 맞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의 터줏대감인 강동석(70) 예술감독(바이올리니스트)은 15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실내악은 어려우면서도 재미있다”며 이처럼 실내악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15일 서울 종로구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 ‘2024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기자 간담회에서 강동석 예술감독(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오른쪽은 피아니스트 박상욱. 연합뉴스
23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아트스페이스3, 윤보선 고택 등에서 총 14차례 열릴 올해 축제의 주제는 ‘올 인 더 패밀리(All in the Family)’다.

강 감독은 주제와 관련해 “음악가들의 음악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가족을 다양하게 찾아봤다”며 “현악4중주 그룹은 친가족보다도 파트너들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내는 등 여러 종류의 가족이 많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을 비롯해 최근 TV 예능에 출연해 화제가 된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와 ‘신박 듀오’ 피아니스트 박상욱, 앙상블 노부스 콰르텟, 전설적 바이올리니스트 제이미 라레도(83)와 첼리스트 샤론 로빈슨(75)이 결성한 에스프레시보! 피아노 콰르텟 등 국내외 음악가 60명이 무대에 오른다.  

강동석 예술감독.
이들은 동일 국적과 민족적 배경을 가졌거나 시대를 앞선 선구자적 작곡가들의 음악 등 주제에 맞게 ‘가족’의 의미를 여러 각도로 폭넓게 담은 음악을 들려준다. 클라라 슈만, 보니스 등 시대를 앞서갔던 19세기 여성 작곡가들을 조명한 갤러리 콘서트 ‘선구자’, 조영찬-이화윤, 무히딘 뒤뤼올루-마리 할린크 등 부부 음악가들의 무대 ‘나보다 나은 반쪽’, 베토벤과 브람스 등 조국을 떠나 타국에 정착한 작곡가들의 곡을 들려주는 공연 ‘방랑자’ 등이 준비돼 있다. ‘비극의 피날레’란 이름의 폐막 공연에서는 그라나도스, 무소륵스키, 도니체티 등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작곡가들의 곡을 선보인다. 축제의 상징과도 같은 고택음악회에서는 쇼팽 서거 175주년, 푸치니&포레 서거 100주년, 드보르자크 서거 120주년, 슈트라우스 서거 125주년, 스메타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연주를 만나볼 수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이날 간담회에 동석한 대니 구와 박상욱은 실내악의 매력을 강조하며 올해 축제 역시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선물이 될 것이란 뜻을 전했다.   

대니 구는 2020년부터, 박상욱은 2018년부터 SSF에 참여하고 있다. 대니 구는 “솔리스트는 하루 종일 혼자 방에서 계속 연습하며 스스로를 지적하고 발전해 나가야 해 우울한 면이 있다”며 “실내악은 서로 의지하면서 합주하는 매력이 있다. 다른 사람의 음악적 의견을 들으며 배우는 것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축제 주제 ‘올 인 더 패밀리’처럼, SSF에 한번 들어오면(연주자로 참여하면) 가족애가 강해지고 관객들도 한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며 “찐(진짜) 클래식을 하는 것 같고, 관객들도 믿고 볼 수 있는 축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피아니스트 박상욱.
박상욱도 “(실내악은) 솔리스트의 꿈을 향해 외로운 싸움을 하던 사람들끼리 모여 하나의 음악을 만들 때 굉장한 쾌감이 있다”며 “올해 콘셉트(주제)와 실내악이 잘 맞는다. (연주자들이) 남남인데도 불구하고 가족 같은 끈끈한 사이들”이라고 했다. 

강 감독은 축제를 20년 가까이 이어온 소감을 묻자 “제 욕심으로는 변화가 조금느린 것 같다”면서 “매년 관심이 커지지만, 아직도 유럽과 달리 (SSF 같이) 규모가 크고 오래된 실내악 축제가 거의 없다”며 국내에서 실내악 공연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점에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사람들이 프로그램 발표 전에 표를 사고, 외국처럼 축제 몇 달 전에 표가 매진되는 이런 수준까지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