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박찬욱 없으면 칸도 없다?…포스트 박·봉시대 준비해야 [고재완의 전지적 기자 시점]

고재완 2024. 4. 1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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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실패다.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을 시작으로 2022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까지 총 19편의 작품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으나, 2023년과 2024년에는 불발됐다.

2004년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이래로 칸은 주로 박찬욱과 봉준호 감독에게만 경쟁 부문의 문을 열어줬다.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 '박쥐' '아가씨' '헤어질 결심' 등 내놓는 작품마다 경쟁 부문의 선택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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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완의 전지적 기자 시점] 2년 연속 실패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 작품은 경쟁 부문 진출에 실패했다.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을 시작으로 2022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까지 총 19편의 작품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으나, 2023년과 2024년에는 불발됐다.

그나마도 2025년 1월 개봉을 앞둔 봉준호 감독의 '미키17'이 경쟁 부문에 진출할 수도 있을 거라는 예측도 나왔지만 개봉일이 너무 오래 남았다.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가 진출해 3년 연속 초청됐다는게 그나마 위안거리.

2004년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이래로 칸은 주로 박찬욱과 봉준호 감독에게만 경쟁 부문의 문을 열어줬다. 물론 임상수, 이창동, 홍상수, 김기덕 감독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고 전도연이 여우주연상(밀양), 송강호가 남우주연상(브로커) 그리고 이창동 감독이 '시'로 각본상을 받았지만 최근 들어선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홍상수 감독은 2017년 '그 후' 이후에는 베를린영화제의 편애만 받고 있다. 임상수 감독은 2012년부터 무소식이고 이창동 감독이 2018년 '버닝'으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지만 고배를 마셨다.

포스트 봉준호, 포스트 박찬욱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 '박쥐' '아가씨' '헤어질 결심' 등 내놓는 작품마다 경쟁 부문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이미 '심사위원 대상'과 '심사위원상' '감독상'을 수상하며 '칸이 사랑하는 감독'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봉준호 감독은 2017년 '옥자'로 처음 칸에 입성해 2019년 '기생충'으로 두 작품 만에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다. '미키17' 역시 개봉일만 맞았다면 경쟁 부문의 유력한 수상 후보가 됐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부터 이어진 국내 영화계의 침체가 길어지면서 투자가 줄어든 것은 물론 제작된 영화도 개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부진의 늪에 빠져버렸다는 관측이다. 무너진 '홀드백'(극장에서 상영된 후 다른 플랫폼에 나오기까지 필요한 기간)에 OTT의 급부상은 영화계를 더 힘겹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트 봉준호 박찬욱이 나오기를 기대한다는 것이 무리라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K-콘텐츠가 글로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영화계는 반대로 '황금종려상' 이후 사상 최대의 위기가 찾아온 셈이다. 봉준호 박찬욱 감독을 뛰어넘는, 그야말로 '불세출'의 감독은 언제쯤 나타날까. 제77회 칸 영화제는 오는 5월 15일(이하 한국 시각)부터 26일까지 프랑스 남부지방 칸에서 개최된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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